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동서양 문명 공존의 땅에서 철강역사 새로 쓴다
  • 이진수기자
포스코, 동서양 문명 공존의 땅에서 철강역사 새로 쓴다
  • 이진수기자
  • 승인 2013.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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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터키 스테인리스 냉연공장을 가다

 

▲ 다음달 준공하는 포스코의 터키 스테인리스 냉연공장. 포스코가 유럽지역에 진출한 최초의 생산 법인이다. 포항제철소에서 소재인 열연강판을 공급받아 이곳에서 연간 20만t의 냉연강판을 생산한다.
    STS 냉연공장 내달 준공
   유럽 진출 첫 생산 법인
   생산규모 연간 20만t 달해

   건설·IT 등 다양한 분야서
   지역상생·동반성장 추구
   친환경 글로벌 기업 `우뚝’

   터키 이스탄불 인근의 보스포러스 대교. 보스포러스 대교는 유럽에서 아시아로, 또는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들어가는 길목이다. 지난 17일 대교에서 1시간 여를 달리자 이즈미트시 아산 산업단지에 도착했다. 푸른색 건물의 공장이 한눈에 들어왔다. 포스코 아산 스테인리스(STS) 냉연공장이다. 태극기를 중심으로 좌우에 붉은색 바탕에 초생달과 별 하나가 그려진 터기 국기와 `포스코 아산(POSCO ASSAN TST)’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사기가 휘날렸다. 동서양의 문명이 공존하는 터키에서 포스코가 새로운 철의 역사를 쓰고 있는 생산 현장이다.

  #5월 준공으로 무에서 유 창조
 최근 마무리 공사가 한창인 포스코 스테인리스 냉연공장은 5월 준공이다. 지난 2011년 9월 28일 착공식을 갖은 이 공장은 포스코가 유럽지역에 진출한 최초의 생산 법인이다.
 포스코가 3억5000만달러를 투자됐다. 터기에 진출한 한국 기업 투자금액으로는 가장 많다. 포스코 60%, 터키 키바르 홀딩사 30%, 포스코 계열사인 대우인터내셔널 10%의 지분 구조를 갖고 있는 합작사다.
 공장은 이스탄불에서 90㎞ 떨어진 코자엘리주 이즈미트시에 위치한다. 10㎞ 거리에 데린제 항구가 있어 소재인 열연강판을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공급받기 유리하다.
 이곳에서 만들어진 스테인리스 냉연강판은 자동차, 냉장고 등 가전제품에 사용된다. 생산 규모는 연간 20만t이다.
 권종원 포스코 아산 법인장(상무)은 “5월 준공이다. 그동안 직원들의 땀흘린 노력이 이제 결실을 보게 됐다”며 밝은 웃음을 보였다.
 포스코는 냉연공장을 바탕으로 터키에서 새로운 포스코 신화를 창조를 추구하고 있다. 무엇보다 포스코가 현지에서 생산하는 냉연제품은 독과점 체제이다. 터키에 일관제철소가 있으나 냉연강판을 생산하지 않고 있다,
 또 다른 해외 철강사들도 이곳에서 냉연제품을 생산하지 않아, 포스코의 냉연은 현지에서 생산해 현지에서 판매하게 된다. 중국, 대만 등의 철강이 터키로 들어올 경우 현재보다 높은 관세율이 부과될 것으로 보여 이들 국가의 터키 수출이 순조롭지 않다.
 또 유럽(EU) 국가는 무관세이나 제품 품질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여기에 터키의 스테인리스 시장의 수요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터키의 스테인리스 수요는 지난해 31만t에서 오는 2015년에는 38만t을 예상하고 있다.유럽시장의 불황에도 불구하고 터키는 스테인리스 수요는 연 평균 7% 성장을 전망하고 있다.
 권 법인장은 “터키는 스테인리스 공급을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포스코가 본격적인 생산체제에 들어가면 바로 시장 점유율 40% 이상을 차지해 짧은 시간에 업계 1위에 오른다”고 말했다.
 그는 2015년 터키와 인접한 국가에 대한 스테인리스 공급량은 40만t 규모로, 수요 대비 100만t 이상 부족할 것으로 예상돼 세계에서 터키가 가장 공급이 부족한 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가 터키에 진출한 것도 이같은 무한한 시장성에 있다.
 
 #터키에서 냉연 생산은 포스코가 유일
 터키는 최근 경공업 중심에서 중공업으로 급격하게 산업 고도화를 추구하고 있다. 르노, 포드, 닛산, 혼다, 현대자동차 등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이 대거 진출해 있다.
 또 이탈리아와 독일에 이어 유럽 3대 가전 강국으로 고급 스테인리스강에 대한 수요가 많다. 그만큼 시장 전망이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 포스코 냉연공장 인근에 한국의 현대자동차 공장이 있다.
 현대차는 이곳에서 부품을 조립해 완성차를 만들어 현지에서 판매하고 있다. 시장 잠식율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포스코는 터키 진출은 단순히 터키 뿐만 아닌 유럽시장에의 본격적인 도전에 더 큰 의미를 두고 있다. 갈수록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동유럽, 중동, 독립국가연합(CIS) 등 인접 국가로 시장을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또 향후 철강과 자원 개발뿐만 아니라 건설, 에너지, 정보기술(IT) 등 다양한 분야에서 포스코패밀리사의 동반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다. 터키를 둘러싸고 있는 동유럽, 중동, CIS, 북아프리카 시장은 인구가 10억명이다.
 국내 총생산(GDP)는 10조 달러다. 그런데 이들 국가는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철강사가 없어 포스코는 인구 및 국내 총생산 규모를 의미하는 이른바 `10-10’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다음달 냉연공장 준공이 다가오자 현지 언론들은 포스코에 대한 신뢰를 보내고 있다. 터키에서는 몇 달 정도 걸리는 아주 단순한 건설 공사도 일정을 맞추지 못하는 것이 비일비재하다.
 그런데 포스코는 거대한 공장을 미리 정해 놓은 계획으로 착착 진행해 차질없는 완공을 앞두고 있다.

