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상한 `섹시’는 가라 여전사 `렉시’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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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상한 `섹시’는 가라 여전사 `렉시’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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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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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집 타이틀 `하늘 위로’ 컴백…섹시 열풍 속 중성미로 차별화
 
 살짝 붉은 기운이 감도는 레이어드(Layered) 커트. `루즈 컨트롤(Lose Control)’ `핫 보이즈(Hot Boyz)’ 뮤직비디오 속 미시 엘리엇(Missy Elliott)이 스친다. 물론 엘리엇은 짙은 흑발이었지만.
 화장기 없는 `쌩얼’로 나타난 렉시(본명 황효숙)는 짧은 머리를 긁적이며 “후훗”하고 웃어버린다. 무대에서 뿜어낸 카리스마는 `바닥을 쳤다’. 톰보이 같은 귀여움이라니…. “제발 가식 좀 떨어보라”고 등을 떼밀고 싶다. 그러나 “그냥 말 편하게 해도 되죠?” 하며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렉시의 3집은 전작에 대한 반성의 결과물. 보컬을 덜어내고 탄성 있는 랩을 눌러담았다. 클럽 바닥에 운동화를 문지르며 한 손으론 허공을 가르고 어깨는 그루브를 즐기기 딱 좋은 음악. 강한 멜로디와 잘게 쪼개진 비트가 속도감을 품었다. 음표가 톡톡 튀어오르는 듯하다.
 타이틀인 트랜스 리믹스곡 `하늘 위로’는 손을 뻗고 `점프! 점프!’를 외치고 싶을 정도. `겟 업(Get Up)’ `러시(Rush)’ `힛 디스 파티(Hit This Party)’까지 오랜만에 일관성 있는 음반이다.
 2집 당시 렉시는 보컬 비중을 대폭 늘렸으나 반응은 아쉬웠다. YG엔터테인먼트 양현석 이사의 말을 빌리면 “실패한, 망한 음반”이다.
 “양 이사님이 `음반 접자’는 한마디에 활동을 중단했죠. 성대결절로도 고생했고요. 그때 이후 노래에 배신감을 느꼈죠. 다신 노래 안 하겠다고 굳은 마음도 먹었어요. 꽥꽥 소리를 지르고 정말 열심히 했는데…. 알고 보니 그때 발성은 틀렸더군요. 그래서 성대에도 무리가 갔나봐요.”
 2집 때는 준비 과정부터 힘들었다. 집안에도 불운이 닥쳤다. 그를 지탱해준 건 신앙. 원래 가톨릭 신자이던 그는 2005년 말부터 이모를 따라 개신교 교회에 다니기시작했다.
 “2집 준비 당시 서서히 가세가 기울기 시작했어요. 음반은 잘 안됐고. 지난해엔 정말 힘들었죠. 나중에 가스펠이라도 불러야겠단 생각으로 열심히 교회에 다녔어요. 신앙을 통해 욕심을 버리니 전작의 실패에 대한 부담도 사라졌어요. 목소리도 더 잘나오고.”
 미국 출신 페리(Perry)와의 녹음은 수월했다. YG에서도 렉시와 최고의 궁합으로 꼽힌다. 이현우 등의 음반에 래퍼로 참여하던 때 양 이사의 눈에 띄어 99년부터 YG에서 트레이닝을 받으며 페리와 맺은 인연만 8년째.
 렉시가 작사한 `베이비 보이(Baby Boy)’는 15분 만에 녹음을 마쳤다. 페리는 녹음 내내 “퍼펙트, 좋아, 굿”이라며 칭찬했다. “단점을 리얼하게 짚어내는 천재 작곡가 페리에게 인정받은 게 정말 기쁘고 감사했다”고 한다.
 여자 가수들의 `섹시 코드 광풍(狂風)’이 일고 있는 가운데 렉시는 중성적인 이미지로 승부수를 던졌다. 잘생겼다는 소리를 듣는 렉시의 팬 대다수가 여성 팬인 점도 주목할 만하다.
 “2집 때는 섹시한 척을 했다”는 그는 “여느 여자 가수들과 다를 바가 없어 실망하는 목소리가 높았다”며 “속이 여려 잘 운다는 점에선 천상 여자지만 야망은 남자보다도 더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내 정서상 여자가 선머슴처럼 남성성을 강조할 경우 거부감을 줄 수 있어 경계하고 있다고. 성별(性別)의 경계를 잘 넘나들겠다는 뜻이다.
 “스타일리스트 언니가 저보고 여자이기를 포기한 애래요(웃음). 무대에서 유독 땀을 많이 흘리는데 공연하다 속눈썹이 귀찮으면 떼어내 버리거든요. 양 이사님은 `제발 흥분 좀 하지 마라. 무대에서 너무 흥분해 짜증난다’고 하세요. 원래 땀을 많이 안 흘렸는데 스케줄이 많아진 2004년부터 밴에서 눈 붙이고 무대에 올라가 순간적으로 몸이 데워지는 걸 반복했기 때문인가봐요. 전 무대에서 너무 몸이 쉬 달궈져요.”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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