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은 지금 감사나눔으로 충만
  • 이진수기자
포항은 지금 감사나눔으로 충만
  • 이진수기자
  • 승인 2012.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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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항시가 5월 1일 직원들을 대상으로 열린 감사퍼포먼스 경연대회에서 참석자들이 서로의 어깨를 두드리며 “감사합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임성일기자 lsi@hidomin.com
▲ 박승호(오른쪽) 포항시장이 지난 14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감사나눔운동을 설명했다.
▲ 10월 6일 포항 호미곶의 감사나눔 둘레길을 시민들이 걷고 있다.
▲ 포항시 직원들이 5월 1일 감사 퍼포먼스 경연대회를 가졌다.
  시민들 너도나도 나눔·사랑·소통…`시민정신문화운동’ 확산
   市 “인간존중의 행복도시 실현 포항서 전국으로 펼쳐나갈 것”

   포항시는 올 상반기 시민들을 대상으로 첫 100감사쓰기 공모전을 가졌다.
 포항 대동고등학교 신철민(17)군이 부모님에 대한 감사쓰기로 학생으로는 유일하게 장려상을 수상했다.
 신 군의 어머니 김현숙(43·포항시 드림스타트센터)씨는 “어린 자식이 부모에게 이렇게 감사를 표현하는데 정작 나는 40여년을 살면서 부모님께 감사하다는 말 한마디 제대로 못했다”며 미안함을 감추지 못했다.
 김씨는 지난 9월 지역 신문사가 주최한 제1회 100감사쓰기에 응모해 우수상을 수상했다.
 그는 “부모님의 큰 사랑과 은혜에 뒤늦게 조금이나마 보답한 것 같아 마음이 편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추석날 고향을 찾아 자신이 쓴 100감사를 부모님께 보여 드렸다. 부모님과 가족들은 눈물을 흘렸다.
 그는 “자식이 부모에게, 그 부모는 부모님께 감사나눔으로 집안이 행복해졌다”며 “감사나눔이 확산되면 팍팍한 우리사회가 훨씬 밝고 행복해 질 것이다”고 말했다.
 철강도시 포항의 감사나눔운동이 시민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나눔과 긍정, 소통과 사랑의 감사나눔은 새로운`시민정신문화운동’이다. 이는 곧 인간존중의 가치관이다.

    ■ 감사나눔은 행복도시 실현
 우리나라는 세계 10위권의 경제를 자랑한다.
 하지만 부정과 냉소가 만연하고, 갈수록 개인주의 성향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중 자살율, 이혼율은 최고이다.
 OECD 34개국 가운데 한국의 행복지수 순위는 32위로 저개발 국가들보다 낮다. 무엇보다 감사와 긍정의 문화가 결핍된 것이다.
 포항시는 `감사는 행복의 시작입니다’ 라는 주제로 행복도시 실현을 위해 나눔과 긍정, 배려와 소통의 사회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지난 3월부터 감사나눔운동을 추진하고 있다.
 이 운동의 주요 실천으로는 △매일 감사한 일 5가지 쓰기(감사노트) △감사편지 쓰기 △감사 표현하기(전화·메세지) 등이다.
 여기에 공무원들은 △감사노트를 근무시작 전·후 3분간 청내 방송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릴레이 메시지 남기기 △부서별 특수시책 개발(감사보드, 감사우체통, 감사엽서 등) △감사나눔 퍼포먼스 대회 △100감사쓰기 공모 등을 실천하고 있다.
 100감사는 감사의 내용을 100가지 쓰는 것이다.
 방진모 포항시 자치행정국장은 “칭찬, 긍정, 배려 등의 감사 바이러스를 사회에 확산해 행복한 가정, 직장, 사회를 조성하는 것이 감사나눔운동이다”고 말했다.
 
 ■ 공직사회 분위기 바꾸다
 처음에는 부작용도 있었다.
 감사는 마음에 담으면 된다. 초등생 일기쓰듯 매일 써야 하고 검사를 받아야 하나 등 다소 의무적이고 강제성을 띈 정책에 일부 직원들이 거부감을 보였다.
 여기에는 감사의 표현에 서툰 우리의 닫힌 문화도 한 몫 했다. 한번, 두번 감사나눔을 표현하고 시간이 흐르자 이같은 분위기는 사라졌다.
 이제는 감사한 일은 당연히 표현을 해야 한다. 감사나눔은 할수록 좋다.`감사합니다’ 한마디로 동료들과 화합은 물론 업무 효율성도 좋아졌다는 것이 포항시의 평가다.
 `말 한마디가 천냥 빚을 갚고, 인사성 밝은 거지는 굶어 죽지 않는다’는 속담처럼.
 황병한 포항시 기획예산과장은 “직원들이 처음에는 감사나눔에 수동적이었으나 이제는 자연스러운 일상생활이 됐다”며 “다소 딱딱한 공직사회가 부드럽게 변했으며 시민들에게도 더욱 친절한 공직자가 됐다”며 감사나눔의 효과를 설명했다.
 
