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자나 이름 없는 민초의 관점서 전쟁고통 조명
나라가 버린 사람들
서신혜 지음 l 문학동네 l 212쪽 l 1만4000원
1592년부터 1658년까지, 불과 66년밖에 안 되는 짧은 세월 동안 조선은 숱한 전쟁에 휘말렸다.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을 거쳐 한숨 돌리려니 명이 후금(청)을 치겠다며 군대를 보내라 하고, 병자호란으로 청에 굴복하고 나서는 청의 요구대로 명과 러시아 정벌에 군사들을 파병했다.
이 시기 역사는 후대에 명장 이순신의 활약, 광해군의 실리외교, 삼전도 굴욕 등 왕이나 중요 인물 중심으로만 기억되곤 한다. 정작 최전선에서 적과 맞서 싸운 병사들이나 그들의 가족, 포로, 여성 등 `보통 사람’들이 전쟁을 어떻게 대했고 어떤 고통을 겪었는지 등은 제대로 조명되지 않는다.
책은 사료와 고소설을 토대로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과 널리 알려진 이들을 두루 다루면서도 읽는 이에게 전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일례로 책은 임진왜란 때 목숨을 내던져 나라를 구한 기생 계월향과 논개가 처음부터 `충(忠)의 화신’으로 인정받지는 못한 점에 주목한다. 저자는 이들이 천한 신분이라는 이유로 당시에는 외면받다가 일제 강점기에 들어서야 시대적 요구에 따라 부각됐다며 “시대의 요청이 개인의 역사를 규정했다”고 말한다. 본래 일본인이었다가 임진왜란 때 조선에 투항해 많은 업적을 남긴 김충선 등도 전란시대의 대표적 소수자들이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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