포스코 떠나는 `포철신화’
고(故)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영결식이 진행된  17일 오전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추모 의식을 치른 운구행렬이 현충원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립현충원 현충관서 사회장 엄수…
박희태 국회의장 등 600여명 참석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 애도
 
  정준양 회장 “탁월한 위업 발전시키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영결식이 17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사회장으로 엄수됐다.
　영결식에는 유족들과 박희태 국회의장, 원혜영 민주통합당 공동대표,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 모리 전 일본수상 등 600여명이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애도했다.
　조사를 낭독한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명예회장님은 원대한 소망을 이뤘지만 어찌 당신이 우리를 떠날 수 있겠습니까. 존경하고 사랑하는 박태준 명예회장을 고인이라 부르고 싶지 않습니다. 명예회장님은 탁월한 위업을 끊임없이 발전시켜야 하는 과제를 후배들에게 남겨놓으셨습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고 다짐했다.
　고인과 절친했던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일본 총리는 조전을 통해 “선생님을 잃은 것은 한국 뿐 아니라 일본에도 큰 슬픔이 아닐 수 없다”고 고인을 애도했다. 이어 장례위원회 부위원장인 대하소설 태백산의 조정래 작가는 “당신은 이 나라 경제의 아버지입니다. 앞으로 박태준의 길을 따라가는 사람이 이 땅에 얼마나 되겠습니까?”라고 고인의 업적을 추모하며 눈물을 흘렸다.
　영결식 도중 TV에서 박 명예회장 생전 포스코 현장을 누비는 정력적인 모습을 담은 추모 영상이 방영되자 영결식장은 한때 울음바다가 되기도 했다. 유족과 조문객들은 장사익씨가 흐느끼듯 부른 조가(弔歌)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에 이어 헌화와 묵념으로 고인의 마지막을 추도했다.
　약 1시간30분에 걸친 영결식이 끝나자 고인의 시신은 운구차에 실려 현충원 국가사회공헌자 묘역으로 옮겨졌다.
　유공자 3묘역에 마련된 장지에서 하관된 고인의 관위로 장남 성빈 씨와 부인 장옥자 여사 등 유족과 장례위원들이 차례로 관 위에 헌토한 뒤 군 의장대의 조총 발사를 끝으로 안장식이 마무리됐다.
　박 명예회장이 영면에 들어간 현충원 국가사회공헌자 묘역은 박정희 대통령 묘소로부터 걸어서 8분 거리의 지척이다.
　이에 앞서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발인예배가 진행됐다. 고인의 유해는 경찰 에스코트를 받으며 고인의 피와 땀으로 건설한 강남구 포스코센터에 들러 포스코 임직원 1,500여명이 마련한 추도식에 참석했다.
　지난 13일 서거한 박 명예회장 추모열기는 발인 하루 전인 16일까지 이어져 서울과 포항 등 전국 각지에서 수만명이 분향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한 것으로 집계됐다.
　5·16 후 박정희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 비서실장으로 발탁된 고인은 1968년 포항제철 사장으로 지명돼 포철의 일관제철소 사업을 이끌면서 `제철보국’의 한국 철강산업의 신화를 창조한 철강왕이다.
　고인은 포스코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최초의 `연구전문대학’인 포스텍(포항공대)을 세워 미국의 MIT와 칼텍에 버금가는 세계유수의 이공계 대학으로 키웠다. 고인은 11·13·14·15대 국회의원을 역임했다.
　또한  민정당 대표와 민자당 최고위원, 자민당 대표 등을 지냈으며, 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0년 국무총리를 역임했다. 정부는 박 명예회장에게 14일 1등급 훈장인 청조근정훈장을 추서했다.
 /이진수기자 jsl@hido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