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일 사망] 점심시간 느닷없는 속보에 “충격적…얼떨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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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김정일 사망] 점심시간 느닷없는 속보에 “충격적…얼떨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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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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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 길 가다 뉴스 집중
 
 
북한의 조선중앙TV가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소식을 전한 19일 서울역 대기실에서 시민이 뉴스속보를 시청하고 있다.  / 연합뉴스
 
 사망설 아닌 공식 사망소식에 당황
`북한 도발 우려 vs 남북 화해 기대’
 엇갈린 반응 속 “한반도 평화 기원”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에 시민들은 충격에 휩싸인 채 불안한 표정으로 TV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특히 김 위원장의 사망 뉴스가 아무런 예고 없이 갑자기 나온 탓에 시민에게 미친 충격파는 더 컸다.
 ◇ “믿기 힘들다” 충격 = 사망 소식이 전해진 직후인 19일 낮 12시30분께 서울역 대합실에서는 곳곳에 설치된 TV 앞에 수십명씩이 모여들어 숨죽이며 화면을 주시했다. 휴가를 나온 군인들도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뉴스를 지켜봤다.
 영문을 모른 채 대합실을 지나던 시민들도 무슨 뉴스인지를 알고 나서는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이며 TV 앞에서 가던 길을 멈췄다.
 일부 시민은 대기석에 앉아 스마트폰으로 김 위원장 사망 관련 뉴스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찾아보기도 했다.
 대합실에 있던 엄윤모(38)씨는 “얼떨떨하다. 아직 믿어지지 않는다. 사망설이야자주 나왔지만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 않나. 김일성 사망 당시보다 더 혼란이 올 것 같아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강원도 양구에서 근무하는 육군 장병 김모(22)씨는 “군의 경계 태세 강화가 지속할 것 같다. 군인으로서 천안함 사태나 연평도 포격 같은 도발 사태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점심 식당가 `술렁’ = 평소대로 월요일 오전 업무를 보던 직장인들은 대부분점심을 하러 나왔다가 김정일 사망 뉴스를 접했다.
 식당에 모인 직장인들도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북한은 이제 어떻게 되는 거야”라며 술렁였다. 식사 대화 주제도 김 위원장 사망 소식으로 채워졌다.
 서울 대치동의 한 식당에서 만난 오동훈(50.컨설턴트)씨는 “충격이다. 북한은 이유 없이 연평도를 공격하는 자들이다. 어떻게 나올지 몰라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대기업에 다니는 여민혜(23.여)씨는 “사망 소식을 듣고 엄청 놀랐다. 지금 점심때인데 조금 전부터 다들 술렁거리고 있다. 전쟁까지는 아니지만 긴장상태가 되지않겠나 싶다”고 말했다.
 ◇ 안보 위기 `걱정’ = 충격적인 뉴스 속에 일부 시민은 극도의 불안감을 표출하기도 했다.
 서울 종로에서 근무하는 회사원 최모(29)씨는 “사실 너무 무섭다. 점심 먹으면 여권부터 갱신하러 갈 생각이다. 김일성 사망 당시 물을 사두려고 난리가 났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서울 삼성동에서 만난 공인회계사 신모(40)씨는 “북한 권력이 불안정한 상태인데 불확실성이 더 커지는 것 아닌가. 당장 둘째 아이 출산을 앞두고 있는데 안보가 걱정되는 것이 사실”이라고 불안감을 털어놨다.
 TV 속보를 보고 사망소식을 들었다는 은행원 김모(27.여)씨는 “오전에 주가가 특별한 이유 없이 떨어져 외부 요인이 없는지 체크하던 중이었다. 동료 사이에서는 사재기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다”고 말했다.
 ◇ “한반도 평화가 최우선” = 한반도 평화를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주변국과 협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회사원 김상철(57)씨는 “경제가 침체기인데 사회까지 혼란스러워지면 더 악영향을 미치는 게 아닐까 걱정된다”면서도 “이럴 때일수록 정부와 사회 구성원들이 흔들리지 말고 각자 역할을 충실히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회사원 이모(43)씨는 “김정일 사후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는이야기를 들었다. 외교 역량을 발휘해 한반도 평화 체제를 구축하는 일이 제일 시급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범진(75)씨는 “사인이 정확히 규명되지 않아 아직 의심 가는 부분이 많다. 우리나라가 아직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김정일이 사망한 만큼 독자적인 대응보다는 미국 등 주변국들과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회사원 김성희(38)씨는 “어제 뉴스보니 미국이 북한에 쌀 지원 얘기가 있던데 북한은 이빨 빠진 호랑이다. 김일성 사망 때도 그냥 지나갔다. 여태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분위기가 흘러갈 것이고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고속터미널에서 만난 이충호(56)씨는 “김정일 사망으로 통일이 한 걸음 더 다가오지 않았나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 연합
 


