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조국 서울대 교수가 15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후 여의도에 얼씬도 하지 말아야겠다”고 했다. 문재인 대표가 주도하는 당 혁신안을 비판하고 사실상 문 대표 퇴진을 요구하는 안철수 의원에게 ‘당을 떠나라’고 퍼부은 직후다. 안 의원이 당을 떠나기 전 스스로 여의도 현실정치 무대에서 사라지겠다는 예고다.
조 교수는 “한시적이지만 정치판에 들어오니 글이 날카로워지고 입도 험해졌다”며 “개인 및 계파 이익에 따른 혁신위안에 대한 무차별 공격에 책임지려는 마음으로 방어를 했으나 내심 화가 났나 보다”라고 했다. 안 의원에게 던진 ‘막말’을 후회하며 험해진 자신의 ‘입’을 자책한 것이다. 그동안 조 교수는 대학 강단에서 후학(後學)을 가르치는 교수답지 않게 지나친 언행으로 적지 않은 비판을 받아왔다.
조 교수는 지난 6월 새정련 혁신위원에 임명된 직후 ‘내년 총선 불출마’와 ‘정치적 묵언(默言)’을 선언했다. 혁신위가 공천 규칙 등 민감한 사안을 다루기 때문에 스스로 총선 불출마 선언으로 도덕성을 갖추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 졌다. 그가 “여의도에 얼씬도 하지 말아야겠다”고 한 것은 바로 총선 불출마 약속을 재확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자 새정련 비주류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적 경호실장을 자처했던 유시민 전 의원이 생각난다”며 비판했다. 조 교수가 문재인 대표의 정치적 경호실장 역할을 자임하고 나섰다는 조롱이다. ‘친노’보다 더 친노같다는 비판이다.
조 교수는 2012년 총선과 대선 때 민주당과 통진당 연대를 지지하는 등 야권의 ‘치어리더’ 역할을 자처했다. 대선 후보 단일화에도 정성을 쏟았다. 총선·대선에서 야권이 모두 참패하자 “묵언안거(默言安居)에 들어간다”고 했다. 그러나 그의 입이 현실비판으로 다시 왕성해졌다. 그럼에도 대법원 확정판결로 수감된 한명숙 전 총리를 감싸는 새정련의 구태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학자의 양심이 이중성을 드러내면 곤란하다. 학생이 헷갈린다.
조 교수는 페이스북에 올린 “이후 여의도에 얼씬도 하지 말아야겠다”는 글 하나로 슬그머니 다시 학생들 곁으로 돌아갈 의중을 비쳤다. 캠퍼스와 여의도를 오가는 조국 교수를 보는 학생들의 심정이 어떨까? 조 교수하면 따라 다니는 ‘강남좌파’ ‘오렌지 좌파’ ‘캐비어 좌파’라는 별명이 또 한번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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