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고독, 漢詩에 치열한 몸짓으로 담아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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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의 고독, 漢詩에 치열한 몸짓으로 담아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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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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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문학 연구자 강성위 3번째 한시집 `술다리’발간
작가의 일상·현대적 삶과 밀착…독특한 시세계 만들어
 
 
 중국 문학 연구자인 강성위(姜聲尉)가 세번째 한시집 `술다리(酒橋)’를 발간했다.
 80수의 한시와 그 번역이 수록돼 있다. 표제로 쓰인 `술다리’는 `술이 사람의 고독한 심사를 교통하게 해주는 다리’라는 뜻으로 술이 곧 다리라는 의미이다.
 이 시집은 첫 번째 시편을 술 얘기로 시작해 마지막 시편 역시 술 얘기로 마무리하고 있어 다리와 흡사한 형상을 취하고 있다.
 깔끔한 번역까지 곁들인 이 시집을 통해 현대인이 일상에서 마주하게 되는 고독을 한시라는 형식으로 노래한 시인의 솔직하고 담백한, 그러나 치열한 세계를 만날 수 있다.
 강성위의 한시는 매우 파격적이다. 이 파격성은 특히 절구(絶句)에서 두드러지는데 시의 제재는 물론 그 내용을 통해 시인이 구사한 파격의 깊이를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시인은 그런 파격을 구사하면서도 한시 고유의 격률은 철저히 준수하고 있다. 한시가 요구하는 매우 까다롭고 엄격한 격률은 스포츠에 있어 복잡한 룰과 같은 것이다.
 물론 한시에는 격률이 매우 관대한 고시(古詩)와 같은 형식이 있기는 하다. 룰을 준수하지 않는 스포츠가 재미를 줄 수 없듯 격률을 준수하지 않는 한시 역시 그럴 것으로 이해된다. 그런데 강성위 한시의 파격성은 단순한 재미를 넘어 그만의 독특한 시 세계를 만들고 있다는 데에 주의를 요한다.
 강 시인의 한시 세계는 일상성과 해학으로 요약된다. 그런데 웃다보면 어느새 눈물이 난다. 너무도 일상적이어서 도무지 시가 될 것 같지 않은 것도 성공적으로 시화시킴으로써 그는 확실히 한시의 외연을 넓히고 있는데, 그의 일상이 일반인들의 삶과 조금도 다르지 않기 때문에 눈물이 나게 되는 것이다. 한시를 이토록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시인이 우리나라에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문학적 큰 자산이다.
 그의 한시는 너무나 현대적이어서 과연 이것이 한시인가 싶을 정도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나 한시임에 틀림이 없다. 그의 시는 한시라는 형식을 빌리기는 했지만 이 시대 생활인의 애환을 그대로 노래하고 있는 것이기에 현대시로 간주해도 손색이 없는데, 제목에 `희작(戱作)’, `희음(戱吟)’과 같은 말이 붙은 시편들에서 그런 경향은 더욱 두드러진다. 시인의 입장에서 보자면 한시라는 형식은 시상을 담는 언어적인 도구일 뿐이다. 한글이 아니라 한자로, 한시만의 독특한 멋을 살리면서 쓴 시편일 뿐인 것이다. 시인은 자신의 시를 개량(改良) 한시 혹은 현대 한시로 부르는 데 조금도 주저하지 않는다.
 강 시인의 이번 한시집의 또 다른 특징은 철저히 본인의 얘기를 적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그의 한시가 일상이나 현대적인 삶과 얼마나 밀착돼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일반인들과 한시 사이에 거리를 두지 않으려는, 정확하게는 그 둘 사이의 거리를 좁히기 위한 그의 치열한 몸짓인 것이다.
 어렵기로 정평이 난 한시라는 형식을 시인은 왜 굳이 고집하는 것일까? 시인의 대답은 뜻밖이다. “한시를 제대로 감상하고 제대로 번역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시인이라면 감상하거나 번역할 때 작가의 입장에서 시를 바라볼 수 있지만, 시인이 아니라면 작가의 입장에서 시를 바라보기가 무척 어렵기 때문이란다. 이는 피를 쏟고서 마침내 득음을 한 소리꾼이라야 어떤 소리가 좋은 소리인지 제대로 알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시인은 또 한시의 국제적 공용성을 거론한다. 한시는 동아시아 지식인들의 필수 교양이었기 때문에 지금에 한문과 한시를 아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이 어떤 언어를 모국어로 하던 간에 시인의 한시를 직접 읽고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말하자면 한시는 지금 이 시대에도 여전히 유의미한 국제적인 형식의 `시틀’로 기능할 수 있다는 것이다.
 푸른사상. 182쪽. 1만원.
  /이부용기자 queen1231@h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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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인간이 태어나면서부터 시작된다