“납북자 문제 관심 계속 유지돼야”
최성용 납북자가족모임 대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을 접한 최성용 납북자가족모임 대표는 19일 북한 내부의 혼란이 우려된다면서 이번 사태에도 납북자 문제에 대한 관심은 계속 유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이날 “김정일 사망으로 인해 북한 내부에서 권력 다툼이 일어나 혼란스러워지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당분간 후계자인 김정은 국방위원회 부위원장과 장성택 노동당 부장 등의 행보를 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정일 사망과 관련해 북한 현지 연락책들로부터 아직 전해들은 바는 없다”면서 “이제 북한이 공식 발표했으니 다양한 주민들의 반응을 알아보고 북한 현지분위기를 파악해 볼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는 “특히 후계자 김정은이 있기는 하지만 당분간 북한의 후계구도에 대해 계속 주시하고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최 대표는 “당장 북한 내부가 급박하게 돌아가겠지만 이번 일로 납북자 문제에 대한 관심이 소홀해지면 안 된다”고  “북한의 권력구도 변화에도 납북자 문제와 납북자단체의 활동에 대한 남북의 관심은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강조했다. 연합


 탈북자 단체들 “희망적 변수”
 어린 김정은, 개방적일 수도
 
 19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소식을 전해 들은 탈북자 단체들은 “북한이 개방 쪽으로 나아갈 수 있다”며 김 위원장 사망이 남북 관계에 희망적인 전기가 될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쳤다.
 김흥광 NK지식인연대 대표는 “김정일 사후 북한 정세에 대해 지금 상황에서 정확히 말할 수는 없다”면서도 “김정일이 살아 있을 때보다는 북한의 강경세가 꺾일 것으로 보여 희망적이다”라고 전망했다.
 정광일 북한민주화운동본부 사무국장은 “후계자 김정은은 어리고 군부 일각에서도 그를 지지하는 사람이 많지 않아 실세가 될 수 없다”며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주도하에 북한이 개방 쪽으로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김영남 탈북예술인총연합회 회장은 “김정은은 기본적으로 아버지와 생각이 다를수 있고 장성택도 개방적일 수 있다”며 “김정은이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원로들을 치거나 쿠데타를 일으킬 가능성도 있지만 어쨌든 희망적인 변수”라고 말했다.
 김승철 북한개혁방송 대표는 “사망 날짜가 17일인데 이틀 지나서 발표한 것으로미뤄 그 안에 내부에서 준비를 다 했다는 뜻”이라며 “당장 남북 간 군사적 충돌이나체제 내부 이변 등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대표는 그러나 “김정일 위원장이 원로와 군부 세력을 다 숙청했는데 뒤처리를 제대로 안 하고 사망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김정남을 내세우는 조건으로백지수표를 내밀 수도 있어 지도층에서 분열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일부 단체는 김 위원장의 신변에 이상이 생겼다는 정황을 사전에 포착하기도 했으나 북한 주민들은 이날 북 매체 보도가 나오기 전까지 김 위원장의 사망 소식을 접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이들 단체는 전했다.
 김흥광 NK지식인연대 대표는 “지난 12일부터 우리 정보팀 쪽에서 ’김정일이 현지 지도를 많이 한다고 하는데 옛날 사진이 자꾸 올라온다`는 보고가 올라왔다”며 “건강이 좋지 않거나 무슨 일이 생긴 줄 알았는데 예상이 맞았다”고 밝혔다.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는 “사전에 전혀 낌새를 채지 못했다. 뜻밖이다”라면서 “우리가 북한 쪽과 연결해 봤지만 내부에서도 북 매체 발표 전까지 누구도 몰랐던 것 같다”며 “그쪽도 멍해 있는 상황”이라고 북한 주민들의 상황을 전했다.
 현인애 NK지식인연대 부회장도 “1994년 김일성 사망 당시에도 보도가 나올 때까지 북한 간부들도 몰랐다”며 “주민들은 전혀 몰랐을 것이고 중국에서도 고위급 간부나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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