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법인세율 인하’ 경쟁중
  • 한동윤
세계는 지금 ‘법인세율 인하’ 경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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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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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기업 법인세 부담 세계 3위

▲ 한동윤 주필
[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법인세(corporate tax)는 법인의 소득을 과세대상으로 하여 법인에게 부과하는 세금이다. 일정한 소득을 과세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소득세의 성격을 갖는다. 국내 법인뿐만 아니라 국내에 원천소득이 있는 외국법인 역시 법인세를 납부할 의무가 있다.
 세계는 지금 그 법인세를 인하하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글로벌 평균 법인세율은 2006년에 27.5%에서 지속적으로 인하돼 2014년 23.64%로 낮아졌다. 감소폭은 -3.86%포인트다. 감소가 큰 권역은 1위 아시아(-7.08%포인트), 2위 북미(-4.8%포인트), 3위 유럽(-4.02%포인트), 4위 오세아니아(-3.6%포인트), 5위 OECD(-3.56%포인트), 6위 EU(-3.49%포인트), 7위 아프리카(-2.97%포인트), 8위 남미(-1.55%포인트) 등이다. 경제가 활성화된 지역에서 법인세가 큰 폭으로 인하되고 있는 수치다.
 국가별로는 G7 가운데 미국과 프랑스는 법인세율이 2006~2014년간 변화가 없다. 일본은 2006년 40.69%에서 2012년에 38.01%로 인하했고, 다시 2014년에 35.64%로 또 인하했다. 독일은 2006년 38.34%에서 2008년 29.58%로 인하해 2014년까지 같은 수준을 유지해왔다. 영국은 2006년 30%, 2014년에 21%로 낮췄고, 이탈리아는 2006년 37.25%에서 2008년 31.4%로 인하했다. 캐나다, 스웨덴, 러시아, 중국, 싱가포르 역시 마찬가지다.
 한국은 2006년 27.5%였는데 2009년 24.2%로, 2011년에 22%로 인하했다. 그러나 2012년 24.2%로 인상했다. 한국은 OECD 평균 감소폭보다 작다. 법인세를 인하하다 인상한 유일한 나라가 한국이다.
 법인세율보다 중요한 것은 ‘GDP에 차지하는 법인세 비중’이다. 법인세 비중이 큰 나라는 1위 노르웨이(8.536%), 2위 룩셈부르크(4.886%), 3위 뉴질랜드(4.443%), 4위 일본(3.884%), 5위 한국(3.339%)이다. 한국 법인세 비중 3.339%는 OECD 평균 2.876%보다 훨씬 크다. 기업 부담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다.
 법인세가 총조세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따지면 우리 기업의 부담은 훨씬 커진다. 총조세에 차지하는 법인세 비중이 2012년 OECD 평균 8.534%였다. 반면 한국은 14.881%다. 한국은 OECD 국가 가운데 노르웨이(24.8%), 호주(18.932%)에 이어 3위다.
 법인세는 해외자본유치와 직결되어 있다. 법인세가 낮아야 외국자본이 많이 유입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법인세로 영업이익을 뜯어가는 나라에 어느 외국자본이 투자하려하겠는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알바니아 등 옛 사회주의 국가들의 법인세가 세계에서 가장 낮은 것은 ‘경제발전에 필요한 해외자본 유치’ 때문이다. 이들 나라의 법인세율은 9%~21% 선이다.
 우리에게 법인세는 여야의 논쟁거리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최근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해법의 하나로 ‘법인세와 고소득자 소득세 인상’을 제안했고,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이를 반대했다.
 문 대표의 연설은 ‘부자증세’다. ‘1% 부자에게 세금을 더 매겨 나머지 99%가 잘사는 나라로 만들겠다’는 게 새정연의 모토다. 법인세를 ‘부자세’ 개념으로 접근한 격이다. 문 대표가  ‘법인세 정상화’를 내세워, 이명박 정부 때 취해진 법인세 등 인하 조치를 ‘부자 감세’로 규정하고 “대기업에 대한 최고 세율을 ‘부자 감세’ 이전으로 되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대표는 소득세에 대해 “최고 세율 구간 설정을 높이고 누진율도 높여야 한다”며 “금융과 자본 소득 및 재산 소득에 의한 고소득에 대해서도 적절한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했다. 새정치연합이 3월 31일에 발표한 4·29 재·보선 정책 공약에서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재 22%에서 감세 전인 25%로 환원하고 과세표준 구간의 최저한세율을 상향하며, 재벌 대기업에 대한 비과세 감면 지원 제도를 폐지하겠다”고 했다.
 새정연 문대표의 법인세 인상 요구에 대한 정부와 여당 반응은 무의미하다. 또 비전문가가 법인세 문제에 왈가왈부하는 것도 적절치 않다. 다만 왜 세계가 법인세를 경쟁적으로 인하하는지, 왜 기업의 세금부담을 덜어 주기 위해 노력하는지 다 함께 고민해봤으면 좋겠다. 무엇 보다 법인세를 ‘부자세’로 낙인찍어 기업을 몰아붙이는 일도 삼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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