신간`타고난 거짓말쟁이들’ 다양한 이론 동원 거짓말의 실체 낱낱이 밝혀
 
 
 사이코패스(반사회적 인격장애) 여부를 판가름할 방법은 뭘까.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범죄학자인 에이드리언 레인 연구진은 피실험자에게 도덕적 딜레마 상황을 던져주고 뇌를 스캔하는 실험을 했다.
 살인마의 눈을 피해 지하실로 몰래 숨어들었는데 옆에 있던 아기가 갑자기 울음을 터트린다면 아기를 질식시킬 것인지, 아니면 아기를 살리고 대신 희생할 것인지 선택하도록 한 것. 사이코패스는 과연 아기의 목을 조른다는 답을 했을까.
 영국의 정치 분석가이자 칼럼니스트인 이언 레슬리는 신간 `타고난 거짓말쟁이들’에서 심리학과 생물학, 사회학 등 다양한 이론을 동원해 인간이 내뱉는 거짓말의 실체를 낱낱이 파헤친다.
 저자는 인간이 아기 때부터 거짓말을 하는 능력을 갖추고 태어났으며, 생존이나 사회 적응을 위해 의식적으로 거짓말을 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사이코패스는 병적인 거짓말쟁이 중에서도 치명적인 범죄자 후보로 꼽힌다.
 레인 연구진의 실험 결과가 결정적 근거.
 흔히 사이코패스는 아기를 질식시키겠다는 답을 내릴 것으로 예상하지만, 실제로는 아기를 살리겠다는 거짓말을 하면서 아예 감정을 느끼는 뇌가 활성화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통 사람은 어쩔 수 없이 아기를 희생시켜야 한다고 답할 때 감정의 불편함을 크게 느꼈지만 사이코패스 범죄자는 뇌 스캔 결과 전혀 감정의 동요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
 만성 작화증(作話症) 환자도 병적 거짓말쟁이의 또 다른 사례로 꼽힌다. 일반 사람들은 의도적으로 거짓말을 하지만 이들 환자는 아예 거짓말을 사실이라고 인식한다는 것.
 만성 작화증 환자들은 뇌의 전두엽이 손상돼 사회적 판단, 진실 분별 같은 자기검열 능력이 떨어지는 바람에 진짜 기억과 자신의 생각을 구분하지 못한다고 저자는 설명했다. 이 밖에도 인간이 사용하는 거짓말의 종류, 표정으로 거짓말을 구분하는 방법, 거짓말을 받아들이는 문화적 차이 등이 다양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자세하게 소개된다.
 저자는 거짓말이 인류의 생존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정직해지려면 반대로 그만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진실을 추구하려는 사람일수록 자신의 확신을 의심하고 불가피하게 착각할수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옥진 옮김. 북로드 펴냄. 368쪽. 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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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자의 권력유지 비결, `측근의 주머니를 채워라’
 
신간`독재자의 핸드북’ 독재자의 권력 확대 방법 파헤쳐  
 
 기니, 쿠바, 아프가니스탄, 예멘, 적도기니.
 이들 국가는 세계 158개국 가운데 직선 도로의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로 꼽힌다.
 뉴욕대 정치학과 석좌교수인 브루스 부에노 데 메스키타는 신간 `독재자의 핸드북’에서 독재 국가일수록 곡선보다는 직선 도로가 많다는 분석을 내놨다.
 독재자는 도로가 너무 많이 건설될 경우 “부정 이득의 원천”이 된다고 판단한다는 것. 특히 도로가 여기저기 연결되면 권력 독점을 위협할 만한 정치·경제 세력이 집결되기 쉽다는 점도 독재자가 직선 도로를 선호하는 이유라고 저자는 풀이했다.
 그는 동료 교수인 알라스테어 스미스와 함께 쓴 이번 책에서 독재자가 권력을 잡아 이를 유지·확대하는 방법을 낱낱이 파헤쳤다.
 책에 따르면 독재자가 지켜야 할 원칙은 다섯 가지.

 핵심 지지자인 `승리 연합’은 최소 규모로 유지하고, 반대로 투표권을 가진 전체 유권자인 `명목 선출인단’은 최대 규모로 관리해야 한다.
 수입의 흐름을 통제하되 지지자에게는 충성심을 지킬 정도로 보상해주고, `승리연합’에는 절대 야박하게 굴어서는 안 된다. 보상에 인색했다가는 지난해 2월 대중 궐기로 권좌에서 쫓겨난 이집트의 무바라크처럼 쓴맛을 보기 쉽다.
 무바라크는 시위대 진압 같이 험한 일을 도맡았던 이집트 군부에 충분한 보상을 해주지 않았다가 군부에 뒤통수를 맞고 말았다.
 책에서는 이처럼 다양한 사례 분석을 토대로 독재자의 권력 유지 `비결’을 소개하고 이를 현대 민주주의 정치에도 고스란히 적용한다. 민주주의 사회에서도 정치의 목적이 `정권 유지’라는 점에서는 독재 국가와 상황이 마찬가지라는 것.
 국가들이 원조를 주고받는 이유에도 알고보면 꼼수가 숨어 있다.
 민주주의 국가는 자국민의 안전을 담보한다는 정책의 하나로 독재 국가에 보란 듯이 돈뭉치를 던져주고, 독재 국가는 이를 자국민을 매도하는 수단으로 악용하면서 `짜고치는 고스톱’을 연출한다.
 저자들은 저항을 모색하는 국민을 위해 실전 매뉴얼도 제안했다.
 리더 지지 세력인 `연합’의 덩치를 키워 대중과 협력할 수 있는 교집합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
 저자들은 “소규모 연합에 의존하는 모든 정부와 연합은 생산성과 기업가 정신을크게 해침으로써 마침내 부패와 비효율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붕괴할 위험에 처하게마련”이라고 설명했다.
 이미숙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439쪽. 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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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 출신 소설가 심형준씨 에세이집 `잔바람이 꽃을 피운다’출간  
 