 ■  식물도 느끼는 산업현장의 감사나눔
 포스코는 감사나눔운동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이다.
 이 회사는 감사나눔을 방울토마토, 양파 등에 실험을 해본 결과 놀라운 반응을 보였다.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감사합니다, 예뻐’ 등의 좋은 말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군과 `너 싫어, 나뻐’ 등의 나쁜 말에 노출된 군에서 일주일 동안 실험한 결과 서로 다른 반응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좋은 말에 노출된 방울토마토는 색깔이 좋고 싱싱한 반면 나쁜 군에 노출된 토마토는 쭈글쭈글하게 시들해진 것이다.
 포항제철소 2코크스공장 김정훈 부공장장은 “식물도 좋은 말과 나쁜 말에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사람에게는 더욱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겠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지난해 11월부터 계열사와 함께 감사나눔운동을 펼치고 있으며 이 운동을 산업현장의 설비에도 적용하고 있다.
 평소 고장이 잦은 설비에 감사의 문구를 붙이고 설비에 더 관심을 둠으로써 고장율을 낮춰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되고 있다.
 박영수 포항제철소 홍보팀장은 “생산성 향상과 육중한 철강산업의 이미지를 밝게 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감사나눔운동이 지역사회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 학교·단체 등 지역사회로 확산
 포항의 초·중·고등학교는 감사나눔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학교 폭력 및 청소년 탈선 예방, 긍정적 사고 함양과 올바른 인성 함양에 감사나눔이 효율적이다는 평가다.
 신동구 포항지곡초등학교장은 “감사나눔은 어린이들에게 가장 소중한 인성교육이다”고 말했다.
 이 학교는 감사시간을 운영하고 학생들에게 감사노트 쓰기를 권장하고 있다.
 기업체, 군부대, 기관단체 등도 나섰다.
 포항의 대부분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감사나눔을 추진하고 있으며 해병대 1사단, 포스텍, 포항문화원, 바르게살기협의회, 여성단체 등도 이 운동을 펼치고 있다.
 불교, 천주교, 기독교 등 종교인들도 참여했다.
 대구지검 포항지청은 학교 폭력 학생들에게 기존의 단편적인 반성문이 아닌, 50가지 감사쓰기를 한 후 부모님 앞에 낭독하게 했다.
 그러자 낭독하는 학생과 듣고 있던 부모 모두 눈물을 흘렸다. 학생은 스스로 반성했다.
 검찰은 감사쓰기를 폭력 학생의 새로운 선도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포항시는 5월 23일 감사나눔 범시민운동 출범식과 함께 `감사나눔도시’를 선언했다.
 남구 호미곶에 감사나눔 둘레길을 조성하고 5가지 테마(감사, 명상, 나눔, 긍정, 행복)길에 41개 감사문구판을 설치했다.
 또 지역별로 감사나눔 둘레길 20개를 조성하고 있다. 시민 감사교육(28명) 및 감사멘토 선발(10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감사나눔운동이 9개월만에 포항의 시민정신문화로 확산되고 있다.

 ■ 포항에 배우러 왔습니다
 포항의 감사나눔운동이 입소문을 타고 전국으로 스며들고 있다.
 전국에서 문의와 벤치마킹이 이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한국외국어대학교, 영남대학교, 국방대학교 정신전력연구실, 국공립 어린이집 보육교사협회, 경상북도 간호사협회, 예천군 성락어린이집, 원주시, 광주시 남구, 광양시, 우리은행, 해군사관학교 등 100여개 단체들이 포항을 찾았다.
 이들은 “포항시의 감사나눔이 인성교육 뿐만 아니라 업무 효율성도 높이고 있다”며 “감사나눔을 도입해 추진해야 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앞으로 포항을 찾는 단체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 청와대에 소개, 전국 학교 보급 기대
 박승호 포항시장은 지난 14일 청와대를 방문했다.
 박 시장은 이날 인성교육범국민실천연합(인실련)의 상임이사 자격으로 이명박 대통령과의 간담회에 참석했다.
 그는 포항시가 추진하고 있는 감사나눔운동의 배경과 실천, 효과 등을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감사나눔운동이 아주 인상적이다”며 “인실련과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청소년 인성교육 프로그램에 선정돼 전국에 확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실련은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를 비롯해 교육계, 재계, 종교계, 민간 등 220여개 단체가 참여한 사단법인으로 가정, 학교, 사회가 함께하는 범국민 청소년 인성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인실련은 다음 주 포항시를 방문해 감사나눔운동에 대한 검증을 갖는다.
 이번 검증에서 인실련의 인증을 받게 되면 교과부와 협의해 청소년 인성교육 프로그램에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
 포항시의 감사나눔운동이 전국 일선학교에 보급되는 것이다.
 권혁원 포항시 감사나눔 담당은 “청소년 인성교육 프로그램에 선정되면 포항의 감사나눔운동이 전국에 보급된다”고 말했다.
 
 ■ 전국 최초 감사나눔운동 발상지
 포항시는 감사나눔을 지역화합과 발전을 위한 범시민운동으로 전개키로 했다.
 시민들을 대상으로 감사교육을 하고 주요 단체, 감사시범마을 리더 선정 등으로 포항을 전국 최초 감사운동 발상지로서의 도시 마케팅을 계획하고 있다.
 또 내년에는 단체 및 가족 단위의 `감사나눔 힐링캠프’ 운영을 추진하고 있다.
 이 밖에 감사나눔운동 스토리 공모, 우수실천사례를 모집하는 등 100감사 및 감사편지쓰기 공모 및 사례집을 발간해 감사나눔의 성공 사례를 공유할 예정이다.
 박승호 포항시장은 “감사는 나눌수록 긍정의 마인드가 커진다. 감사나눔은 궁극적으로 행복도시 포항 실현이다”며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진수기자 jsl@h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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