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대선후보로 확정됐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출마가 예상되지만 그가 대선을 끝까지 완주할지 불투명한 상황에서 새누리당의 박근혜 후보에 이어 여야의 대결구도가 확연해진 것이다. 남은 선거운동기간동안 정정당당한 대결로 국민의 선택을 받는 정도의 길을 걷기를 당부한다.
문 후보가 민주당 후보로 확정됐지만 그가 과연 12월 대선에 후보로 등록할지 장담할 수 없다. 문 후보는 물론 민주당이 안철수 원장과의 `야권후보단일화’를 공언하고 있고, 문 후보와 안 원장 중 누가 야권단일후보로 대선에 출마하게 될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문 후보가 제1야당 후보로 확정됐지만 `본선후보`로 간주하기 어려운 것은 전적으로 문 후보와 민주당 탓이다.
정상적인 정당이라면 자당 후보가 확정되면 좌고우면할 것 없이 그 후보를 본선에 츨마시키는 게 정도다. 그러나 민주당은 아직 출마선언도 하지 않은 안 원장이라는 `자연인’과 후보단일화 과정을 남겨둠으로써 축제 속에 뽑힌 후보를 스스로 평가절하하는 `자해’를 서슴지 않고 있다. 자당 후보의 위치를 격하시키는 민주당 같은 정당은 세계 정당사상 존재하지 않는다. 심지어 안 원장과 후보단일화를 위해 제3 영역에 `페이퍼정당’까지 만든다는 황당한 발상까지 나오는 마당이다.
민주당은 1997년과 2002년 대선에서 `변태’적인 방법으로 정권을 잡은 과거가 있긴 하다. 김대중 후보가 1997년 이른바 `DJP 연합’으로, 노무현 후보는 2002년 정몽준 후보와의 여론조사에 의한 후보단일화로 열세를 뒤집고 정권을 쟁취한 바 있다. 그러나 국민들에게는 변칙으로 선거에 승리한 두 정권의 참담한 실패 기억이 새롭다. 그 변칙적인 정권장악의 기억을 민주당과 문 후보가 2012년 반복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후보단일화 추진에 앞서 과연 `정도(正道)’가 무엇인지 스스로 묻기 바란다.
문 후보는 노무현의 `아바타’라 할 수 있다. 노무현을 뺀 문 후보는 존재하지 않는다. `부엉이 바위’가 상징하는 노무현의 한과 울분이 문 후보에게서 읽힌다. 그러나 대선은 미래를 위한 숭고한 절차다. 문 후보 스스로도 `탈 노무현’을 선언한 바 있다. 그건 과거와의 결별을 의미할 것이다. 이번 대선에서도 `과거’보나 `미래’를 향한 청사진으로 승부하는 후보가 되기를 바란다. 새누리당 박 후보의 부친인 박정희 대통령의 공과 가운데 `과(過)’만 물고 늘어져 연좌제처럼 박 후보를 물어뜯는 네거티브에서 용감하게 벗어나 정정당당한 승부를 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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