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받지 않은 불청객 `기생충’ 하지만 그들도 양심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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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받지 않은 불청객 `기생충’ 하지만 그들도 양심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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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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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교수 `기생충 열전’펴내

능청스러우면서 유쾌한 글로
기생충의 생태·진실 바로잡아

 

 지난 2000년 동료 교수와 함께 기생충 동양안충의 감염원을 찾던 서민(46·사진) 단국대 교수는 충주 부근의 야산에 올랐다.
 동양안충은 눈에 사는 기생충으로 산에 사는 야생 초파리에 의해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에 오른 서 교수는 눈에 들러붙는 초파리를 잡아서 실험실로 가져갔다.
 초파리가 동양안충의 감염원이라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초파리에 기생하고 있던 동양안충의 3기 유충을 개 눈에 넣어 실험을 했다. 하지만 기대했던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개에게 미안했던’ 서 교수는 자신의 눈에 직접 동양안충의 유충을 집어넣었다.
 신간 `기생충 열전’(을유문화사)을 펴낸 서 교수는 “당시 얼떨결에 눈에다 넣었다”면서 기생충을 눈에 넣은 일화를 자신이 `소문’냈기 때문에 `미담’이라고 할 수 없다며 겸손해했다. 하지만 “기회가 온다면 언제나 기생충의 유충을 먹을 각오가 되어 있다”면서 “나 뿐 아니라 우리나라 기생충학자 대부분이 그럴 것”이라고 했다.
 서 교수는 국내 대표적인 `기생충 박사’다. 네이버캐스트 `오늘의 과학’ 등에 연재한 재치있는 글로 누리꾼 사이에서는 이미 유명인이다.

 서 교수가 기생충과 인연을 맺은 것은 서울대 의대 본과 4학년 때였다. 당시 선택과목으로 기생충학을 선택했다가 “어릴 적 못생긴 외모로 인해 고생했던 자신의 모습처럼 외모로 인해 탄압받고 있는” 기생충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했다.
 기생충의 생태를 담은 이번 책을 펴낸 것도 사람들에게 기생충을 제대로 알리고 싶어서다. 17일 서 교수를 전화로 만났다. 능청스러우면서도 유쾌한 글만큼이나 그의 목소리도 유쾌하고 발랄했다.
 “기생충 책을 두 권 냈는데 별로 안 팔리고 망했어요.(웃음) 하지만 사람들이 기생충에 관심 없는 줄 알았는데 알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더라고요. 저를 보면 `기생충에 걸린 게 아니냐’고 묻는 사람도 있어요.”
 서 교수는 `이 기생충 같은 놈아’ 같은 욕처럼 흔히 기생충 하면 탐욕스러운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이 기생충 같은 놈아’는 이미 욕으로 굳어져 어쩔 수 없지만 기생충은 언제나 먹을 만큼만 먹습니다. 세상에 뚱뚱한 사람은 있어도 뚱뚱한 기생충은 없어요. 대식가의 몸에 있던 회충도 채식주의자의 몸에 있던 회충처럼 길고 가늘어요. 자기 분수를 지켜 먹으니깐요.”
 기생충이 비열할 수는 있어도 탐욕스럽지는 않다는 것이다. 있는 듯 없는 듯 숨은 채로 자기 먹을 것만 챙겨 먹는 놈들이 바로 기생충이라고 서 교수는 정의했다.
 기생충 이야기도 흥미롭지만 서 교수의 유머와 재치가 책 읽는 내내 웃음을 자아낸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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