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의 `낙마’는 공직인선의 엄중함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 `인사참사’에 해당된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법치’와 `약자에 대한 배려’를 앞세워 김 후보자를 지명했지만, 김 후보자의 장점보다 너무 많은 의혹과 문제점이 드러남으로써 박 당선인의 첫 인사가 좌초했기 때문이다. 박 당선인은 김 후보자 인사실패에서 큰 교훈을 얻어야 한다.
김 후보자는 박 당선인 정부의 첫 국무총리로서는 애초부터 부적합했다는 게 중론이었다. 그의 연령(75)은 박 당선인이 강조해온 `책임총리’로서 적합해 보이지 않았고, 책임총리에 요구되는 현장행정에 장애요인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더 심각한 문제는 김 후보자와 그의 가족을 둘러싼 온갖 불유쾌한 의혹이다. 특히 두 아들의 병역미필은 결정적이다. 첫째 아들이 `체중미달’로 면제받았고, 둘째 아들은 `통풍’으로 면제됐다. 그러나 한겨레신문은 김 후보자 두 아들이 병역부정으로 면제받았을 가능성 때문에 한때 수사대상에 올랐다고 폭로했다. 하나도 아니고 두 아들이 건강을 이유로 면제받았다는 것만으로도 국무총리로서는 결격사유가 아닐 수 없다.
김 후보자가 두 아들 명의로 구입한 서울 서초동 부동산도 법조타운 조성 계획이 언론에 보도되기 사흘 전에 사들인 것이어서 법원에 근무하던 김 후보자가 정보를 미리 입수해 투기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두 아들의 병역면제만으로도 부적격한 상황에서 부동산 투기라는 공직자로서 결정적 결격사유가 터져나온 것이다.
일단 김 후보자가 자진 사퇴함으로써 국무총리 후보자를 새로 인선할 길이 열린 것은 다행이다. 나아가 김 후보자의 낙마로 김 후보자를 인선한 박 당선인이 인사의 엄중함을 새삼 자각하는 계기가 됐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따라서 박 당선인은 새 국무총리 후보자 인선을 계기로 발상을 완전히 전환해야 한다. 아니면 제2, 제3의 김용준 실패가 되풀이 될지 모른다. 더구나 이동흡 헌재소장도 수많은 결격사유로 국회인준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 아닌가?
박 당선인이 새 총리 후보 뿐만 아니라 청와대비서실장, 각료 인사에서 또다시 인사실수를 되풀이 한다면 이명박 정부의 실패를 반복하는 우를 범하고 말 것이다. 박 당선인의 사조직이 아니라 청와대에 비치된 인사 자료를 참고해, 관계기관의 철저한 검증을 거쳐 적재적소의 인사를 기용하는 데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밀실’`에서 당장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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