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우커 헛턱
  • 김용언
요우커 헛턱
  • 김용언
  • 승인 2016.02.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수고는 했으되 아무런 보람이 없으면 헛수고다. 헛애라고도 한다. 낱말 앞에 ‘헛’이 붙어서 좋을 일은 없을 것 같다. 경기장에선 헛발질 하고 헛방망이질 하느라 헛힘(=헛심) 빼는 선수들 보기가 안쓰럽다. 목적을 이루지 못한 채 헛다리 짚고 헛물만 켠 경험은 누구나 한두 번 쯤은 해봤음직 하기도 하다.
 걸게 대접하면 한턱인데 호응하는 이가 없으면 헛턱이다. 허탕이란 소리다. 오영수의 ‘두 노우(老友)’에 헛턱이 나온다. “이윽고 최 노인의 오른편 손이 낚싯대를 잡는다. 화동노인이 기미를 알아채고 고개를 돌리자 최 노인은 낚대를 챘다. ‘아뿔사!… ’ 헛턱이었다. “온 사람도 그렇게 성급히 챌 건 뭐여!”
 지난 13일 대구시는 동성로에 100석 규모로 야외 무대를 차리고 요우커들을 위한 공연을 준비했다. 그러나 정작 요우커는 단 한 사람도 공연장 근처에 얼씬하지도 않았다는 소식이다. 지난 춘제(春節)에 대구시가 요우커들을 위해 준비한 한턱이 헛턱이 되고 만 꼴이다. 이처럼 민망한 일이 되풀이될까봐 조마조마하다.

 대구와 경북은 요우커 유치를 위해 지난해 7월부터 손을 맞잡고 땀을 흘려왔다. 제주도와 서울에 대부분 몰리는 중국인 관광객 38만명을 유치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그래서 나온 것이 ‘2016 중국인 대구·경북 방문의 해’다. 이를 위해 여러 가지 방책도 마련했다. 대구와 경북의 포항· 경주· 안동을 따로 묶어 2박3일 또는 3박4일 묵어가도록 하는 관광상품이 그 한 가지다. 오는 26일엔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대구·경북 방문의 해’선포식도 가질 예정이다. 이 자리엔 김관용 경북지사, 권영진 대구시장도 참석해 힘을 보탠다고 한다. 이번에는 대구 동성로에서 쓴맛을 본 헛턱이 되풀이 되지 않기만을 바란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서울과 제주도만 둘러보고 돌아가는 이유를 알기나 하고 상을 차리는 것인지도 궁금하다.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