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협정 타결 이후 경북도 내 곳곳에서 산지 한우 값이 빠른 속도로 하락하고 있다. 지난 6일 포항시 기계면 닷새장 가축시장에서 거래된 소 값은 600kg짜리 암소가 5일만에 30만원이 떨어진 460만원이었다. 경주시 안강 우시장에서도 FTA 타결 이틀만에 한우 큰소는 평균 20만원 안팎, 송아지도 최고 25만원까지 떨어졌다. 예천 용궁, 김천, 영주 등 도내 전 지역의 소 값 하락폭은 비슷하다. 염려스러운 현상이다.
한미 FTA협정이 타결되어 양국의 비준절차가 남아 있다. 비준이 된다 하더라도 빨라야 내년 이후부터 효력이 발생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쇠고기는 15년이나 관세가 유지된다. 또 정부와 지자체들도 나름대로 엄청난 예산이 수반되는 축산 대책을 서둘러 마련하여 내놓고 있다. 그런데도 한우 값이 FTA 직후 이처럼 빨리 곤두박질치고 있다.
물론 축산농가들의 심리적 불안이 클 것이다. 여기에다 광우병 파동으로 3년 여 전부터 국내 수입이 금지돼 있는 미국산 쇠고기 문제가 함께 개재돼 있을 것이다. FTA 비준과 한국의 미국쇠고기 재개를 연계시켜 해결하려는 미국의 강경한 태도로 보아 곧 수입이 재개될 수밖에 없으리라는 판단 때문에 홍수출하 현상이 빚어지고 값 폭락이 잇따르는 것이다. 미국쇠고기 수입금지 기간 동안 한우 값이 강세를 보임에 따라 입식이 늘어나 있는 것도 값 하락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
정부와 자치단체들은 장기대책도 중요하지만 지금 나타나고 있는 내림세 소 값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최선의 방법으로 축산 농가의 홍수출하를 억제시키고, 투매를 서두르지 않아도 큰 피해가 없을 것임을 믿게 할만한 대책을 시급히 마련하여 농가를 안심시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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