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핵·미사일 도발’ 놔두면
  • 김용언
김정은 ‘핵·미사일 도발’ 놔두면
  • 김용언
  • 승인 2015.09.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이어 핵실험을 예고하고 나섰다. 북한 국가우주개발국장이 관영매체에 나타나 ‘인공위성’개발이 마감단계라며 “당 중앙이 결심한 시간과 장소에서 위성들이 대지를 박차고 창공 높이 계속 날아오르는 것을 세계가 보게 될 것”이라고 허풍을 떨었다. 이것도 성에 안찼는지 원자력연구원 원장이라는 인물을 내세워 “우라늄 농축공장을 비롯한 영변 핵 시설과 5MW 흑연감속로를 재정비해 정상가동을 시작했다”며 “미국이 계속 못되게 나온다면 언제든지 핵 뇌성으로 대답할 준비가 돼있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다음달 10일은 북한 노동당 창당70주년이다. 그 걸 기념한답시고 대륙간 탄도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이라는 광란(狂亂)의 불장난을 하겠다는 예고다.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나란히 참관한 중국 전승절 기념식에 김정은이 참석조차 하지 못함으로써 ‘왕따’ 신세가 된 북한이 묘혈(墓穴)을 파고 그 속으로 굴러 들어가겠다는 자폭(自爆) 신호다.
 북한의 공갈 협박에 미국과 중국의 반응이 과거와는 전혀 다르다.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는 비난 정도가 아니다. 케리 미 국무장관은 북한의 핵위협을 끝내려면 “경제 제재 이상의 것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했다. ‘경제 재재 이상의 것’이라는 표현이 매우 암시적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무력’을 동원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들린다. 대니얼 러셀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도 “북한이 국제 제재로 이어지는 위협·도발 행위를 한다면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의 반응도 만만찮다. 15일 북한이 영변 핵시설이 재가동되고 있다고 밝힌 지 5시간 만인 오후 10시 9분 관영 신화통신은 “2008년 6월 냉각탑을 파괴하며 핵시설을 폐쇄하겠다고 밝힌 북한이 영변 핵시설이 정상 가동되고 있다고 밝힌 것은 처음이다. 한국 미국 일본은 이를 좌시하지 않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조치를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런민(人民)일보의 국제판 자매지 환추(環球)시보도 “북한은 6자회담으로 9·19합의를 이룬 후에도 핵 보유 길로 나아갔다. 하지만 안전을 얻지 못하고 가장 큰 손실을 얻었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고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강화될 것은 명약관화하다. 핵 야욕을 드러낸 이란의 손과 발을 꽁꽁 묶어 질식상태로 몰아간 것과 유사한 총체적 제재가 예상된다. 북한의 고립과 내부 붕괴를 유도하는 수순이다.
 그러나 북한의 불장난은 외부 제재 이전에 김정은의 자폭(自爆)으로 이어지는 자해공갈이 될 가능성이 더 높다. 우선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드는 비용만 약 3억달러가 들어간다. 2006년 한국의 다목적 실용위성 아리랑 2호 발사에 2600억원이 들어간 것을 감안하면 3억달러는 과장이 아니다. 또 소규모 플루토늄 핵무기 1기를 만들어 핵실험까지 하는데도 3~4억달러 정도가 들어간다. 결국 북한이 노동당 70주기에 불장난을 벌인다면 무려 6억달러 이상이 들어간다는 계산이다.
 북한의 1년 예산(북한 돈 4862억원)을 북한 공식 환율(1달러는 북한 돈 130원)로 환산하면 약 37억 달러에 불과하다. 우리나라 광주광역시 1년 예산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 가운데 국방비는 예산 가운데 15.8%, 약 6억달러(한화 약7200억원)가 된다. 1년 국방예산을 모두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에 털어넣는다는 얘기다.
 북한은 국제사회로부터 만성적인 식량난을 안고 있는 국가로 지목받고 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2013년 사업예산’ 보고서를 통해 대북지원 예산으로 1억151만달러(약 1091억원)를 계획했다. 보고서는 북한 어린이 3명 중 1명이 영양부족, 5명 중 1명은 심각한 저체중 상태라며 영양지원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에 투입할 6억 달러로 옥수수를 구입하면 북한 주민들이 몇 년을 배불리 먹을 수 있다. 김정은은 굶어 죽어가는 북한 주민들을 외면하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불장난에 돈을 처들이고 있다. 김정은의 불장난을 말릴 필요가 없다. 굶어 죽는 북한 주민들이 “미사일과 핵이 밥 먹여 주느냐”고 들고 일어날 날이 머잖기 때문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