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 ‘연내이전’은 확실한가
  • 정재모
도청 ‘연내이전’은 확실한가
  • 정재모
  • 승인 2015.04.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정재모
[경북도민일보]  경북도청 이전시기가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보도가 최근 잇달았다. 김관용 도지사는 지난달 13일 도의회 의원들의 질문에 ‘올해 안으로 도청을 완전 이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일정, 개청식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후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이전시기를 명확히 제시하지 않은 것이다. 한 관계자의 입에서는 이런 말도 나왔다. “올해 안에 옮기느냐, 아니면 정주여건을 어느 정도 갖춘 후 이전하느냐를 두고 내부에서 고민을 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2월말엔 이런 보도도 있었다. ‘경북도는 8월부터 9월까지 두 달 동안 각 실국별로 이전작업을 추진하여 10월부터는 안동·예천 신청사에서 업무를 시작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보도는 이어 ‘이로써 10월 1일 신청사에서 열리는 제280회 도의회 임시회가 경북도의 신청사 시대를 알리는 첫 공식행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도 했다. 한마디로 도가 도청이전 시기를 명확히 결정하지 않고 계속 갈지자로 미적거리고 있는 것이다.
 경북도청 도내 이전은 지난 2008년 확정됐다. 당시 2013년까지 이전하겠다는 계획이었다. 도민들은 애타게 기다렸다. 그러나 ‘2013년 이전’은 떠내려갔다. 그 후에도 이전 시기는 세 차례나 연기를 거듭했다. ‘경상도 700주년’이 되는 지난해 말까지는 이전한다고 했다가 막판에 다시 ‘2015년 7월’로 늦춰졌다. 그러더니 또 ‘10월’이 되고 또 다시 ‘하반기’로 얼버무려졌다. 그리고 급기야 ‘올해 안에 옮기느냐 아니면…’ 운운에까지 이른 것이다. 도의 이런 모습을 보면서 도민들의 기대는 지쳐가고 있다. 냉소적인 기류도 감지된다. 되돌릴 수 없는 도청 이전이 왜 이렇게 자꾸 늦춰지는 걸까.
 올 하반기에 이전할 거라면서 명확한 시기를 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 그럴듯한 분석이 없는 것은 아니다. 경주세계문화엑스포(8월 21일~10월 17일), 세계군인체육대회(10월 2~11일) 등 굵직한 국제행사가 하반기에 집중돼 있다는 것이다. 또 정부 주요인사 초청문제를 중앙 요로와 사전 조율해야 한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도가 직접 밝힌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언뜻 일리가 있는 듯이 보인다. 하나같이 행정력이 집중돼야 할 일들임에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것이 도청 이전 연기의 타당한 사유가 된다면 도청은 영영 이사하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도정에서 한가한 날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도청 신도시의 정주기반이 현재 완벽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많은 도 단위 기관단체들이 남 먼저 이전해오기를 꺼리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이런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도민들은 지난해 말 도지사가 ‘정주기반’ 등을 내세워 올 7월로 이전시기를 늦추기로 했다고 말했을 때 수긍했다.
 그러나 이전 시기를 자꾸 늦추는 명분으로 전가의 보도처럼 내세우는 ‘정주여건’이 완벽하게 갖춰지는 상태란 애초부터 있을 수 없다. 허허벌판에 하나의 완벽한 도시를 일거에 건설한다는 것은 가능한 일이 아니다. 어차피 도시란 세월과 함께 조금씩 모양을 갖춰나가는 것이다.
 현 도지사는 지난 2006년 도지사 선거에서 도청 도내 이전을 과감하게 공약으로 들고 나와 결국 관철시켰다. 도청 도내 이전이 비록 시대적 필연이었다고 해도 도지사의 노력이 크게 작용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도지사가 그동안 정주기반 조성사업을 점검하고 독려하는 일에 적극성을 얼마나 보였는지 도민들은 묻고 있다. 이전 대상 기관들과 어떻게 효과적으로 대화하고 설득했는지 도지사는 자문해볼 일이 아닐까 싶다.
 도청 이전을 한 달 두 달 자꾸만 미루게 되면 도청 이전과 함께 새 경북시대를 힘차게 열어가자는 도민의 긍정적 공감대는 약화될 수 있다. 한두 번도 아니게 자꾸 말을 바꿔 온 도정에 대한 믿음이 묽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전 연기의 진짜 속내가 뭘까 하는 엉뚱한 의심도 도민들로 하여금 갖게 만든다. 이런 것은 새 출발에 즈음하여 새롭게 하나로 모아야 할 도민 역량 결집을 방해할 수 있다. 새로운 경북시대를 외치는 그 출발점에서부터 도민들이 도정에 대한 불신을 품도록 만드는 일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김 지사는 도청사 신축이 거의 완료된 지금, ‘마지막으로’ 도청 이전 일정을 서둘러 명확히 하는 것이 좋겠다. 그리고 그것을 도민 앞에 천명하고 어떠한 경우라도 그 발표만은 지켜줬으면 한다. 그래야 도민들이 새 경북시대에 대한 환희와 희망을 함께 나누면서 힘찬 전진의 발걸음을 경쾌하게 떼어놓을 수 있을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