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은 사설과 칼럼 중 뭘 더 열심히 읽을까?
  • 김용언
유승민은 사설과 칼럼 중 뭘 더 열심히 읽을까?
  • 김용언
  • 승인 2015.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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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분노 비판한 논설-유승민 사퇴 촉구한 컬럼

[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신문에는 스트레이트 기사와 해설, 그리고 논설과 칼럼이 있다. 스트레이트는 있는 사실을 그대로 전달하는 기사고, 해설은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배경 설명이다. 논설은 스트레이트로 소개한 현상이나 사건에 대한 그 신문사의 통일된 입장을 정리한 것이다. 반면 칼럼은 스트레이트, 해설, 논설로 소개하지 못한 깊숙한, 일종의 철학을 담은 신문사 소속 필자의 오피니언이다. 칼럼이 사설보다 무게를 갖는 이유는 기사나 사설로도 다루지 못하는 근저(根底)의 이야기를 담았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에게 “배신의 정치”라는 말로 철퇴를 가한 뒤 언론사의 논조는 대체로 박 대통령을 비판하는 기류다. 박 대통령의 분노가 합당치 않으며, 적절치도 않고, 청와대가 당을 장악하려는 독재적 발상이 엿보인다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대부분 언론사 사설이 그렇다.
 그러나 해설과 칼럼으로 들어가면 사정이 달라진다. 유 원내대표의 대야 협상과 원내전략에 박 대통령과 청와대를 골탕 먹이기 위한 의도까지 엿보인다는 내용으로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내용이 적지 않다. 원칙적으로는 박 대통령의 유 원내대표 ‘찍어내기’가 합당치 않지만 속을 파고 들어가면 유 원내대표가 그 원인을 제공한 장본인이라는 것이다. 칼럼의 묘미와 의미는 이런 데 있다.
 동아일보 송평인 논설위원은 2일자 조간에서 ‘유승민이 사퇴해야 하는 이유’라는 칼럼을 통해 “유승민은 국회법 개정안이 강제성이 없으며 위헌이 아니라고 강변했다. 그럼으로써 이미 있는 권고 규정을 왜 개정하느냐는 자가당착에 빠졌다. 그는 강제성 논란이 계속되자 ‘요구’를 ‘요청’으로 딱 한 글자 고쳐놓고 남은 우려마저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국민을 조삼모사(朝三暮四)로 속일 수 있는 원숭이 정도로 취급한 것이다”고 매섭게 몰아쳤다.

 또 “유승민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예상됨에도 국회법 개정안 통과를 주도했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으니 다시 통과시킬 책임도 그에게 있다. 그러나 새누리당 의총은 재의 표결에 불참하기로 했다. 유승민은 사실상 불신임을 받은 것이다. 의원총회가 그의 강제 사퇴를 결정하지 않았다고 이 메시지를 읽지 못하면 모자란 사람이다”는 쐐기까지 박았다.
 송 논설위원은 끝으로 “주역(周易)에 야윈 돼지가 뛰려는 모양의 괘가 있다. 야윈 돼지가 우리를 뛰쳐나와 사방을 뛰어다니며 엉망으로 만들려는 순간 그 돼지를 제지한 것이 이번 대통령 거부권 행사의 본질이다. 야윈 돼지가 유승민이 아니라도 제지했어야 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유 원내대표가 이 글을 읽었을까?
 중앙일보 강주안 디지털 에디터 역시 같은 날 “박 대통령은 유승민에게 배신을 얘기할 자격이 있다. 유 원내대표는 2004년 비례대표로 국회에 들어왔다. 이듬해 한나라당 텃밭 대구 동을 공천을 따낸 건 박 대통령 덕이 컸다. 금싸라기 지역구를 잡지 못했다면 오늘날의 유 원내대표가 존재할지 장담 못 한다”고 ‘배신’을 언급했다.
 하루 앞서 같은 신문 김진 논설위원은 유 원내대표의 언행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지난 1월 그가 원내대표에 출마했을 때 우려했다. 그에게 ‘충돌적인 사고체계’가 있기 때문이다. 4년 전 2011년 6월 그의 최고위원 출마 선언문이 매우 과격했다. 가진 자, 재벌, 4대강 사업을 매도했다. 부자들은 돈이 많아 주체를 못하는데 가난한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 재벌기업은 수십조원 이익을 보는데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이 죽어가고 있다”고 했다면서 그러나 “유 의원은 미국에서 박사학위 받고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근무했다. 2015년 그의 신고재산은 35억원이 넘는다. 아파트 2채에 콘도·골프장 회원권도 있다. 자신의 표현대로 ‘돈을 주체할 수 없어’ 그것들을 사들였나?”고 물었다.
 김 논설위원은 이렇게 결론을 내렸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자신에게 맞지 않는 옷을 입었다. 맡아서는 안 될 자리를 맡았다. 그는 애당초 원내대표에 출마하지 말았어야 한다. 그를 뽑을 때 많은 의원은 그가 대통령과 이렇게 충돌할 줄 몰랐을 것이다”고. 유 원내대표가 박 대통령과 유 원내대표를 양비론으로 비판한 논설, 깊은 사고로 유 원내대표의 속성을 질타한 칼럼 중 어느 것에 빠져 있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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