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석 항공권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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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석 항공권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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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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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교개혁가 마르틴 루터의 젊은 날은 곤궁했다. 다행히 목소리가 아름다워 `노래 품’을 팔아서 가난한 학우들의 빵문제 해결도 도왔다. 하루는 어느 부잣집에 노래를 부르러 들어갔다가 안주인의 도움을 받아 학업까지 마칠 수 있었다. 그 부잣집 마님이 교회 성가대원인 루터를 알아본 덕분이었다.
 루터를 도와준 그 집 사람들이 루터의  대성(大成)을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 그들에게 그는 그저 배고픈 청년이었을 뿐이었다.또-. 어느 상인이 한 어린이를 길에서 데려다 훌륭한 청년 재력가로 길러냈다.인생유전(人生流轉)이라던가. 이번엔 상인이 폭삭 망했다. 그 청년 재력가는 티 안내고 은인 구하기에 나서 성공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자선을 베풀 때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고 한다.누구나 잘 아는 성경 말씀이다. “널리 알려질 것을 바라고 하는 자선은 이미 자선이 아니다”라거나 “남을 도와주는 손은 기도하는 입술보다 성스럽다”고 한 사람들도 있다. 남 모르게 베풀고 나눔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공감대가 작지 않다.
 1등석 항공권이 단돈 2000원? 물론 대한항공 객실승무원 봉사모임 `다솜’이 만든 `짝퉁’이다. 항공권을 본뜨기는 했지만 안에는 이웃돕기 바자회와 위문공연 초대권이 들어있다. 마케팅 전략이 제대로 들어맞았는지 다솜의 이 항공권은 불티나게 팔렸다는 소식이다.
 세밑이다. 잔뜩 찌푸린 하늘도, 마른 잎 몇 개 대롱거리는 나뭇가지도 을씨년스럽기만 한 계절이다. 마음이 추운 사람들의 체감 추위는 혹한일 것이다. 나올 것이라곤 먼지 밖에 없는 이들의 주머니에 `사랑’을 가득 담아주려는 손길들이 여기저기서 작은 정성들을 모으고 있다.2000원짜리 1등석 항공권,디지털 자선냄비가 그 실례들이다.혹시 `개미의 정성’이 큰 인물을 길러내는 자양분이 될지 누가 아나.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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