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미약하였으나, 그 끝은 창대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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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미약하였으나, 그 끝은 창대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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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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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계 거성예감 독립영화 출신 배우 하정우·양익준
 
 
 
 
하정우 “감독님~ 많이 찍을래요”
한미합작 `두번째 사랑’ 지하역 열연  
 영화 `용서받지 못한 자’는 배우 하정우에게 잊을 수 없는 작품이다. 윤종빈 감독이 중앙대 졸업작품으로 만들었던 이 영화가 2005년 부산국제영화제에 소개되자 영화계는 겁없는 감독과 배우들의 출현에 화들짝 놀랐다. 주연배우 하정우에게 관심이 집중됐던 건 당연한 일.
 그가 한국의 나우필름과 미국 VOX 3FILMS가 합작해 만든 영화 `두 번째 사랑’(Never Forever·21일 개봉)의 주연이 된 것도 `용서받지 못한 자’ 때문이었다.
 단편영화로 미국에서 주목받았으며 하버드대에서 영화 관련 과목 강의를 하던 김진아 감독이 당시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했을 때 주변 사람들의 강권으로 유일하게 봤던 작품이 `용서받지 못한 자’였고, 그때 이미 `두 번째 사랑’의 지하 역으로 찍었다.
 하정우는 “아마 `용서받지 못한 자’의 태정이나 `두 번째 사랑’의 지하나 모두 불안정한 인물이라는 점이 비슷하지 않을까”라면서 “태정이도 방황을 숨기며 아닌 척하는 인물이고 지하도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려고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해 늘 불안해하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두 번째 사랑’은 파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미국에서 성공한 한인 이민 2세 남편을 둔 소피는 아이를 갖는 게 꿈이다. 기도를 강요하는 한국인 시어머니, 여전히 사랑하지만 점점 더 자신에게서 멀어져가는 남편으로 인해 외로움을 느끼는데 아이만 있으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 같다. 병원에서 남편과 꼭 닮은 지하를 만난다. 한국에 있는 여자친구를 데려오려는 지하는 불법체류자여서 정자조차도 기증하지 못하는 신세. 둘은 한 번에 300달러, 임신할 경우 3만 달러라는 계약을 맺고 관계를 나누다 결국 진짜 `두 번째 사랑’에 빠져버린다.
 “연기라고 의식하지 않았습니다. 상황극을 하듯이 `내가 지하라면’이라는 마음으로 제가 느낀 대로 했죠. 감독님도 그걸 바라셨구요. 자유롭게 연기했던 것 같습니다”
 그는 `두 번째 사랑’을 “붉은색을 더 붉은색으로 보이게 하는 사랑”이라고 정의했다. “위험하고 감수해야 할 게 많지만 인간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는 사랑”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두 번째 사랑’에는 `디파티드’의 유일한 여배우였던 베라 파미가가 출연한다.
 `디파티드’ 출연으로 한국에서도 인지도를 높였지만 베라 파미가는 이미 할리우드에서 주목하고 있던 배우.
 “편했어요. 어느 순간부터는 외국 사람으로 느껴지지 않더군요. 인간적 매력이 넘치는 배우였습니다” 베라 파미가에 대한 그의 느낌이다.
 지하를 철저히 소피의 상대 개념으로만 생각했다. 그 때문에 그의 연기도 베라 파미가의 연기에 따라 달라졌다. 베라 파미가가 표현하는 감정에 따라 그의 연기도 맞춰졌다. 그래서인지 영화는 인종도 다르고, 나라도 다른 두 배우의 앙상블이 돋보인다는 평을 받고 있다.
 대학 때 어학연수를 했던 게 영화를 찍는 데 큰 도움이 됐다. 그의 영어 실력은낯선 땅에서 꿈을 이루기 위해 애쓰는 남자를 표현하는 데 딱 알맞았다. 촬영장을 편한 분위기에서 즐길 수 있을 정도의 실력.
 “더 공부해야죠. 어학이라는 게 끝이 없으니까요”
 그는 한국과 미국의 영화 촬영장의 분위기가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했다.
 “촬영장 풍경이나 일하는 방식은 비슷해요. 낯선 것에 대한 부담이 있었는데 막상 부딪혀보니 오히려 덜하더군요. 스태프들의 열정과 즐기면서 일하는 모습 때문에 쉽게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영어를 꽤 잘하는 데다 베라 파미가의 격려와 칭찬, 김진아 감독을 비롯한 현지영화인들의 추천으로 할리우드에 진출할 기회가 몇 번 있었다. 그리고 하정우 역시 언젠가 할리우드에 진출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기회가 된다면 당연히”라는 전제 하에 “아직은 배워야 할 게 많으니까 열심히 하다보면 딱 떨어지는 기회가 오지 않겠나”라고 말한다.
 `용서받지 못한 자’ 이후 쉼없이 달렸다. 김기덕 감독의 `시간’과 `숨’에 연이어 출연했으며, 영화 `구미호 가족’을 찍은 직후인 지난해 7월 미국에 가 `두 번째 사랑’을 찍었다. 드라마 `히트’는 그의 대중적 인기를 높인 작품. 올해 두 편의 영화를 더 찍을 계획이다. “늦게 데뷔한 만큼 당분간은 `다작’이 돼야죠.” 얼마전 영화 전문지 `씨네 21’이 선정한 영화 관련 전문집단 설문조사에서 `앞으로 가능성이 큰 배우’ 부문 1위에 올랐다. 가능성을 인정받은 한편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걸 뜻하기도 한다. 그가 한편 한편씩 이뤄낼 지점에 관심이 간다.  인터뷰를 마칠 즈음 물었다. “아직 신인급인데 베드신이 걱정되지 않았느냐”고. 거침없는 그의 답변. “전혀요. 제가 이미지, 이런 거 신경 써선 안되는 때잖아요.”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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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익준 “감독님~ 괴롭혀 주세요”
금요단편극장 `배우열전’ 첫 타자
 
