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포항시가 또 눈길에 빠져 허우적거렸다. 지난 20일 출근길이다. 이날은 포항지역 고입(高入) 선발시험을 치르는 날이기도 했다. 이날 새벽 포항지역에 내린 눈은 3.6㎝를 기록했다. 대비만 잘 했더라면 교통대란을 빚을 정도는 아니었다.
실상은 정반대였다. 직장인들은 지각사태를 빚었다. 더 심각한 사태는 이날 고입시험장에서 벌어졌다. 고입선발 시험장이 몰려있는 북구 우현동 일대에서 빚어진 혼잡상은 말로 옮기기 어려울 지경이었다. 얼어붙은 도로에 수험생을 태운 차량과 출근길 차량이 뒤얽혀 버렸기 때문이었다. 수험생도, 직장인도 모두 지각하고 말았다. 그 화살이 어디로 날아갔을 지는 묻지 않는 게 현명하다.
포항시는 물샐틈없는 대비를 했노라고 했다. 전날 (19일) 대구·경북 내륙지역에 `대설주의보’ 예비특보가 내려 비상근무 체제까지 가동했다고 했다. 그런데 왜 빙판도로가 생겼고 얼어붙은 도로는 주차장이 되고 말았을까? 지난해 큰 탈 없이 넘긴 제설대책에 자만심이 생긴 것 같다. 그렇지 않고서야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달 수밖에 없다.
같은 날 같은 시간대에 보인 대구의 제설작업과는 영 딴판이다. 대구는 차량통행이 많은 큰 길은 말할 것도 없다. 뒷골목과 보도까지도 보살폈고 출근길에 발이 묶이는 소동 또한 없었다. 시민들이 불평불만을 쏟아내지도 않았다. 대구~포항이 `천리 길’이라도 되나? 올겨울은 유난히 추위가 잦을 것으로 예보된 터다. 그 예보는 일찍부터 맞아 들어가고 있다. 눈 또한 많이 내릴 것이다. 포항시는 고작 1년 만에 `눈 폭탄’의 피해를 잊어버렸다. 이런 포항시의 앞날을 위해서라도 이번 교통대란이 각성제 역할을 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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