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작-포항 음폐수처리장
  • 김용언
실패작-포항 음폐수처리장
  • 김용언
  • 승인 2014.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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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발명왕’. 에디슨을 이렇게들 부른다. 칭호만 보면 아인슈타인도 울고 갈 것만 같은 생각도 든다. 정작 에디슨 본인은 겸손했다. `땀 99%, 영감 1%’라고 했다. 천재가 아니고 `노력형’이란 소리다. 그 에디슨이 광산 사업에 손댔다가 쫄딱 망한 일이 있다고 한다. 자철광에서 철을 뽑아내는 일에 여러 해 매달렸지만 헛일이었다. 그러나 그는 그 실패의 경험을 살려  인조시멘트 사업에선 성공을 거뒀다. 그는 황량해진 자철광 사업장을 찾아가  이런 말을 남겼다. “내가 여기서 일하던 5년간이 나의 일생에서 가장 즐거운 시간이었다. 다른 것을 생각할 여유가 없었고, 여기서 여러 가지 일을 배울 수 있었다.” 성공한 사업장에서 되뇐 소리가 아니라니 더욱 귀에 솔깃하다.
 포항엔 해묵은 양대 애물단지가 있다.  음식물쓰레기폐수(음폐수)처리장과 산업폐기물 처리장이다. 이 가운데 음폐수 처리장만 하더라도 한국환경공단과 시공사가  공법을 잘못 선택한 탓인지 `돈 먹는 하마’노릇만 하고 있다. 당초 예산 80억원에 지난해 24억원이 더 들어갔으나 시설은 우두망찰하여 서 있을 뿐이다. 준공은 언감생심이다. 포항시의원들은 입을 모아 `실패의 전형’이라고 몰아붙이고 있다.

 토속냄새가 물씬 나는 속담이 있다. `북두칠성이 앵돌아졌다’고 할까, `선왕재(先往齋)하고 지벌 입었다’고 할까. 쉽게 풀이해본다. 일이 낭패가 됐다고 할까, 공을 들여 잘 되기를 바랐으나 도리어 나쁜 결과를 얻었다고 할까 하는 소리다. 음폐수 처리장은 두 가지 모두에 해당된다.
 역사에 이름을 남긴 명사들은 한결같이 실패에 인색하지 않은 어록을 남겨놓고 있다. 미국 언론인 J.레스턴은 “실패에 대한 뒷공론은 앞으로의 대책이 강구되지 않는 한 의미가 없다”고 했다. 포항의 음폐수 처리장 논란이 바로 이런 게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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