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라 안보 과연 온전한가
  • 김용언
이 나라 안보 과연 온전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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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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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백범 김구 선생은 신토불이 독립운동가다. 남북단일정부 수립에 온몸을 던졌지만 안두희의 총탄에 쓰러져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못본 채 눈을 감았다. 그의 독립정신은 서울 용산 ‘백범기념관’에 고스란히 살아 있다. 백범의 아들 김신은 군인으로 부친의 뜻을 받들어 대한민국을 지켰다. 공군참모총장을 역임했고, 백범기념관 관장을 지냈다.
 해상작전헬기 ‘와일드 캣(AW-159)’ 도입 비리로 구속 기소된 김양은 백범의 손자이자, 김신의 아들이다. 그런 핏줄의 연(緣)으로 그는 국가보훈처장을 지냈다. 그의 혐의는 차세대 해상작전헬기로 ‘와일드캣(AW-159)’이 선정되도록 힘을 써준 대가로 제작사 아구스타웨스트랜드(AW)로부터 14억 원의 고문료를 받은 것이다.
 더 가관인 일도 있다. 헬기 제작사인 아구스타웨스트랜드와 지난해 10월 맺은 ‘2차 고문계약’을 숨기기 위해 자신의 주소지에 페이퍼컴퍼니를 세운 뒤 법인 명의로 계약서에 서명한 정황까지 검찰에 적발된 일이다. 그가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은 지난달 26일은 공교롭게도 백범 66주기 추도식이 열린 날이었다. 백범과 김신 장군이 그들의 손자-아들이 페이퍼컴퍼니까지 세워 방산비리에 연루됐다는 사실을 알면 지하에서 벌떡 일어날지도 모를 일이다.
 검찰에 따르면 AW는 지난해 10월 해상작전헬기 12대를 구입하는 2차 사업 과정에서 자문계약을 김 전 처장과 맺었다. ‘김 전 처장은 와일드캣이 도입 기종으로 선정될 수 있도록 방위사업 관련 기관 고위층에 로비를 해주고, AW는 김 전 처장에게 총 39억3000만원(성공보수 포함)을 건넨다’는 취지다.
 AW는 인도 정부에 귀빈용 호화 헬기 납품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뇌물 사건 등으로 홍역을 치른 전력이 있다.때문에 합수단은 AW가 김 전 처장과 맺은 고문계약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보고  계약 상대방을 법인 명의로 해달라고 요구한 단서를 확보했다. 김 전 처장은 자신의 주소지에 항공우주산업 컨설팅 업체 C사를 설립한 후 법인 명의로 2차 고문계약을 맺은 것으로 조사됐다. 합수단은 C사가 계약 사실을 숨기기 위해 설립된 페이퍼컴퍼니 성격이 짙다는 결론을 냈다. 이에 앞서 인도 정부는 지난해 1월 AW가 인도 관리들에게 계약액의 10% 정도인 5000만 유로(약 624억원)의 뒷돈을 건넸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계약을 취소한 바 있다.

 해상작전헬기 ‘와일드 캣(AW-159)’은 해군이 북한 잠수함 등의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도입한 것이다. 북한의 천안함 폭침 이후 대잠수함 전력을 강화하는 차원이다. 문제는 와일드캣의 형편없는 성능이다.
 이미 2012년 와일드캣 시험평가 서류를 조작한 혐의로 해군 소장 등 8명이 구속된 상태다. 해군의 대잠수함 전력을 추락시킬 해상작전헬기 ‘와일드 캣(AW-159)’ 도입에 독립운동가 백범의 손자가 연루돼 감옥에 갇혔다. 우리 군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이적행위다.
 김양은 ‘독립운동가의 자손은 어렵게 산다’는 통념과는 달리 미국 유학을 다녀와 임시정부 무대였던 중국 상하이의 총영사까지 지냈다. 역대 정부가 백범의 독립투쟁 노력을 잊지 않고 후손들에게 공직을 배려했기 때문이다. 국가보훈처장 자리도 그렇게 차지했다. 배은망덕도 이런 배은망덕이 없다.
 방위사업합동수사단 출범 이래 적발된 방산비리 규모는 모두 9809억원이다. 1조원에 가까운 규모다. 합수단 중간발표에 따르면 해군이 8402억원으로 가장 많다. 해군에서만 전·현직 장성급 10명과 영관급 27명을 포함해 모두 63명이 기소됐다.
 놀라 자빠질 사건은 또 있다. 방산비리를 감시해야 할 국군기무사령부 소속 해군 장교가 군사기밀을 중국에 유출한 혐의로 구속된 것이다. 이 장교는 중국 연수 중 폭행 사건에 휘말려 중국 요원으로 의심되는 인사와 관계를 맺게 됐으며 그에게 해군 구축함 관련 정보를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2013년 6월부터 올해 2월까지 해군 함정과 관련된 3급 군사비밀 1건과 군사자료 26건을 3차례에 걸쳐 중국인 남성 A 씨에게 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중국인 A는 해군 소령에게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 KAMD에 관한 자료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역시 해군 관련 범죄다. 백범 손자까지 방산비리에 연루되는 판이다. 이 나라 국방은 무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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