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제작발표회 이모저모
하정우-조직폭력배, 최민식-세관 공무원, 조진웅-경쟁 조직 두목 역 맡아
“부산 사투리를 익히려고 촬영 한 달 전부터 부산에 내려가서 어학연수 기간을 가졌습니다. 외국어로 연기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힘들었습니다.”
배우 하정우는 28일 한 영화관에서 열린 영화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제작보고회에서 사투리 연기의 어려움을 이렇게 토로했다.
그는 내년 2월 2일 개봉하는 이 영화에서 부산의 최대 폭력조직 두목 `최형배’ 역을 맡았다.
지난해 영화 `황해’에서 연변 사투리를 연기했던 그는 “부산 억양을 받아들일 때 연변 사투리의 잔재가 남아 있어서 그걸 지우는 게 힘들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조직폭력배 연기를 위해 한 번 분장에 10시간 이상 걸리는 문신을 하느라 고생했던 경험을 전했다.
“아까워서 촬영 후 지우지 않고 돌아다녔는데, 민소매티에 모자를 쓰고 호프집에 가면 굉장히 상냥하게 맞아줬어요(웃음). 어르신들은 어떻게 배우가 문신을 했냐고 다그치시기도 하고….”
이 영화에서 하정우는 처음으로 최민식과 호흡을 맞췄다.
최민식은 세관 공무원 출신으로 돈을 벌기 위해 조직폭력배와 야합해 온갖 로비를 하고 다니는 인물 `최익현’을 연기했다.
최민식은 자신의 역할에 대해 “평범한 가장이자 남편으로 살다가 건달과 연결되면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격랑 속을 헤매게 되는 인물”이라며 “민간인도 아니고 건달도 아닌 `반달’이 되는 과정을 그렸다”고 설명했다.
최민식 역시 부산 사투리의 어려움을 토로하며 “사투리 연기를 다시는 안 한다. 단기간 내에 부산 출신 사람처럼 하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 같고 최선을 다했지만 부끄럽다”고 말했다.
이 영화에는 최근 종영한 SBS드라마 `뿌리깊은 나무’의 무사 `무휼’로 큰 인기를 끈 조진웅도 출연했다. 하정우와 맞서는 경쟁 조직의 두목 역할이다.
조진웅은 최민식과의 연기에 대해 “`선배님은 (연기를) 진짜로 하시는구나, 진짜로 그 순간을 사시는구나’ 라고 느꼈다”며 “당연한 것이지만 어느 순간 놓치고 있었는데 다시 자극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드라마에서 호흡을 맞춘 한석규와 최민식을 비교해 보라는 질문에 최민식이 센 직구를 던지는 투수라면, 한석규는 다 받아주고 보듬어주는 포수 같다고 비유했다.
이 영화의 메가폰은 `비스티 보이즈’(2008), `용서받지 못한 자’(2005)를 연출한 윤종빈 감독이 잡았다.
윤 감독은 “80년대를 배경으로 한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라고 영화를 소개하며 “아버지들 세대인데, 가장 잘 살고자 했던 욕구가 강했던 시대고 지금과 달리 개인 선택에 따라 신분상승이 가능했던 시대여서 영화로 그려보고 싶었다”고 했다.
이날 행사에는 개그맨 이경규가 진행자로 나서 눈길을 끌었다.
이경규는 “영화를 떠난 지 오래돼서 한 번 간을 보러 나왔다”고 말해 좌중을 웃겼다.
그는 최민식과 동국대 연극영화과 선후배 사이임을 강조하며 “차기작에 출연시키기 위해 섭외하고 있는데 90% 정도 얘기가 끝난 상태”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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