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국금지해야 할 30명
  • 김용언
입국금지해야 할 30명
  • 김용언
  • 승인 2015.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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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북한의 DMZ 지뢰도발을 계기로 우리는 많은 것을 확인했다. 북한 도발 직후 87명의 사병이 전역을 연기하고 “대한민국을 지키겠다”고 선언했다. 이로써 우리 젊은이들의 ‘안보 소극성’ 가설(假說)이 깨지는 계기가 됐다. 뿐만 아니라 전역 연기 사병들을 “우리 회사에 채용하겠다”는 기업이 여기저기서 나타났다. 북한의 못된 버르장머리를 고치자는 데 전국민이 하나로 뭉친 모습이었다.
 이런 가운데 매우 언짢은 뉴스가 전해졌다. 고위공직자 아들 가운데 30명이 가수 스티브 유(유승준)처럼 ‘국적포기’로 병역을 면제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고위공직자 10명 중 1명은 병역을 면제받았다는 기분 나쁜 소식도 들려왔다.
 고위공직자 직계비속 가운데 병역을 면제 받은 사람은 모두  784명이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백군기 의원이 14일 병무청 국감자료 ‘공직자 직계비속의 면제 현황’을 분석한  결과다. 국적상실로 병역을 면제 받은 경우는 신원섭 산림청 청장, 임채운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이시진 한국환경공단 이사장을 비롯한 고위공직자 26명의 직계비속 30명이다. 국적 취득이 가장 많은 국가는 미국(23명), 스위스 3명, 캐나다 3명, 영국 1명 순서다.
 질병으로 병역이 면제된 732명 중 불안정성 대관절로 면제 판정을 받은 사람은 40명이다. 십자인대 파열 등 무릎 관절의 인대가 파열 또는 손상된 것이 불안정성 대관절이다. 이완구 전 총리의 차남도 이 사유로 병역이 면제됐다. 또 현직 장관급 고위공무원 아들 5명도 질병으로 병역면제됐다.
 고위공직자 A씨는 세 아들이 모두 국적상실과  이탈로 병역면제를 받았다. 셋째 아들은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징병검사를 연기한 후 24세 이전에 출국했다. 이 의원 측은 “병역기피를 목적으로 출국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될 수 있다”고 했다. “의혹이 제기될 수 있다”가 아니라 병역기피를 위한 출국이라고 해도 할 말이 없을 듯하다.
 백 의원은 “스티브 유 씨 사례에서 보듯 국방의무를 기피하기 위해 국적을 상실하거나 이탈하는 병역면제 행위는 명백한 범죄행위”라며 “이미 국적을 상실한 자에 대해서도 병역을 기피할 목적이 있었는지 여부를 조사해 입국금지조치를 비롯해  합당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국가기관에 근무하는 4급 이상 고위공직자의 10명 중 1명이 병역 면제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여성을 제외한 고위공직자 2만4980명 중 병역면제자는 2568명(10.3%)이다. 병역면제 사유는 질병 1933명(75.3%), 생계곤란 273명(10.3%), 장기대기 174명(6.7%), 수형 115명(4.5%) 등이다. 질병 사유는 근시나 수핵탈출증이 가장 많았고, 피부질환인 만성담마진, 성격장애 등의 사유도 있었다. ‘성격장애’로 군대에도 가지 못한 사람이 4급 이상 고위공직자로 재직하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고위공직자의 병역 면제율이 10%가 넘는 기관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33.3%), 방송공사(25.0%), 인사혁신처(15.8%), 병무청(13.6%), 보건복지부(13.5%), 교육부(13.3%), 법무부(12.2%), 특허청(12.1%), 고용노동부(11.8%), 해양수산부(11.5%) 등이다. 병역의무를 상징하는 병무청의 병역 면제율이 13.6%라는 사실도 기가 막힌다.
 2007년 이후 우리 군에 자원입대한 국외영주권자는 1000명이 넘는다. 2004년엔 38명뿐이었으나  2007년 127명, 2010년 191명으로 꾸준히 늘더니 2013년엔 328명을 기록했다. 어림셈으로 10년 새 10배 가까이 늘어났다.
 심지어 미국 해병대에서 복무한 뒤 또다시 한국군에 입대한 김수환(26) 훈련병 같은 청년도 있다. 미국에서 출생해 이중국적을 가진 김 훈련병은 미 대학 입학을 앞두고 가정형편이 어려워지자 미 해병대 입대를 선택해 2007년부터 2년간 경북 포항 미군부대에 근무한 적도 있다.
 북한의 연평도 살인포격 직후 미국 코넬대 기계공학과와 시카고대 경제학과에 재학 중이던 정도현·재현 형제는 연평도가 불타는 모습을 보고 조국으로 달려와 해병대 1147기로 입대했다.
   ‘국적포기’라는 교묘한 방법으로 병역을 회피한 고위공직자의 자식에 대해서는 엄격한 심사를 거쳐 병역의 의무를 부과해야 한다. 그래도 이를 거부하면 스티브 유 처럼 한국 입국을 영원히 막아야 한다. 국적포기를 눈감아 준 그들의 공직자 아버지도 그에 상응한 불이익을 받는 게 사회정의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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