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보에서 비롯된 사회문화 현상, 역사속 에피소드 담아
우리 성씨와 족보 이야기
박홍갑 지음 l 산처럼 l 408쪽 l 2만5000원
한국인들은 여전히 성씨와 본관에 관심이 많다.
모르는 사람이라도 같은 성씨를 만나면 “본관이 어디요?”라고 묻는 모습을 어렵잖게 볼 수 있다. 심지어 귀화한 외국인도 그렇다. 이참 전 한국관광공사 사장은 `독일 이씨’, 방송인 로버트 할리(한국명 하일)는 `영도 하씨’의 시조다.
박홍갑 전 국사편찬위원회 편사부장은 신간 `우리 성씨와 족보 이야기’(산처럼)에서 `조상과 족보’에 관한 한국인의 태도가 일정한 역사성의 틀을 넘어 고유 심성으로까지 파고들어 있음에 주목한다. 그는 조상과 족보의 탄생부터 변천 과정, 허구와 실체를 추적하면서 그 바탕 위에서 새로운 전통을 가꿀 방안을 모색한다.
이런 와중에 조선 사회에 등장한 것이 문중이다. 문중은 토착적 전통과 유교 규범을 조화시키려는 산물이었다. 문중의 소속 범위는 유교의 사당의례에 참여하는 집단보다 훨씬 넓었고, 형제의 평등 관계라는 토착적 특징을 내포했다. 바로 이 문중에서 시조와 족보가 탄생해 지금까지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 17세기만 해도 극소수 양반만이 갖고 있던 족보는 18세기에접어들면 `족보 장사’가 생겨날 만큼 많아졌다. 조선 후기 사회경제적 변동으로 평민의 경제력이 높아진 데 따른 결과다. 문중이 종족집단을 결속하면서 자연히 종손의 위상이 높아졌고 `정통성’을 둘러싼 소송도 난무했다.
족보와 혈통은 전통사회 지식인의 필수 정보이기도 했다.
저자는 “온고지신과 법고창신의 지혜가 절실히 요구되는 이 시점에서 조상과 족보에 대한 전통 만들기와 가꾸기를 다시금 생각한다”며 “우리 모두가 품격 있는 ’양반의 자손`으로 살아가려는 노력을 기울인다면 이 사회는 갈수록 밝아질 것”이라고 말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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