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안가면 큰일 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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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안가면 큰일 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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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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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로 사용 국가들이 최근 경제위기 소용돌이에 빠져들고 있지만 독일은 오히려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해 기준 실업률은 5.8%, 수출은 1조750억 유로를 기록하였다. 독일의 1인당 GDP는 4만631달러로 우리(2만591달러)의 두 배에 달한다. 대체로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 독일이 유럽 최강의 위상을 지키고 있는 비결로 훌륭한 인적자원을 키워내는 `다트랙 교육시스템’을 꼽는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독일에서는 `초등학교 4학년’ 이후 적성에 따라 `대학에 진학’할 건지 `직업교육’을 받을 건지를 일찍이 선택 받는다. 특히 `직업준비학교 -> 직업학교 ->마이스터’로 이어지는 `직업 교육시스템’을 통해 잘 훈련된 전문 기술자들은 지멘스, 벤츠, BMW, 폴크스바겐, 티센크루프 같은 세계굴지의 기업을 일궈냈고, 지금도 독일경제의 주춧돌이 되고 있다.
 작년 6월 기준 독일의 청년실업률은 9%로 스페인(45.7%)의 5분의 1 수준이다. 이처럼 낮은 실업률 역시 `직업학교 시스템’ 때문으로 평가 받는다. 독일은 대부분 유럽국가처럼 대학교육을 무상으로 실시하고 있지만 대학진학률은 36%에 불과하다. 우리나라가 80%, 일본 48%, 미국 64%, 영국 61%로 OECD국가 중 최하위 수준이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독일에서는 굳이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자신이 가진 기술을 연마하고 열심히 일하면 누구나 존경을 받는다. 독일교육이 지금 같은 제도를 구축한 것은 이미 73년전인 1939년 이었다. 긴 역사를 가지고 발달해온 독창적인 제도이다.

 독일에서는 초등학교를 졸업한 후, 하울트슐레(보통학교.직업준비학교), 레알슐레(실업학교.직업준비학교), 김나지움(인문계학교)등으로 각자의 적성에 맞춰 진학한다. 평균 교육기간은 짧게는 5년에서 최장 13년 정도가 소요된다.
 레알슐레의 최초는 1706년 C.젬러에 의해 할레에 설립된 수학과 기계학을 중심으로 설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학교의 역사는 300년을 웃돈다.
 대학진학을 원하는 학생들만 김나지움에서 진학하여 공부를 하고, 공부하다가 적성에 맞지 않으면 다시 레알슐레로 전학한다. 물론 처음부터 대학진학을 포기하고 레알슐레(직업준비학교)에 다니다가 직업학교로 갈 수도 있고 김나지움으로 가서 대학에 진학할 수도 있다. 학생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언제든지 학교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소비자중심’으로 학제를 운영하고 있다.
 미래학자 마티아스 호르크스(Matthias Horx)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다가올 미래와 관련, “자본주의 4.0시대, 즉 미래 사회에서는 지식을 아는 것보다 지식과 정보를 새로운 방식으로 연결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급변하는 미래에 자본주의를 지속 가능하게 하는 핵심은 교육에 있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극심한 경쟁을 시키는 한국식 교육에서는 최고가 아니면 기회를 놓치고 낙오한다”며 “서구의 기업들도 지금 학교 성적이 한 인간의 능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경우 모든 학생이 똑같은 목표(대학 진학)를 향해 달려가는 지나치게 단순화된 교육 모델에 머물러 있다”면서 “다양한 재능과 능력을 가진 학생들에게 ’다양한 트렉(진로)`을 만들어 줘 재능을 발휘할 수 있게 하는 게 자본주의 4.0시대에 맞는 교육”이라고 했다.  한국의 주입식 위주 교육이야말로 자본주의 3.0시대 교육의 `우울한 단면’이라고 비판하면서 “문제풀이에 매몰돼 있는 교육은 절대 안 된다”고 했다. “교육은 구태의연한 정답을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젊은이들에게 새로운 영감과 질문을 던져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공부 잘하는 학생은 `복종 잘하는 사람’ `제도에 순응 잘하는 사람’을 의미할 뿐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교육제도 제발 좀 바꿉시다. 대학 안가면 큰일 나나요?

최 용 민 (위덕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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