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을 등지면 민심은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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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을 등지면 민심은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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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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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
(언론인)

 
 4·25 재·보선은 우리 정치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주었다. 후보 공천 잡음에서 부터 중앙당 차원의 혼탁한 선거전과 구태 정치, 저조한 투표율과 지역감정에 편승한 감성 정치, 선거 후 이합집산 움직임 등 한마디로 재·보선 정국은 우리 현실 정치의 축소판이었다.
 이번 선거는 국회의원 3곳, 기초단체장 6곳, 광역의원 9곳, 기초의원 37곳 등 전국 55개 선거구에서 56명의 당선자를 뽑는 선거였다.
 오는 12월 대선을 약 8개월 앞두고 치러진 선거라는 점에서 무엇보다 국회의원 보선이 정치권과 국민의 관심을 끌었다.
 특히 국회의원 보선이 수도권(경기 화성시), 충청권(대전 서을), 호남권(전남 무안·신안) 등 차기 대선의 승부처가 될 3곳에서 실시돼 이번 선거 결과는 향후 대선정국의 민심을 가늠하는 풍향계로 국민적 관심을 모았다.
 국회의원 보선은 열리우리당이 화성 한 곳에만 후보를 공천한 가운데 한나라당 대 비 한나라당 구도로 치러졌다.
 집권여당이 없는 상황에서 원내 제1당을 상대로 원내 제2당인 열린우리당은 제쳐놓고 소수당인 민주당과 국민중심당 그리고 무소속 후보가 경합하는 희한한 선거판이었다.
 한나라당은 재·보선 `불패신화’를 이어가기 위해 `빅 2’로 불리는 이명박, 박근혜 두 대선주자와 당 지도부가 총 출동한 가운데 당력을 쏟아부었으나 참패했다. 
 한나라당은 선거 기간 중 돈 공천 파문과 후보 매수, 과태료 대납 등 각종 비리가 터져나와 수권정당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일부 의원들이 대한의사협회장으로부터수시로 돈을 받은 것으로 보도돼 당 내외에서 개탄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국회의원 보선에서 한나라당은 오로지 경기 화성에서만 승리했다. 승리했다기보다 한 석을 건졌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기초단체장 선거결과는 한마디로 한나라당에 충격이었다. 무소속 돌풍이 일어났다. 한나라당 전재희 정책위의장은 “한나라당이 부정부패를 뿌리뽑지 못할 바에는 집권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나의 평소소신”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한나라당은 당과 대선후보에 대한 높은 국민 지지율로 착시현상이 심화돼 국민의 마음을 적확히 읽지 못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재·보선 결과는 한나라당에 뼈아픈 교훈을 남겼다. 전 의장 말대로 당이 이번 사태를 `칼날같이’ 정리하지 않는다면 지난 두 차례 대선의 패배를 되풀이할지 모른다.
 각종 선거에 후보도 제대로 내지 못한 열린우리당은 국회의원 보선에서 한 석도 건지지 못했다.
 이미 집권여당의 위상은 사라진 지 오래다. 그래도 국회의원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와 국민중심당 후보의 당선으로 범여권 통합을 위한 비 한나라당 전선 구축은 힘을 받게 됐다.
 국민은 이번 선거를 통해 한나라당에 마지막 경고를한 셈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하기에 따라서는 이번 국회의원 보선 결과가 한나라당에 독이 아니라 약이 될 수도 있다.
 열린우리당도 마찬가지다. 무엇보다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면 민심을 얻을 것이고 국민을 등지면 민심도 떠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열린우리당을 비롯하여 통합신당모임, 민생정치모임과 민주당, 국민중심당 등 범여권 정당과 정파들은 이번 선거를 계기로 하루 빨리 가건물을 철거하고 다음 대선과 총선에서 국민에게 심판받을 본건물을 세우기 바란다.
 한나라당이 향후 어떤 행보를 보이든, 그리고 범여권이 하나로 뭉치든 아니면 흩어지든, 차기 대선과 총선이 철새 정당과 구태 정치인을 청산해 새 시대, 새 정치를 여는 전기가 되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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