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과 문재인 후보는 `노무현의 가치’를 구현하겠다는 세력이다. 그런데 지금 노 전 대통령은 북한 김정일에게 “NLL은 미국이 땅따먹기하려고 제멋대로 그은 선” “남한은 NLL을 주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NLL을 포기한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뒤집어쓰고 있다. 민주당과 문 후보가 진정한 노 전 대통령을 계승했다면 그 오욕을 벗겨주는 게 예의다.
민주당과 문 후보는 노 전 대통령이 “NLL을 절대 포기하지 않았다”고 반박하고 있다. 특히 문 후보는 노 전 대통령의 NLL 발언이 사실이라면 ”대신 사과하겠다”고까지 했다 그렇다면 해답은 하나 뿐이다. 국정원에 보관된 `노-김 대화록’을 확인하는 것이다. 대화록 열람은 국회가 요구하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NLL 포기 대통령”이라는 노 전 대통령의 불명예를 씻기 위해 민주당과 문 후보가 대화록 열람에 앞장서야 옳다.
그러나 민주당은 그제 국회 통일부 국정감사에서 새누리당의 `노-김 대화록 열람’ 요구를 완강히 거부했다. 대화록이 `1급 비밀’이고 정상 간 대화이기 때문에 열람할 수 없다는 것이다. 틀린 얘기는 아니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이 김정일에게 “NLL은 미국이 땅따먹기하려고 제멋대로 그은 선” “남한은 NLL을 주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면 그건 1급 비밀도 뭣도 아니다. 북한이 “NLL에는 남북정상간 합의가 존재한다”는 식으로 계속 NLL 무력화를 시도하는 데 무슨 얼어죽을 1급 비밀인가?
더구나 문 후보 역시 2007년 국회에 출석해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정상회담에서) NLL 문제가 논의될 가능성이 있고, 우리가 희망하든 안하든 북측이 제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사전에 NLL 대책을 논의했음을 자인했다. 북한이 NLL을 제기하면 “공동어로수역이라는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대책까지 마련했음을 인정했다. 그러나 문 후보는 그 사실조차 부인하고 있다. 부인하는 이유부터가 석연치 않다.
노무현 정부의 NLL 포기 의혹은 대선 최대 쟁점이다. NLL 포기 세력에게 대한민국의 안보를 맡기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북한이 `노-김 정상회담 합의를 내세워 계속 NLL에서 도발하고 이를 무력화시킨다면 백령도 등 서해 5도와 인천공항 등 우리의 국가기간 시설은 하루아침에 위기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민주당과 문 후보가 “NLL포기는 없었다”고 주장하지만 박지원 원내대표는 “NLL이 우리영토라면 38선 이북은 우리 땅이 아니라는 얘기와 같다”는 해괴한 주장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문 후보를 위해서도 노-김 대화록 열람은 당장 시급하다.
저작권자 © 경북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북도민일보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