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회+십상시’에 이은‘박지만+7인회’?
  • 한동윤
‘정윤회+십상시’에 이은‘박지만+7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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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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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감고 귀 막고 싶은 국민 심정 헤아려야 

[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정윤회 문건’이 의외의 방향으로 굴러가기 시작했다. ‘정윤회 문건’이 정씨와 청와대 문고리 3인방(이재만 총무비서관·정호성 제1부속실장·안봉근 제2부속실장) 등 ‘십상시’가 주인공이라면 ‘박지만과 7인회’는 정윤회 등 십상시를 감찰한 조응천·박관천 등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EG회장과 가까운 청와대 민정비서실 공직기강 감찰라인이 핵심이다. 말하자면 이번 사태가 정윤회 대 박지만의 갈등구도로 좁혀지고 있는 셈이다.
 ‘정윤회 문건’은 박지만씨와 대척관계에 있는 정윤회+십상시의 국정농단과 공직인사 개입이 골자다. 그 문건을 박지만씨 라인인 조응천·박관천이 작성했고, 박관천 경정은 이 문건을 밖으로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박 경정 부하직원들이 이 문건을 복사해 외부로 유출했다. 정윤회와 십상시를 손보기 위한 의도라는 게 정윤회와 십상시 쪽 의심이다.
 그 이유는 이렇다. 조응천·박관천 라인은 정윤회와 십상시의 비밀회동 등과 관련한 보고서를 김기춘 비서실장에게 올렸으나 정씨 등에 대한 조치가 이뤄지기는커녕 조·박 두 사람이 청와대에서 쫓겨나고 말았다. 특히 조 비서관은 사물(私物)조차 챙길 시간도 주지 않고 축출하다시피 했다는 것이다. 최대 권력실세인 정윤회와 십상시를 건드린 탓으로 굳게 믿고 있다. 이에 앞서 조응천·박관천은 이재만 비서관 등과 인사문제로 충돌했다. 뿐만 아니라 김재수 국군기무사령관 등 박지만씨 측근들도 취임 반년도 안돼 옷을 벗었다. 그림만 놓고 보면 정윤회와 십상시에 박지만씨가 완패(完敗)한 꼴이다.
 정윤회에 완패한 박지만 측근들의 속이 부글부글 끓고 있는 가운데 정윤회 문건이 터져 나왔다. 정윤회와 십상시의 국정농단이 골자다. 충분히 조·박 라인이 의심받기 충분한 정황이다. 문제는 정윤회 문건을 폭로한 세계일보 기자가 기사화에 앞서 박지만씨를 만났다는 사실이다. 그 것도 조응천씨가 다리를 놨다. 자신들이 청와대에서 문제 삼은 정윤회와 십상시가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자 문건을 언론에 흘렸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여기에 등장하는 인물이 ‘박지만 7인회’다. 조응천·박관천·오 모 행정관·박지만씨 측근 전씨 등이다. 정윤회씨는 문건 폭로가 이들 ‘7인회’에 의해 이뤄졌다는 주장을 검찰에 편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가 검찰에 출두하면서 “엄청난 불장난을 누가 했고, 누가 춤췄는지 밝혀질 것”이라고 주장한 것은 조응천·박관천과 함께 박지만씨를 지목한 것이다.
 박지만씨는 박 대통령 친동생이다. 정윤회씨는 박 대통령이 국회의원 시절 비서실장이었다. 정씨는 특히 박 대통령과 과거 특별한 인연이 있던 최태민 목사의 사위다. 그는 최근 최 목사 딸 최순실씨와 이혼했다. “아내를 지키기 위해서 이혼했다”고 했다. 이혼하면서 ‘비밀준수 서약’을 전 부인과 맺었다.
 박지만씨는 누나인 박 대통령과 최태민 목사와의 관계를 불편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연히 최 목사 사위인 정윤회를 멀리했을 것이다. 그런데 조응천과 박관천 등 청와대 내 ‘박지만 라인’으로부터 정윤회와 십상시의 ‘국정농단’에 관한 보고가 끊임없이 올라왔다. “피보다 진한 물이 있더라”는 박지만씨의 절규(絶叫)가 의미하는 내용이 무엇인지 뻔하다. 더구나 박 대통령은 청와대에 들어간 뒤 단 한 번도 동생을 청와대로 부르지 않았다. 박지만씨와 그 주변이 ‘정윤회 문건’ 유출 세력으로 지목되는 이유다.
 박 대통령은 ‘정윤회 문건’을 ‘찌라시’라고 규정했다. 검찰도 정윤회와 십상시의 강남 중국집 정례모임이 실체가 없다는 쪽으로 결론내렸다. 정윤회 문건이 ‘찌라시’로 확정되어 가는 추세다. 동시에 청와대는 ‘조응천 등 박지만 측근 7인방’을 정윤회 문건 유출세력으로 지목하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제 박지만씨측이 코너에 몰리는 모양새다.
 정윤회와 박지만 대립구도에서 황당한 쪽은 국민들이다. 한때의 비서실장과 대통령 친동생이 마주 보고 으르렁 거리는 기막힌 상황에 귀를 막고 눈을 감고 싶은 심정이다. 거기에 ‘최태민’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국민들은 박 대통령이 하루 빨리 정윤회-박지만 질곡에서 헤어 나와 ‘통일대박’을 위해 매진해주기만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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