 양익준은 연기를 자연스럽게 하는 배우다.
 30여 편의 장ㆍ단편에 출연한 그의 이름 석자는 톱스타에게만 익숙한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하지만 독립영화 감독 사이에선 이미 캐스팅 1순위다.
 인디스토리의 `금요단편극장’도 오픈 1주년 기념으로 마련한 `배우열전’의 첫 타자로 그를 선택했다.
 그는 `독립영화계의 브래드 피트’라는 금요단편극장 보도자료의 소개글을 들려주자마자 곧장 폭소를 터뜨렸다. 굳이 비교하자면 누구냐는 질문에는 금세 표정을 심각하게 고치더니 “`독립영화계의 김인권’ 정도?”라고 답한다.
 그는 코믹한 역할을 많이 맡아 왔다.
 그에게 2005년 미쟝센단편영화제 연기부문 심사위원특별상을 안긴 `인간적으로 정이 안 가는 인간’의 용희 역은 그에게 화려하지는 않지만 착 달라붙는 옷 같았다.
 그러나 그는 희극적인 역할은 이제 사양한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김종권 감독은그 점에서 고마운 존재다.
 양익준은 `낙원’에서 대사 한마디 없이 무표정한 얼굴과 몸짓만으로 슬픔과 안타까움을 깊게 그려냈다.
 “평소 모습과 가장 비슷한 건 `바라만 본다’에서 친구 성희를 좋아하는 준호예요. 성희에게 고백도 못하고 주변만 맴도는 거죠.”
 영화 `바라만 본다’는 그가 연출과 주연을 직접 맡은 작품이다. 준호가 친구들의 장난이라는 타의에 의해 싸우는 듯, 울먹이는 듯 성희에게 고백하는 장면은 그가 가장 가까이 관객과 소통하는 순간이었다.
 “직접 연출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계속 했죠. 하지만 결정적인 계기는 중국 허우샤오시엔 감독의 `흐르는 물 위가 아니라 돌 위에 직접 새겨야 한다’는 말을 지면에서 만났을 때였어요. 그 말이 머릿속을 뚫고 지나가는 것 같아 한동안 방에 그 문장을 써 붙이고 살았습니다.”
 간단한 문장 하나가 자극한 영화 만들기는 그에게 창작의 고통을 제대로 떠안겼다. 영화를 만드는 동안 하루에 담배를 5-6갑씩 피우다가 어느 날 담뱃갑을 쌓아 방바닥에 `시나리오 머리 아파’란 여덟 글자를 만들었다. 그렇게 탄생한 `바라만 본다’는 2005년 서울독립영화제 관객상을 받았다.
 그는 현재 류승범 주연 영화인 `라듸오 데이즈’에 참여 중이지만 연출도 다시 준비하고 있다. 가족과 환경이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을 다룰 영화 `똥파리’를 올 가을 크랭크인 할 예정이다. 그는 “이 영화는 서른셋 인생 최대의 프로젝트”라며 눈을 반짝였다.
 앞으로 해보고 싶은 역할에 대해 진부한 질문을 던지자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콕 찍어 하고 싶은 역할이라기보다도 무엇보다 저를 마구 괴롭혀 줄 수 있는 감독을 만나고 싶어요. 독하게 연기할 수 있는 그런 거요.”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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