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홍수 속, 건강한 뉴스 수용법은?
  • 이경관기자
뉴스 홍수 속, 건강한 뉴스 수용법은?
  • 이경관기자
  • 승인 2014.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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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 속박되지 말고 내면 진지하게 탐구해야”… 언론 태도·역할도 소개

 

뉴스의 시대
알랭 드 보통 지음·최민우 옮김
문학동네 l 302쪽 l 1만5000원

[경북도민일보 = 이경관기자] “뉴스는 공적인 삶의 풍조를 조성하고 우리 각자의 테두리 너머에 있는 공동체에 대한 인상을 형성하는 가장 중요하면서도 유일한 힘이다. 뉴스는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현실을 만드는 으뜸가는 창조자다.”(13쪽)
 스마트폰이 손 안의 친구로 자리 잡은 뒤 뉴스는 우리의 시간과 함께 흐른다. 많은 언론매체들은 쉼 없이 뉴스를 토해내고 사람들은 그 뉴스를 읽으며 세상과 소통한다는 묘한 안도감을 느낀다.
 일상의 철학자 알랭 드 보통이 최근 뉴스에 대해 탐닉한 `뉴스의 시대’를 펴냈다.
 신문지면과 TV화면에 머물던 뉴스가 이제는 우리의 손 안에 들어와 정보를 쏟아낸다. 그는 이 책에서 뉴스의 홍수 속, 건강한 뉴스 수용법에 대해 말한다.
 “이 일은 사용설명서가 필요 없다. 왜냐하면 세상에서 가장 평범하고 쉽고 빤한데다 특별한 구석이라고는 없는 활동이기 때문이다. 마치 숨쉬기나 눈을 깜박이는 것과 같다.“(10쪽)
 뉴스는 우리의 세계관을 창조하는 가장 강력한 매체로 사회적 현실에 대한 대중의 감각을 만들어 낸다. 그러나 뉴스를 어떻게 소비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곳은 많지 않다. 그는 일상의 선생님인 뉴스의 소비방법과 또 그런 뉴스를 생산해 내는 언론기관의 태도는 어떠해야 하는지 이야기 한다.
 “정치 뉴스가 따분하다는 대중적 인식은 결코 사소한 문제가 아니다. 뉴스가 프레젠테이션 기술을 통해 대중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관심을 모으는 데 실패할 때, 사회는 자신의 딜레마를 붙들고 고심하는 일에 위험할 정도로 무능해지고, 따라서 사회를 변화시키고 개선하려는 대중적 의지도 결집될 수 없기 때문이다.”(37쪽)

 그는 이 책에서 정치 뉴스는 왜 재미없이 느껴지고 경제 뉴스는 왜 그렇게 딱딱한지, 대체 왜 우리는 유명인사들의 사생활에 집착하고 세계 곳곳의 상황과 변화에 대해서는 왜 그렇게 무딘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우리가 보기에 너무 빤하고 흔한 것들이 지닌 상대적인 미덕 혹은 결점을 조명하는 것이 뉴스의 임무가 되어야 한다.” (103쪽)
 일상의 멘토가 되기를 자청한 뉴스는 사실상 현재 정치인의 행보나 셀럽들의 사생활 등 특별한 누군가의 삶을 조명하고 있다. 대중의 이야기를 담지 않는 뉴스는 더 이상 권력을 갖지 못한다. 그는 사람이 살아 숨 쉬는 언론만이 이 시대 대중에게 사랑 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대중으로 하여금 자신이 처한 상황을 납득할 수 없어 절망감을 느끼게 하고, 좀 더 평등한 세상을 향한 당찬 포부를 박살내버리는 경제 분석으로 대중을 완전히 나가떨어지게 하는 데 일조하는 게 바로 뉴스다.”(157쪽)
 그는 지금의 경제 뉴스는 통계와 숫자 뒤에 감춰진 세상을 오롯이 비추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 성장을 위한 기업들의 모험과 책략, 열정과 고통은 온데간데없이 숫자가 가득한 경제 뉴스는 대중들에게 외면 받는다. 그는 경제 뉴스가 대중들의 시선을 잡기 위해서는 시장자본주의를 보다 합리적인 형태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다양한 시각이 절실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우리가 자기 내면을 들여다보길 정말 간절히 피하고자 하는 그때가 바로, 불편하지만 잠재력 있는 생생한 생각들을 배양하는 순간이다. 뉴스가 우리를 붙잡아매는 순간도 이때다. 내면 탐구에 반대하는 이 뉴스라는 존재가 얼마나 질투심이 많은지, 그리고 우리 내면으로 얼마나 깊이 침투하기를 소망하는지 우리는 깨달아야 한다.” (289쪽)
 그는 우리에게 더이상 뉴스에 속박되지 말고 자신의 내면에 대해 진지하게 탐구하라고 강조한다. 이미 뉴스에 중독된 우리는 뒤쳐진다는 막연한 불안함에 뉴스에 매달리지만 정작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결핍은 내면에 있다는 것.
 “뉴스가 더 이상 우리에게 가르쳐줄 독창적이거나 중요한 무언가를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아챌 때 삶은 풍요로워진다. 그때 우리는 타자와 상상 속에서만 연결되는 것을 거부할 것이다. 타자를 정복하고 망가뜨리고 만들거나 없애는 일을 그만둘 것이다. 아직 우리에게는 할당된 짧은 시간 속에서 견지해야 할 자신만의 목적이 있음을 자각하면서 말이다.”(291쪽)
 그는 세계와 `나’, 타자와 `나’의 만남이 진정한 소통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뉴스를 통한 간접적인 형태가 아닌 보다 살아있는 이야기로 채워져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뉴스에 대한 그의 철학이 우리에게 던지는 물음에는 동의한다. 그러나 그 특유의 사유하는 문장의 부재와 함께 뉴스에 대한 조금 더 치밀하지 못한 분석에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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