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목’은 큰 길에서 좁은 길로 들어가는 어귀라고 국어사전에 풀이돼 있다. `길의 중요한 통로가 되는 곳’이란 풀이도 또한 따른다. 경북이 낳은 글쟁이 김주영의 역작인 `객주(客主)’에 길목이 나온다. “방텃골 세거리는 황산리로 빠지는 샛길과 유천땅 가랏골로 나가는 길, 점촌으로 빠지는 세 길이 서로 만나는 길목이었으므로 무시날에도 길섶 주막들이 부산하였다.”
이런 길목의 한복판에 대형기둥이 버티고 서있다면 지나다니는 사람마다 투덜거리기 십상이다. 가정이긴 했지만 실제로 그런 곳이 있다. 상주시 서곡1·2동이 바로 그런 곳이다. 마을 진입로를 넓히면서 길 한복판에 농수로관을 떠받치는 기둥이 버티고 있고 그 위로는 농수로관이 가로지른다. 농수로관 높이는 3.4m에 지나지 않는다. 불이 나도 소방차량이 지날 수가 없어 눈앞에서 집이 홀랑 타버리는 광경을 넋 놓고 바라볼 수밖에 없다. 이삿짐을 나르려 해도 작은 차를 불러 두 번 일을 해야 한다. 한마디로 애물단지다.
상주시와 한국농어촌공사 상주지사 모두 문제점을 인식은 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면서도 당장 손쓸수가 없다는 소리를 하고 있다. 농어촌공사는 “연구·검토 하겠다”고 했다. 상주시는 “농수로관로를 지하매 설할 수 있도록 협조를 구하겠다”고 했다. 결국 사업비 1억5000만 원으로는 태부족이게 생겼다. 여기에도 `+알파’가 필요하게 생겼다. 탁상행정의 폐해가 이렇다. 김용언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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