 김천 출신의 소설가 심형준씨가 에세이집 `잔바람이 꽃을 피운다’를 펴냈다.
 심씨는 억지로 쥐어짜거나 비꼬지 않고 철학의 눈으로 본 세상을 담담한 어조로 책에 담았다.
 저자는 해맑은 눈으로 세상을 바로 보고 양심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명예를 소중히 하는 세상을 만들어가자고 전한다.
 책 전반에 걸쳐 저자의 식견과 경륜이 묻어나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한 지성의 고뇌를 읽을 수 있다.
 시인, 수필가, 칼럼니스트, 방송구성작가 등 다양한 활동을 하는 심씨는 월간문학 신인작품상으로 등단한 이후 많은 소설집, 시집, 콩트집을 펴낸 바 있다.
 새미. 406쪽. 1만8000원.
  /유호상기자 yhs@hidomin.com
 
 
 
                              >>신간
 
 
 ▲하루의 인생 = 김현영 지음. 1997년 경인일보신춘문예로 등단한 작가의 세 번째 소설집. 2003년 `까마귀가 쓴 글’ 이후 발표한 여덟 편의 단편이 묶였다.
 떨어지는 태양을 피하는 꿈을 꾼 한 여성 화자의 음성으로 서술되는 표제작을 비롯해 꿈과 현실, 삶과 죽음, 우연과 필연의 관계를 묻는 수록작들은 같은 질문을 공유한 연작처럼 읽히기도 한다.
 “현실에 개입하려는 꿈은 대부분 과장된 어법을 필요로 하지만 그 현실이 죽음일 경우엔 예외인 것 같아요. 죽음의 현실이란 건 꿈과 다르지 않기에 과장 따위가 필요 없는지도.”(261쪽)
 자음과모음. 320쪽. 1만3000원.
 
 ▲스노우맨 = 요 네스뵈 지음. 노진선 옮김. 노르웨이 작가의 스릴러 소설로, 세계 40개국에 출간돼 큰 인기를 모은 작품이다.
 매력적인 경찰 캐릭터 해리 홀레를 등장시켜 눈사람의 출현과 함께 사라지는 여자들의 미스터리를 풀어나간다.
 작가가 1997년부터 최근까지 아홉 권째 선보이고 있는 `해리 홀레 시리즈’의 일곱 번째 책으로, 이 책을 시작으로 시리즈의 나머지 책들도 번역, 출간될 예정이다.
 
 비채. 624쪽. 1만4800원.
 
 ▲당신 없는 일주일 = 조너선 트로퍼 지음. 오세원 옮김. 미국 작가의 2009년작장편소설.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어버린 한 남자가 삶의 의미를 발견해가는 이야기를 섬세하면서도 유쾌하게 그렸다.
 라디오 PD인 30대 중반의 저드는 어느날 귀가했다가 자신의 직장 상사와 아내가정사를 벌이는 장면을 목격한다. 충격 속에 지내던 그에게 아버지의 부고까지 전해진다.
 은행나무. 452쪽. 1만3000원.
 
 ▲운명과 자유 = 정현기 지음. 세종대 초빙교수로 재직 중인 문학평론가의 비평집.
 `갇힘과 가둠’, 그리고 문학을 통한 자유를 탐구한 몇 편의 글들을 비롯해 최근몇 년간 여러 지면이나 학술모임에서 발표된 글들이 묶였다.
 저자는 “이 문명을 꾸린답시고 착각하고 사는 부라퀴들은, 우리를 억눌러 부리려고 한다”며 “글 쓰는 사람들이 악마 부라퀴들의 행보를 제대로 읽지 못한다면, 아니 눈을 감고 못 본 체한다면 그 글쓰기란 속임수이기 쉽다”고 말했다.
 서정시학. 318쪽. 2만3000원.
 
 ▲라이프 = 파울루 코엘류 지음. 마르시아 보텔료 엮음. 이수영 옮김. `연금술사’ `순례자’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등 작가의 주요 작품 속 명문장들을 골라실었다.
 소설 `다섯 번째 산’ `발키리스’, 산문집 `빛의 전사를 위한 안내서’ 등 국내에아직 소개되지 않은 책 속에 담긴 문장들도 만날 수 있다.
 북하우스. 296쪽.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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