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는 이념에 따라 달라질 수 없는 것
  • 김용언
‘역사’ 는 이념에 따라 달라질 수 없는 것
  • 김용언
  • 승인 2015.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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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어느 나라나 ‘역사’(歷史)는 하나다. 역사관에 따라 해석이 다를 수는 있지만 그 경우에도 역사가 ‘하나’라는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 사료(史料) 부족과 학자들의 시각에 따라 이런 저런 해석이 있을 수 있지만 그 것 역시 후세(後世)가 각고의 노력과 연구로 극복해야 할 과제다. 중고교 국사 교과서 논란이 허접스럽고 답답하게 느껴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역사는 다른 학문처럼 다양한 해석이 권장되는 학문이 아니다. 특히 우리처럼 단일민족, 단일국가를 형성해온 경우 동질성 유지를 위해서도 진실에 최대한 접근이 필수다. 더구나 나라의 미래를 짊어질 중고등학생 역사교과서가 저자에 따라, 저자의 이념성향에 따라 제멋대로 해석되고, 그 주관(主觀)이 어린 학생들에게 강요된다면 이처럼 심각한 일은 없다. 인권(人權) 도살장인 북한을 찬양한 내용이 있다면 그건 교육을 빙자한 자해행위다.
 대한민국과 북한은 1945년 일제로부터 해방된 이후 그 운명이 갈렸다. 북한은 공산의 길로 들어섰고,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선택했다. 북한이 남한을 경제-군사적으로 압도한 시기가 있지만 50, 60년대까지 였을 뿐이다. 지금 남북한은 종족(種族)이 다른 민족, 국가가 되어 버렸다. 북한 경제력은 남한 광주광역시의 경제규모에 불과하다. 북한 주민은 남한 국민보다 10년 이상 빨리 죽고, 키도 10㎝ 이상 작다. 남한으로 탈출한 2만7000여명의 탈북민들을 보라. 1990년대 ‘고난의 시기’에 300만명이 굶어 죽은 체제가 북한이다.
 반면 대한민국은 세계 10위권 경제대국, 세계 7위 무역대국으로 성장했다. ‘원조받는 나라’에서 ‘원조하는 나라’로 등극한 지구촌 최초의 나라다. 삼성 휴대전화가 세계를 휩쓸고 현대기아차가 세계의 도로를 달린다. ‘한류’(韓流)에 열광하는 젊은이들이 서울로 몰려든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덕분이다.
 남북이 공산주의와 자유민주주의의 길로 갈라졌을 때 그 운명이 갈렸다. ‘소녀시대’와 ‘아이유’의 노래를 틀어 주는 대북확성기방송에 기겁하는 북한 같은 체제는 아프리카에도 없다. 김정은 체제는 마치 스페인군의 공격을 피해 안데스산 꼭대기로 피해 소멸(消滅)된 마야 왕족이나 다름없다.
 지금 중고교 학생들이 배우는 일부 역사교과서에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폄훼한 반면 소멸되기 직전인 북한을 찬양한 내용이 담겨 있다. 어느 역사교과서에 실린 내용이다.
 ‘남한 경제와 주민생활’- “이승만 정권은 정치 자금확보를 위해 필요 이상의 농산물을 수입했고, 국내 생산 농산물 가격이 떨어지면서 국내 농업기반이 약해졌다. 농민들의 생활은 더욱 어려워져 파산하는 사람들이 늘어갔다.” (p.199)
 ‘북한 경제와 주민생활’- “북한 경제는 빠른 속도로 회복되었다. 주민들을 일사불란하게 동원한 강력한 계획경제정책이 효과를 본 것이다. 또한 소련과 중국 등 사회주의 국가들의 지원도 북한 경제를 회복시키는데 큰 힘이 되었다.”

 남한 경제는 이승만의 자금확보 때문에 무너졌고, 북한경제는 김일성의 지도력으로 회복됐다는 황당한 주장이다. 그런데 북한 주민들이 왜 굶어 죽었고, 김일성은 “인민들에게 이밥에 고깃국”이라는 헛소리를 왜 되뇌었을까?
 올해 서울 명문고 2학년 2학기 역사 기말고사에 출제된 문제다.
 16. 친일파 청산에 대한 설명으로 옳지 않은 것은?
 1 이승만 정부와 경찰은 반민특위 활동을 방해하고 공격했다.
 2 친일파 척결을 주도하던 국회의원들이 간첩 혐의로 체포됐다
 3 반민족 행위자에 대한 조사활동은 처벌보다 진상규명을 목적으로 했다.
 4 미군정은 조선 총독부 관료와 경찰들을 활용해 친일파 처단을 외면했다.
 5 일부 우익 세력은 체포된 반민족 행위자들이 공산당과 싸운 애국자라며 석방을 요구했다.
 정답은 3번이다. 이승만 정부가 친일파 청산을 반대했고, 미군정도 친일파를 적극 활용했다는 유도질문이나 다름없다. 건국대통령에 대한 폄훼는 대한민국 건국에 대한 모해(謀害)에 가깝다. 박근혜 정부가 역사교과서 공급체제를 획기적으로 바꾸려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하나의 대한민국 역사’를 올바르게 교육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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