딘 “스토리 담긴 앨범 갈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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딘 “스토리 담긴 앨범 갈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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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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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앨범 ‘130 무드:트러블’

 음원차트에서 먹힐 싱글을 한 곡씩 던지는 낱곡 시대다. 이 때문에 뮤지션들은 수록곡을 꽉 채운 앨범에 회의를 느끼면서도 한편으론 앨범을 내는데 자부심을 느낀다.
 특히 음악을 만드는 싱어송라이터들이 앨범을 추구하는 건 음악과 트랙 구성, 재킷까지 창작 의도를 분명히 할 수 있어서다. 이런 앨범이라면 음악팬들이 포장지를 뜯고 재킷을 펼치는 손맛을 느낄 수 있다.
 오랜만에 재킷과 속지까지 뒤적거리며 손맛을 느낄 앨범이 나왔다. 알앤비(R&B) 싱어송라이터 딘(본명 권혁·24·사진)의 앨범 ‘130 무드:트러블’(130 mood:TRBL)’이다.
 음악, 트랙 구성, 재킷, 속지까지 퍼즐 조각을 맞추듯 치밀한 스토리텔링이 있다.
 앨범을 프로듀싱한 딘은 한 편의 영화를 만들듯 감독 역할을 했다. 그의 연출 의도를 듣고 음악에 집중하면 한편의 로맨스 스릴러물을 마주한 느낌이다. 작가주의가 깃들었다.
 최근 강남구 논현동에서 인터뷰한 딘은 “스토리가 있는 앨범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며 “소비 패턴이 일회성으로 바뀐 음악 시장에선 반항적인 앨범이지만 상업적인 계산보다 내 색깔을 보여주고 싶었다. 음악의 전반적인 무드는 B급 영화의 암울함”이라고 소개했다.
 앨범은 제목부터 미스터리하다. 20대에 요절한 1950년대 할리우드 배우 ‘제임스 딘’에서 이름을 따와 딘이란 예명을 쓰는 그는 “‘130’은 차를 좋아하던 제임스 딘의 죽음까지 같이 한 차의 보닛에 쓰여 있는 숫자”라고 소개했다.

 “제임스 딘의 반항적인 이미지가 뻔한 음악을 하기 싫어하고 기존의 것을 탈피하고 싶은 제 성격과 맞는 것 같았어요. 제임스 딘이 차를 계속 개조해 사고까지 났다는데 그의 실험 정신처럼 실험적인 앨범을 만들려고 했죠”
 트랙은 한 여자를 사랑한 남자에게서 벌어진 사건의 결말부터 시작돼 역행 구성이다.
 첫 트랙 ‘어때’는 사이렌 소리와 함께 경찰이 문을 두드리며 “폴리스, 오픈 더 도어”라고 소리치는 음성으로 시작된다. 현장이 그려지며 청자를 사건 속으로 끌어들인다. 앨범 재킷에는 경찰이 방문한 집 안의 풍경이 담겼다. 방안 소파에 널브러진 남자의 사연은 청자의 상상에 맡겨 열린 결말이다.
 그는 “스토리를 만들어 어울리는 음악을 만들기 시작했다”며 “사랑과 이별이란 일상적 주제에 스릴러를 가미하고 싶었다. 수록곡에서 문을 두드리는 소리와 전화 응답기 소리 등은 상황을 알리는 시그널로, 그 남자가 어떤 사건을 저질렀는지는 상상에 맡긴다”고 웃었다.
 ‘어때’의 마지막 부분, 과거로 가듯 테이프 감기는 소리가 들리면 첫눈에 반해(‘21’) 한 여자를 사랑한(‘아이 러브 잇’) 남자가 갈등으로 공백기를 겪고(‘D’) 이별의 슬픔을 느끼고(‘왓투두’) 방황하는(‘풀어’) 감정 변화가 회상처럼 펼쳐진다.
 그는 “누구에게나 사랑은 인생에서 사건”이라며 “첫눈에 반하거나 이별할 때 ‘사랑이나 이별이 닥친다’는 표현을 많이 쓰지 않나. 겨를 없이 닥치는 감정들을 하나의 사건 안에서 유기적으로 연결했다”고 설명했다.
 이 스토리가 거부감 없이 흘러가도록 통일감 있는 사운드 디자인을 한 영특함도 빛난다. 그는 출중한 작곡 실력뿐 아니라 알앤비에 어울리는 매력적인 음색까지 겸비했으니 금상첨화다. 데뷔 1년도 안 돼 가요계가 탐내는 재목으로 떠올랐고 ‘천재’란 수식어까지 붙었다.
 국내에 앞서 지난해 두 곡의 영어 싱글로 미국에서 먼저 데뷔한 그는 최근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열린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에서 공연했다. 이 페스티벌에서 세계적인 음원 스트리밍 사이트 스포티파이가 마련한 무대에 아시아 가수 최초로 초청됐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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