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이 스파이일 뿐 평범한 캐릭터로 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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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이 스파이일 뿐 평범한 캐릭터로 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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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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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경구, 소방관에서 경찰…이번엔 `스파이’로 팔색조 변신   
▲ 영화 '스파이'(감독 이승준) 주연배우 설경구. 연합

 주변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을 감지할 수 있는 탁월한 능력을 지닌 경찰 감시팀 팀장(감시자들). 죽음을 무릅쓰고 화재를 진압하는 전설의 소방관(타워).
 올해 3번째 도전작은 뛰어난 능력을 지닌 스파이다. 오는 5일 개봉하는 영화 `스파이’에 출연한 설경구 얘기다.
 “중국집 주인일 수도 있고, 대한민국의 평범한 부부로 살아가는 남자일 수도 있어요. 그냥 직업이 스파이인 거예요. 월급쟁이예요.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캐릭터로 접근했습니다.”
 설경구는 최근 삼청동 한 카페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설경구는 전설의 스파이다. 북한 정예부대나 미국의 특급 첩보원을 늘 압도한다. 이 과정에서 난도 높은 액션을 소화하기도 하지만 그는 “총이나 쐈을 뿐이고 고생은 소리나 창석이가 했다”며 상대 배우를 치켜세웠다.
 “고생은 소리가 많이 했습니다. 총격 신을 찍으면서 엉금엉금 기어다니며 마치 포복하는 것처럼 고통도 많이 느꼈을 거예요. 저는 그렇게 어려운 장면이 없었어요.
 고생은 동료들이 많이 했습니다.”
 영화에서 철수는 아내 영희(문소리)에게 제대로 대꾸조차 못할 정도의 공처가다. 애처가로도 소문난 그이지만, 아내 송윤아에게도 그렇게 `공처가’ 행세를 하는지 물어보자 이런 답변이 돌아왔다.
 “그 정도는 아니고요. 저희는 그냥 평범해요. 아마 저희뿐 아니라 대부분의 배우도 그럴 거예요. 아내는 평상복으로 마트에 가서 복분자를 경품으로 얻어오기도 해요. 장보고 밥하고…. 아내가 배우여서 좋은 점은 10초밖에 나오지 않는 장면을 찍으러 밤을 새워도 이해해준다는 점이죠.”(웃음)
 애초 `스파이’는 `미스터 K’란 제목으로 이명세 감독이 메가폰을 들기로 한 작품이었지만 이 감독이 하차하고, `해운대’의 조감독 출신 이승준 감독이 메가폰을 들었다.
 “윤제균 감독 스타일의 코미디와 이명세 감독의 영상미가 만났을 때 굉장히 균형이 맞지 않으면서도 뭔가 묘한 작품이 나올 것 같은 기대감에 부풀었어요. 시너지효과가 극대화될 것 같았죠.”

 아널드 슈워제네거 주연의 영화 `트루라이즈’와 닮은꼴이지 않느냐는 지적에는 “시작 자체는 `트루라이즈’인게 맞지만, 감독이 바뀔 준 몰랐다. 이명세 감독이 연출한다는 전제하에 영화에서 이야기는 별로 중요한 사안이 아니었다”고 했다.
 그는 20여 편의 영화에 주연으로 출연해 5637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흥행보증수표다. 초창기 저예산 영화에 상당수 출연한 점에 비춰보면 높은 타율인 셈이다. 출연작 중 `실미도’(2003)와 `해운대’(2009)는 천만이 넘었다. 올해 개봉한 `감시자들’과 `타워’도 각각 500만 명을 돌파했다.
 “제가 한 건 아무것도 없어요. 운 좋게 좋은 영화에 참여하게 됐을 뿐입니다. 우리나라 인구를 고려해 봤을 때 천만 관객 동원 자체가 비정상적인 수준인 건데, 감사할 만한 일이죠.”
 미다스의 손처럼 출연하는 영화마다 족족 흥행하는 비결에는 “운” 덕택이라고 잘라 말했다.
 “제가 곰곰이 생각해봤어요. 조연인 친구들 보면 정말 대단하거든요. 연기는 엄청나게 잘하고, 생긴 것도 최소한 저처럼 평범해요. 그런데 제가 그들을 제치고 주연을 맡은 이유는 단 하나, 운 덕택인 것 같아요. 인복 때문이죠. 제 주위에 절 도와주는 분들이 많이 있어요. 제가 연기 시작할 때 이창동 감독님도 굉장히 많이 도와주셨고…. 아무튼 운이라고밖에 말씀드릴 수 없어요.”
 최근 한국영화는 월 2000만 관객을 돌파하는 등 상종가를 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이 “대단하다”고 말하면서도 “다양한 소재와 주제를 담은 작은 영화들이 나오지 않는 건 아쉬운 대목”이라고 했다.
 “요즘은 상업영화들만 시장에 나오는 것 같아요. 물론 그 자체도 좋지만 긴 호흡의 영화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자칫 잘못하면 큰 스크린에서 보는 예능 프로그램으로 전락할 수도 있어요. 영화는 뭔가 달라야 하잖아요.”
 그는 다수의 상업영화에 나왔고, 최근에는 출연하는 족족 성공도 거두고 있다. 하지만, 내면은 말라가는 듯 보였다. 인터뷰 도중 “소모품” “소진”이란 단어를 자주 사용했다. “필름 촬영”에 대한 향수도 간간이 보였다.
 “필름이 돌아갈 때 느껴지는 묘한 긴장감이 있어요. 필름 시절에는 함부로 본 촬영에 들어가지 못했어요. 필름 값이 많이 드니까 웬만큼 준비하지 않으면 촬영에 들어가지도 않았죠. 어떨 때는 정말 노력해서 저도 모르게 제 안의 베스트를 뽑아낸 적도 있었어요. 요즘은 디지털로 찍다 보니 필름 시절의 긴장감은 없어졌죠.”
 그는 한국영화가 좀 더 다양해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국영화가 언제까지 잘 될지는 모르겠어요. 어쩌면 다른 위기가 찾아올 수도 있고요. 저예산의 다양한 영화가 만들어지는 시절이 다시 돌아오지 않을까요? 좀 더다양한 캐릭터가 숨 쉬는 영화들을 해보고 싶습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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