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만원 청년수당’ 반대 67.5%
  • 한동윤
‘50만원 청년수당’ 반대 67.5%
  • 한동윤
  • 승인 2016.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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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어코 사단이 벌어졌다. 이재명 성남시장이 지역 청년들에게 지급한 소위 ‘성남사랑상품권’이 인터넷에서 액면가의 70~80%에 현금으로 할인 거래된 것이다. 취업난에 몰린 청년들이 자기 계발을 통해 취업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의 상품권이 ‘깡’의 대상으로 변질되고 말았다. 상품권 깡은 인가받지 않은 사설 금융업자들이 폭리를 거두면서 세금을 탈루하는 불법 거래다.
 이 시장 외에 박원순 서울시장도 성남시와 유사한 ‘청년수당’을 시도하고 있다. 올해부터 저소득 가정의 청년취업 준비생 3000명에게 1인당 50만원씩 수당을 주겠다는 것이다. 성남시와 서울시의 청년 수단은 완전 공짜다. 이 때문에 정부는 성남시와 서울시를 견제하고 있다. 청년들에게 필요한 것은 실업 수당이 아니라 청년 일터라는 것이다.
 이재명 시장의 ‘청년배당’에 대해 성남주민들은 압도적으로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당신문이 1월 16일 성남 중원 국회의원 윤은숙 예비후보가 실시한 청년배당에 대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찬성’은 23.5%에 불과한 반면, 반대가 67.5%나 됐다는 것이다. 반대 이유로 ▲도움이 안된다(33.0%), ▲혈세낭비(32.7%), ▲선심성 행정(27.8%) 등을 들었다.
 특히 연령별로 가장 혜택을 많이 받을 것으로 예상된 20세미만 조차 62.4%가 “반대”했다. 30대(69.8%), 40대(65.7%), 50대(70.7%), 60대(68.2%) 등 전 연령층에서 반대 여론이 높다. 뿐만 아니라 이 시장의 ‘무상교복 지급’에 대해서도 54.6%가 반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분당신문이 보도했다. 반대 이유에 대해 혈세낭비(57.3%)라는 지적이 가장 많고, 선심행정(29.5%), 실효성 없다(11.0%) 순으로 나타났다. 이재명 시장은 청년수당만이 아니라 무상 교복과 산후 조리비 지원도 하고 있다. 무상 교복은 이미 중학교 신입생 8900명에게 15만원씩 지원했다. 산후 조리비는 산모의 신청을 받아 25만원씩 지급하고 있다. ‘청년수당’에 대한 청년들의 생각이 궁금하다.

 광주대학교 청소년상담평생교육학과를 졸업하고 대한민국 건국회 청년단 회원으로 활동 중인 한슬기(27) 씨는 최근 성남시와 서울시의 ‘청년수당’과 관련해 “나는 ‘상품권’을 거부한다”는 제목의 다음과 같은 글을 뉴데일리에 올렸다.
 “청년들이 아프다. 어떤 어른은 청년수당을 쥐어주면 나을 꺼라 한다. 다른 어른은 상품권을 나눠주면 좋을 꺼라 한다. 그들을 위한 최선이 청년수당, 상품권과 같은 ‘빵’일까. 혹 다른 것에 배고파하는 건 아닐까.
 보다 급한 것이 있다. 물고기가 아니라, 본인이 스스로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다. 모두가 갖고 있는 그것, ‘사고(思考): 생각하고 궁리함.’ 그것의 힘을 더하여 줌으로 말이다. 보다 나은 운명을 맞이하기 위해 우리가 뿌려야 할 생각의 씨앗은 무엇인가. ‘탓 하지 않는 마음’이다. 탓이란 무엇인가. ‘네 탓이다, 너 때문이다.’ 끝없는 책임 전가 싸움이다. 필연적으로, 책임의 대상을 찾는다. 과거라는 녀석에게 발목을 붙잡히면, 도무지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대상이 가정이라면, 나는 ‘흙수저’를 물고 태어났기에 내 수저는 영원히 ‘금수저’가 될 수 없다. 그 대상이 친구라면, ‘나는 선하고, 너는 악하다.’ 필연적으로 이런 말이 구겨 나온다.
 띠를 두르고 피켓을 들며 목청을 높이기도 한다. ‘망한민국’은 남의 졸작(拙作)이기에, 나는 더 없이 자유하다. 내 탓이 조금도 아니기에. 대한민국이라는 퍼즐은 혁신의 대상이지만, 대한민국의 한 조각인 나는 결코 혁신의 대상이 아니다.
 국민의 세금에 배당금이니, 수당이니 이름을 붙여서 선심쓰듯 나눠주며 탓할 대상을 찾으라는 세상에서 ‘나는 상품권을 거부한다’라고 외쳤다. 빵 대신 우리가 진정 배고파해야 할 것은 ‘탓으로부터의 자유’라 부르짖었기에 누군가는 침을 튀기며 욕할 것이다. ‘배부른 자’라고. 그렇지만 괜찮다. 아니, 아프지만 견뎌 내리라. 그리고 반드시 그들을 낫게 하리라. 아픈데, 아픈 줄도 모르고 울고만 있는 ‘또 다른 나에게.’ 눈물을 닦아내고, 그 손으로 누군가의 눈물을 훔쳐 줄 ‘대한의 미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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