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前이나 지금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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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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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정치에 무지한 서글픈 대한민국-
 

이춘근 / (자유기업원 부원장·政博)
 
북한은 6자 회담에 복귀하기로 했다. 6자회담이 북한 핵 해결을 위한 만병통치약이 아니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겠지만 10월 9일 북한 핵실험 이후 고조 된 긴장이 일단 숨을 고를 수 있는 상황이 되었음을 의미하기는한다. 다만 6자 회담 재개 소식을 들으며 또 다시 구구절절하게 느끼는 상념은 역시 `한반도의 문제’는 `국제문제’라는 점이다. 한국 정부가 북한 핵문제 해결에 그처럼 민족을 강조하고, 한국 주도 원칙을 강조 했지만 결국북한을 회담장으로 불러 낸 것은 중국과 미국이기 때문이다.
한반도 문제가 국제문제가 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지도를 보면 알 수 있다. 국제정치를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지도를 자세히 살피는 습관이 중요하다. 한반도는 세계 강대국들이 모두 모여 있는 지역이다. 대륙 쪽으로는 중국과 러시아, 바다 쪽으로는 미국과 일본이라는 세계 4대강국이 한반도 주위에 포진하고 있다. 이 네 나라는 냉전 시대에는 완전히 둘로 나뉘어 각축을 벌였는데 바로 냉전적 갈등 표현이 한반도를 가로 지르는 휴전선이다. 양측 세력이 비슷하다보니 이들의 세력이 엇갈리는 한반도가 분단을 당하고 만 것이다.
냉전이 끝난 후 이들 네나라는 서로 이슈에 따라 갈등과 협력을 반복하고 있는 상태이며, 우리는 이들의 갈등과 협력의 틈새를 잘 이용함으로서 한반도를 통일하기위한 대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한반도 분단도 그랬지만 통일 역시 국제정치의 결과물로 오게 될 것이다. 민족을 강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민족이 하나 되는 길은세계에 있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된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현재 `한반도 통일을 원하는 주변 국가는 없다’라는 게 사실에 더 가깝다. 특히 한반도와 지리적으로 가장 인접한 일본과 중국은 한반도 통일을 달가워하지 않을 것이다. 이들이 한반도 통일을 원한 다면 그 경우 한 가지 조건이 있다. 통일된 한반도가 자신의 영향권 혹은 세력권 속에 들어가는 것이다. 중국은 통일된 한반도가 자신의 영향권에 속하기 원하고, 일본 역시 통일된 한반도가 자신의 영향권 아래 들어오길 원한다. 그러나 이 같은 상태의 한반도 통일은 상대방에게는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일본은 대륙세력의 영향권에 들어간 통일된 한반도를 마치 `일본의 심장을 겨누는 단도’와 같다고  생각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해양세력 영향권 아래 들어간 통일된 한반도를 `중국의 뒤통수를 때릴 망치’라 생각하고 있다. 중국은 한반도 전체가 일본 수중에 들어갔던 시절 일본이 한반도를 발판으로 중국을 공략했다는 기억을 잊지 않고 있다.
한반도 분단은 한민족에게는 고통의 시작이며 문제의 발단이지만 한반도 주변 강대국들이 보기에 한반도 분단은 `문제의 해결’을 의미할 수 있다. 분단된 한반도는 중국과 일본이 인식하기에 각각 부러진 망치, 부러진 단도에 불과할 것이기 때문이다. 한반도 분단은 이들에게 안보 불안을 대폭 감소시킨 해결책이 되는 것이다.
한반도 동북부를 보면 러시아와 북한이 국경을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두만강 하구 약 17 Km 정도가 러시아와 맞닿아 있다. 중국이 서구 열강 공격 앞에 국권을 잃어가던 1860년 러시아는 중국으로부터 연해주를 빼앗고 한반도와 연결되는 진입 통로를 확보 했던 결과다. 한반도에 양호한 항구가 많다는 사실을 염두에 둔 러시아의 대전략이었다. 러시아는 연해주에 `동방의 정복자’라는 도시 블라디보스토크를 건설했다.
한반도에 대해 영토적 야욕이 제일 없는 나라는 미국이다. 지리적으로 먼 곳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계 초강대국 미국도 한반도를 지정학적, 전략적 측면에서 보고 있음은 물론이다. 만약 미국이 미국과 우호적인 북한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면 미국은 중국과의 패권 경쟁에서 결정적으로 유리한 전략적 요충을 확보하는 일이 될 것이다.
21세기 초반 한반도 주변 국제정치를 100년 전인 20세기 초반과 비교하는 사람들이 많다. 1900년대 초반 우리는 국제정치에 무지했던 결과 나라를 뺏겼다. 그리고 그 고통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21세기 우리는 국제문제에 대해 항상 날카롭고 냉정한 분석과 견해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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