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실패’ 외길 민주당 후보경선 살리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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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실패’ 외길 민주당 후보경선 살리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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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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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와 분명히 선 긋고 민주당 정체성 회복해야

“`친노+호남’정치공학으로
 정권 잡겠다는 구태의연한
 사고 안버리면 희망 없어”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가 유능하고 정치력이 훌륭하다고 평가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그저 “좋은 게 좋다” 식으로 남들하고 척을 지지 않고 두루뭉수리로 넘어가는 `굴신(屈身)’의 화신처럼 보일 뿐이다. 황 대표에 대한 평가가 인색하긴 해도 대선후보를 띄워야하는 대선 국면에서는 대선 후보보다 몇 발 뒤로 물러서 궂은일을 뒤치다꺼리하는 황 대표같은 존재가 더 절실할 수도 있다.
 민주당은 정 반대다. 이해찬 대표가 `친노(親盧)’와 `비노(非盧)’내분의 한복판에서 갈등을 유발하는 존재로 각인되고 말았다. 여기에 온갖 비리 혐의로 도마에 오른 박지원 원내대표까지 당내 분란의 핵심으로 등장했다. 당 지도부가 대선 후보를 띄우기는커녕 후보경선에 찬물을 끼얹고 있는 셈이다. 물론 문재인 후보가 선두를 질주하며 대세를 휘어잡고 있기는 하다. 현 페이스만 유지하면 문 후보가 대선후보로 확정되는 데 별 어려움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문 후보조차 자신의 연승을 거북해 하고, 문 후보가 선두를 계속할수록 당이 분열되는 상황 때문에 문 후보는 물론 당 지도부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처지다.

 민주당 후보 경선에 드리운 먹구름은 두 가지다. 하나는 문재인-이해찬-박지원의 `패권정치’라는 `비노’측 반발이다. 그 반발의 빌미를 이 대표와 박 원내대표, 문재인 후보가 제공했다. 박 원내대표가 지난 5월 당 대표선거에 출마하려다 포기하고 `원내대표’로 선회한 건 이해찬 대표와 문 후보 측의 `사전조율’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다.  `문재인=후보 이해찬=대표 박지원=원내대표’라는 담합이 이뤄진 것이다. 이 담합대로 이해찬 대표가 6월 전당대회에서 등장했다. 문 후보와 경쟁하는 손학규· 김두관·정세균 후보 측이 이에 반발하는 것은 당연하다.
 두 번째 먹구름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다. 민주당이 안 원장을 `우군’으로 간주하면서 `안철수 현상’을 방치하는 바람에 안철수는 뜨고 민주당 후보들은 지리멸렬한 상황을 자초하고 말았다. 민주당이 전당대회다 후보경선이다 뭔가 움직일만하면  안 원장이 `안철수재단’ 설립을 발표하고, `철수생각’이란 책을 내는가 하면, `힐링캠프’에 출연함으로써 국민들의 관심을 휘몰아 간 게 반년이 넘었다. 안철수와  공동정부 구성이라거나, 안철수를 위한 `가설정당’ 창당같은 황당한 아이디어에 함몰된 민주당의 자업자득이다.
 민주당의 지금 상황은 꽤 심각하다. 2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제6차 후보경선에서는 이해찬 대표가 연단에 오르자 “물러가라! 사퇴하라!” “당원이 우스우냐!”는 야유가 터져 나왔다.  이 대표는 “민주당도 서로 싸우며 하나가 돼가는 것”이라고 둘러댔지만 대의원석에서는 “너만 아니면 돼!”라는 막말이 터져 나왔다. 이 대표가 주도한 모바일 투표가 사고뭉치로 전락한 데 따른 비난도 섞였다. 급기야 문 후보가 1위를 차지하자 문 후보를 향해 구두가 날아 들었다. 구두짝 투척은 최대 모독이다.
 이대로 가면 민주당은 경선 흥행실패는 보나마나다. 경선 투표율이 울산 64.2%, 강원 61.2%, 충북 56.3%, 전북 45.5%, 인천 47.8%로 계속 떨어지고 있다.  선거인단 모집도 목표치인 200만 명에 훨씬 못미치는 101만 명에 불과하다. 경선 흥행실패도 문제지만 더 심각한 것은 문 후보가 승리해도 그 결과를 다른 후보들이 승복할지 의문이라는 점이다. 손학규 후보는 “당권파는 오직 꼼수로 종파주의적 집권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친노 패권주의가 정권교체 희망을 간당간당하게 하고 있다”고 비난했을 정도다. 정세균 후보도 “특정 후보 당선을 위한 담합 구조로 공정 경선은 물 건너갔고 경선 흥행도 끝났다”고 했다.
 경선이 실패로 흐르면서 `이해찬·박지원 동반사퇴론’이 민주당에 확산되고 있다. 특히 공천헌금 주범 양경숙과 7000여 건의 전화와 문자를 교환한 박 원내대표를 향한 분노는 넘친다. 민주당이 이제라도 경선 흥행을 살리는 길은 `친노 프레임’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친노+호남’의 정치공학으로 정권을 잡겠다는 구태의연한 사고로는 희망이 없다. 아울러 `안철수’에 목을 매고 자당 후보들을 `서자(庶子)’ 취급해온 태도를 하루 빨리 바꿔야 한다. 우선 안철수와 선을 긋고 민주당의 정체성을 되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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