 현지인들은“그들은(포스코) 약속한 것을 모두 이행했다”며 포스코에 무한한 기술력과 신뢰성을 보였다.
 공장의 직원은 총 440명. 이 가운데 포스코 파견 직원은 10여명에 불과하며 나머지는 현지 채용했다.

 #사회 초년생 정누리·노년의 김동석 고문
 여기에 포항 한동대학교를 졸업한 정누리(26·여)씨가 정식 직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정씨는 터키에서 생활하다 한동대학교에 입학했다. 졸업 후 부모님이 계시는 터키로 다시 돌아갔다. 한국어, 영어, 터키어 등에 능통한 그는 2011년 입사했다.
 정씨는 “공장 착공에서부터 조만간 준공 및 본격적인 생산가동 등의 전과정을 처음부터 체험하게 돼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김동석(61) 생산 고문도 특이한 존재다.
 김 고문은 포항제철소에 30년간 근무하다 2009년 정년 퇴임했다. 그는 포스코 계열사의 국내 공장에서 잠시 일하다 지난해 11월 이곳에 왔다. 포항제철소 스테인리스 공장의 창설 멤버로 기술력이 뛰어난 것이 이곳에서 그가 필요한 이유다.
 이국 땅에서 제2의 포스코 멤버가 된 김 고문은 “양질의 스테인리스 제품을 생산해 터키에서 포스코의 이미지를 높이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공장 건설에 대해 일부 주민들의 반대도 있었다. 환경단체 및 주민들은 회사의 설명과 포항제철소 견학 등을 통해 포스코의 친환경 생산시설과 지역 동반성장을 이해하고 적극 협조하고 있다.
 회사는 고아원을 방문해 선물을 전달하고 자원봉사 활동을 갖는 등 지역사회와 친화력을 높이고 있다. 앞으로 지역상생과 동반성장 프로그램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터키, 파이넥스 공장 건설 권유
 터키는 포스코의 고유 기술인 파이넥스 공장 건설을 권유하고 있다.
 터키 정부는 파이넥스가 기존 고로 공법에 비해 투자비용이 싸고 친환경의 공법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파이넥스 공장 건설을 수차례에 걸쳐 권유하는 등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포스코는 이에 대해 “스테인리스 공장의 성공이 우선이다”며 파이넥스 공장 건설은 이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1968년 포항 영일만에서 시작된 포스코의 철강신화가 45년만인 2013년 터키에서 스테인리스 냉연제품 생산을 시작으로 또 하나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터키 이즈미트에서 이진수기자 ljs@hidomin.com

 

    인터뷰

   권종원 법인장“   터키에서 성공 신화 만들겠다”

    터키 스테인리스 냉연공장에서 만난 권종원(52·사진) 법인장은 밝은 모습을 보였다.
 2011년 9월 공장 착공 이후 지금까지 줄곧 공장 건설에만 매달려온 그였다. 이제 다음달 준공을 앞두고 있다.
 이국 땅에서 무에서 유를 창조한 그는 “처음에는 잘 될까 싶었는데, 이제는 좋은 작품이 탄생하게 됐다”고 말했다.
 터키 스테인리스 냉연공장은 그에게 뿐만 아니라 포스코에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 유럽지역에 진출한 포스코 최초의 생산 법인이며, 향후 유럽 전역에 포스코의 신화가 창조되는 출발점이 되기 때문이다.
 그는 포항제철소 스테인리스 품질팀장, 기술연구소 연구원, 혁신부장, 스테인리스 전략기획부장 등을 거쳐 2011년 이곳 법인장으로 부임했다.
 권 법인장은 “착공 당시에는 이곳은 이름만 공단이었지 도로 등 인프라가 전혀 구축되지 않았다”며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포스코의 정신이 터키에서도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직원들과 최선을 다해 터키에서 포스코의 성공 신화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부르셀 메라지오룰씨 “글로벌 기업 포스코 매우 만족”

    “포스코는 좋은 기업입니다.”
 터키인 부르셀 메라지오룰(32·사진)씨는 포스코에 근무하는 것이 어떻냐는 질문에 “포스코는 글로벌 기업이다. 많은 것을 배우며 근무 분위기가 좋아 만족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환경 및 안전 엔지니어링인 그는 인터넷으로 포스코에 대해 조금 알았으나 입사후 포스코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됐다며 매력적인 기업이다고 덧붙였다. 현지인들에게 포스코는 인기좋은 직장이다.  평균 10대 1의 경쟁율이며 50% 이상이 전문대학 졸업자들이다. 채용 공고가 나가면 현지 청년들의 많은 지원으로 회사에서 일정 인원으로 제한할 정도다.
 공장에서 약 90㎞ 떨어진 이스탄불이 고향인 메라지오룰씨도 직업을 구하기 위해 포스코에 응시해 합격했다.
 그는 “포스코가 터키에서 성공했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포스코의 휼륭한 엔지니어링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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