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부터 포항아트센터서
극단 가인(佳人)의 코믹연극 `하던 대로 하세요(연출 이한엽)’가 14~23일 포항아트센터(포항시 상원동)에서 선보인다.
마미성 작가의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이럴 수가 있나요’를 박수희 씨가 각색한 작품으로 극단 가인이 처음 무대에 올리는 공연이다.
치열한 경쟁사회와 짧아지는 정년에 대한 시대상을 주인공 나삼남을 통해 코믹하게 그려낸다.
이 연출자는 “`이태백 (20대 태반이 백수)’, `삼팔선 (38세가 마지노선)’, `오륙도 (56세까지 직장에 다니면 도둑놈)’라는 말이 있다. 오늘 무대에 올려지는 이 작품도 사오정(45세가 정년)의 이야기다”고 설명했다. 대기업에 근무하던 나삼남(이종민)은 40대에 명퇴 당해 전업주부로 살아가는 `사오정’이다.
아내 숙자(박선옥)와 딸 민정(진윤정)은 이러한 삼남을 사사건건 구박하며 횡포를 일삼는다. 주도권을 아내에게 내준 채 무기력하게 지내던 차에 역시 명퇴 당해 정신이상이 있는 동년배의 사내(이한엽)와 기막힌 연극을 꾸미게 된다.
그 사내가 강도로 위장해 들이닥치게 되면 삼남은 아내와 딸이 지켜보는 가운데 멋지게 그 사내를 제압해 가장의 권위를 되찾고, 그 대가로 사내는 큰 집(감옥)에 들어감으로써 지겨운 일상에서 탈출하는 것.
하지만 연극을 꾸미 던 날, 그 사내는 진짜 침입한 강도(김상규)에게 당한 기절해 버린다.
그 사실을 모르는 삼남은 진짜 강도를 제압해 `용감한 시민’이 된다.
이를 지켜본 아내와 민정은 삼남의 용기와 괴력에 기죽어 다시금 순종적이고 부드러운 모습으로 돌아간다. 삼남은 과거의 서러움을 해소하려는 듯 아내에게 당했던 그대로의 방법으로 복수하지만 다른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어눌하고 착하게 직장과 가정만을 오가던 소시민이 피할 수 없는 난관에 좌충우돌하는 이야기는 관객을 슬프게 하지만, 코믹하고 황당하게 전개되는 상황은 웃음을 멈출 수밖에 없다.
이 연출가는 “매일 많은 웃음거리와 마주치지만 그 웃음에 너무 인색한 건 아닌지 한 번쯤 되돌아보고 싶었다”며 “부담없이 신선한 아날로그적인 웃음을 제공하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1988년 `극단 늘푸른공간’으로 창단한 극단 가인은 19년간 포항지역 문화정서에 뿌리를 두고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작품은 제38회 정기공연이다.
14~23일 오후 8시공연. 열흘간의 공연기간 중 금요일은 심야공연으로 이어간다. 직장인을 위한 기획으로, 특히 부부가 함께 볼 수 있는 작품임을 고려한 것. 15·22일 오후 10시 심야공연, 23일 오후 5시 공연. 관람료 1만원. 문의 017-527-8808
/남현정기자 n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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