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CEO인선 포스코에 맡겨라”
  • 김호수
“포스코 CEO인선 포스코에 맡겨라”
  • 김호수
  • 승인 2013.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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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포스코 포항제철소의 면적만 약 270만평이다. 조강능력은 1500만톤이고, 1만명이 넘는 근로자가 근무한다. 광양제철소는 더 크다. 면적이 450만평에 조강능력 1800만톤, 근로자는 7000명이 넘는다. 포항과 광양제철소 면적을 합하면 여의도 면적에 근접한다. 포스코 계열사는 52개다. 해외의 패밀리회사도 41개에 달한다.
 포스코는 철강회사로서 룩셈부르크의 아르셀로미탈, 중국의 허베이강철그룹과 바오강그룹에 이어 세계 4위에 해당한다. 그러나 광양제철소의 연간 조강 생산량은 단일 제철소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포스코가 대한민국 기업이지만 콘텐츠상으로는 이미 그 수준을 넘어선 것이다.
 정준양 회장이 사의를 밝힘에 따라 포스코는 후임 CEO 선출을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새로운 CEO 선정을 위한 후보승계 카운슬이 구성돼 후보를 찾고 있고, 12월 말이면 복수의 후보자가 CEO 후보추천위에 천거될 예정이다. 후보추천위는 내년 1월말 최종 후보 1인을 확정해 3월 14일 주주 총회에 승인을 요청하게 된다. 요약하면 차기 포스코 CEO는 `CEO 선정을 위한 후보승계 카운슬’에 의해 물색되고 있는 단계다. 따라서 현 단계에서 “차기 CEO가 누구로 내정됐다” “정준양 회장 후임은 000”라는 보도는 지극히 무책임하고 정확치 않은 것이다. 그럼에도 지상을 통해 이런 저런 인물이 CEO로 거명되는 것은 포스코 입장에서는 `기가 막힐’노릇이다.
 차기 CEO 후보로는 사내외 인사가 두루 거명되고 있다. 외부인사로는 전직 국회의원과 장관, 부총리를 지낸 인사도 포함됐다. `경제 전문가’라는 이유에서다. 뿐만 아니라 `대선 공신’이라는 꼬리표도 붙는다. 특정인을 아예 지목한 중앙지도 있다.
 정치인 출신 CEO가 왔다 치자. 정치인 CEO는 포스코 현황을 파악하는 데만 반년 이상이 소요될 것이다. 포항과 광양제철소의 1만7000명이 넘는 철강근로자들과 호홉을 맞추고, 협력사와 해외패밀리사의 현황까지 파악하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포스코 광양제철소 하이밀 공장이 2011년 합리화 공사를 마치고 세계 최초의 연연속 열연공장을 갖췄는 데 철강에 문외한인 `낙하산’은 세계 최초 `연연속 열연공장’이라는 의미부터 학습해야하는 단점이 있다. 포스코 CEO는 경제지식만 잘 알아서 될 자리가 아니다. 270만평이 넘는 포항제철소와 450만평의 광양제철소, 52개의 계열사와 41개에 달하는 해외 패밀리회사에 대한 기본 지식이 있어야 한다.
 포스코는 지금 위기다. 올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 잠정치는 2조2500억원으로 작년 대비 26% 이상 낮아졌고, 17%에 달했던 영업이익률은 올 3분기 4,2%로 추락했다. 2008년 9조원이던 부채는 작년 14조원대를 넘어섰고, 부채비율도 한때 90%까지 치솟았다. S&P는 포스코 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무디스는 A3에서 Baa1으로, 피치도 A-에서 BBB+로 한단계 낮췄다. 포스코로서는 치욕적이다. 무디스는 지난 11월 포스코 신용등급을 Baa2로 아예 한단계 더 낮췄다.
 경제 각료와 부총리를 지낸 인물들은 `정책’에 강점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철강산업은 치열한 실물경제의 현장이다. 이론도 중요하지만 광활한 제철소와 퍼즐조각처럼 꽉 짜여진 제철현장의 특성, 해외계열사와 협력사의 조직과 생리에 익숙한 현장출신이 아니면 세계철강 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들다. 포스코 새 CEO가 낙하산 아닌 포스코 맨이어야 하는 이유다. 새 CEO는 내년 1월 30일 확정돼 3월 14일 주총에서 승인절차를 밟는다. 지금은 물색 단계다. 포스코 발전에 적합한 CEO의 등장을 고대하면서, 신임 CEO와 관련한 `설’과 루머를 더 이상 퍼뜨리지 않기 바란다.
 정부의 역할은 포스코가 마음껏 능력을 발휘하도록 여건을 마련해주는 것이다. 박태준 사장 이래 포스코 40여년의 역사는 `자율’과 `창의’가 발휘될 때 급성장했다. 정부가 인사에 개입하고 경영에 참견할 때 포스코는 성장이 정체됐다. 포스코가 지금의 정체를 딛고 도약하기 위해서는 포스코만의 역사와 문화, 정서를 살려야 한다. 포스코의 미래는 포스코에 달려 있다. 그건 철강맨들에게 주어진 과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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