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서 가수 엄정화 보일까 고군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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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서 가수 엄정화 보일까 고군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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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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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정화`댄싱퀸’서 연예인 꿈 접고 에어로빅 강사로 살아가는 정화 역 맡아
 
 소비지향적 X세대와 느슨한 바지 입은 아줌마로 변해
 `가수’와 생활인 연기하는`배우’ 모습 자연스레 포개져

 “나랑 너무 잘 맞는 역이라 내 모습 보일까 오히려 걱정
 무대서 연기·노래 놓치지 않으려 연습에 몰두”


 
 “가수 엄정화<사진>의 모습이 보일까 불안했어요. 그래서 어느 때보다도 열심히 춤추고 연기했습니다.”
 엄정화는 `방과 후 옥상’(2006)의 이석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댄싱퀸’에서 대학 시절, 나이트클럽을 장악하면서 잘 나간 `댄싱퀸’이었으나 결혼 후 연예인의 꿈을 접고 에어로빅 강사로 근근이 살아가는 정화 역을 맡았다.
 아이를 낳고, 세월이 흐르면서 나잇살도 붙었지만 자아를 찾고자 다시 한 번 가수에 도전한다.
 엄정화는 소비지향적인 X세대의 화려한 복장에서 느슨한 바지를 입은 아줌마로도 분한다. 무대에서의 화려함을 보여줘야 하는 `가수’ 엄정화와 생활인을 연기하는`배우’ 엄정화의 모습이 자연스레 포개진다.
 영화 개봉(19일)을 앞둔 10일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엄정화를 만났다. 가수이며 배우라는 장기를 잘 살린 `정화’ 역은 그에게 안성맞춤이라고 말문을 열자 예상 밖의 답변이 돌아왔다.
 “저랑 너무 잘 맞는 역할이어서 오히려 가수 엄정화의 모습이 보이면 어쩔까 걱정했어요.”

 그는 잘할 수 있기에 오히려 느슨해질까 봐 “더 고군분투했다”고 한다. “심혈을 기울여” 여러 동작을 준비했지만, 편집 과정에서 잘려나가는 아픔도 겪었다. 무대에서 연기와 노래를 놓치지 않으려고 연습에 몰두했다고도 한다.
 “노래를 부를 때와 연기할 때 무대는 완전히 달라요. 노래할 때는 노래에 대한 연기만 하면 되지만, 연기를 할 때는 모든 상황을 다 신경 써야 해요. 무대에 서서도 남편 눈치를 봐야 하고, 남편에게 감동하는 부분도 표현해야 하죠.”
 영화에서 정화는 신촌 일대를 춤으로 풍미한 `신촌 마돈나’로서 맹활약한다. 런던보이스의 `할렘 디자이어’가 흐르는 신촌 나이트클럽을 평정한 최고의 스타.
 영화 상황과 많이 다르지만, 엄정화는 어릴 적 고향 충북 제천 일대를 “미모로”(웃음) 장악한 `제천 마돈나’였다고 한다.
 “제천에서 좀 유명했어요. 정말 할 게 없었거든요. 바닥이 좁아서 탈선할 구석도 없었어요. 제가 시내에 나서면 주목을 끌었어요. 미모로 유명했죠. 하하하”
 어쩌면 인생의 `화양연화’인 그 시절을 온몸으로 통과한 그는 서울로 올라와 합창단 활동을 거쳐 1993년 `눈동자’로 주목을 끌었다. 이어 `배반의 장미’와 `포이즌’으로는 전국구 가수로 떠올랐다.

 배우로도 남다른 활약을 펼쳤다. 멜로, 드라마, 호러물 등 다양한 장르의 TV 드라마와 영화 30여 편을 소화하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2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정상의 자리에 있는 그는 후배들에게는 이미 롤모델이다. 이효리는 공개적으로 “엄정화가 롤모델”이라는 말을 서슴지 않는다.90년대 가장 느낌을 잘 살린 노래꾼이자 춤꾼에서 지금은 연기파 배우라는 `상찬’도 따라다닌다.
 “저는 가창력에 의존하는 가수는 아니에요. 노래뿐 아니라 퍼포먼스를 통해서 노래의 느낌을 전달하는 종류의 가수죠. 발라드도 좋아하지만 그런 (댄스) 장르를 좋아하는 가수예요. 만약 연기를 하지 못한 채 발라드 노래만 부를 수밖에 없었다면 얼마나 망막했을까요. 이제는 노래와 연기를 구분할 수 없어요. 저를 위해서도 열심히 노력해야겠지만 후배들을 위해서도 열심히 해야할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후배들에게 제가 좋은 롤모델이 됐으면 좋겠어요.”
 영화에서 그는 황정민과 호흡을 맞췄다. `와이키키 브라더스’(2001) 때부터 팬이었다는 그는 “연기 잘하는 배우라 살짝 긴장했지만, 편하게 대해줘 연기를 쉽게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첫 긴장은 말 그대로 우려에 불과했다. 둘은 즉석 애드리브를 영화에 끼워넣을 정도로 “호흡이 잘 맞았다”고 한다. `아줌마’라고 놀리는 남편 황정민의 “넓은” 이마를 정확하게 때리는 장면이라든가 멋지게 치장한 정화의 모습을 보고 정민이 바지를 내리는 장면은 각자의 아이디어다.
 황정민의 성격을 말하면서 자연스럽게 이상형 이야기로 말문을 돌렸다. 극중 정민 같은 순수하면서도 지적이며 상대를 배려하는 센스있는 농담을 하는 남자를 만나면 좋겠다는 엄정화는 이제 “마음도 크고 넓으며 모가 나지 않은 남자”를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엄정화가 출연한 `댄싱퀸’은 하필이면 동생 엄태웅이 출연한 `네버엔딩스토리’와 같은 날 개봉, 맞대결을 펼친다. “어디 내놔도 부끄럽지 않은, 한없이 사랑스러운 동생”이고, “솔직한 눈을 가진 배우”라고 칭찬하지만 흥행 승부에서 만큼은 냉혹한 말도 서슴지 않았다.

 그는 “당연히 `댄싱퀸’이 잘 되어야 한다. 남매대결이 아니라 이번에는 배우 대 배우의 대결”이라고 했다. 지금은 최고의 디바가 됐지만, 한때는 어려움도 겪었다. “같이 데뷔했는데 훨씬 성공했던 동료나 혜성처럼 등장해 전국을 휩쓴 후배들을 볼 때면 길을 잘못 선택했나”라는 불안감이 싹트기도 했다. 엄정화는 그렇게 불안의 긴 터널을 천천히 걸어가야 했지만 모든 정신적인 고통을 떨친 지금은 “천천히 가다 보면 내려오는 길도 완만하겠지”라며 마음을 다독이는 지혜를 터득했다고 한다.
 “어렸을 때 가수와 배우가 되겠다는 꿈은 이미 이뤘어요. 지금은 제 일을 하면서 제가 꿈꾸는 모습을 조금씩 이뤄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시간이 지날수록 연기는 어려운 것 같아요. 무대에서는 즐길 줄 아는 가수, 연기로는 깊은 연기를 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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