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자인단오제
  • 정재모
경산자인단오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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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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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정재모] 단오제(端午祭)는 단오굿이라고도 하는 향토신제(鄕土神祭)다. 이의 유래는 각 지방 것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대표적인 게 두 가지다. 첫째, 역법에 의한 명절론이다. 단오의 ‘단端’은 첫 번째를 뜻하고 ‘오午’는 다섯 ‘五’자와 통함으로 단오는 초닷새다. 그러므로 중오(重五)라고도 하는 단오는 곧 5월 5일이 된다. 음양 사상에서 홀수는 양의 수인데 길수(吉數)로 여기는 양의 수가 겹쳤으니, 설날 삼짇날 칠석날 중양절(구궐구일)과 더불어 명절로 친다는 거다.
다른 하나는 어부사로 유명한 굴원(屈原)과 얽혀 있다. 초나라 충신 굴원이 모함을 받아 쫓겨나 방황하다 멱라수에 몸을 던져 죽은 날이 5월 5일이라고 한다. 백성들이 그를 기려 물여울에 밥을 던진 데서 유래한다는 설이다. 단오를 우리말로 ‘수릿날’이라고 하는 것도 홍석모의 동국세시기에서는 ‘수레(車)’라 하고 그날 해먹는 떡이 수레바퀴 같다는 데서 나온 말이라 했다. 김매순의 열양세시기에선 ‘수뢰일(水瀨日)’이라고 풀어 물여울(水瀨)에 얽힌 굴원 유래설을 따르고 있다.

단오를 명절로 삼아 제사지내던 건 농경이 발달한 조선 후기부터 크게 쇠퇴했지만 아직 그 명맥이 면면히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단오제로 흔히들 강릉단오제를 든다. 그러나 전국적으로 경남 창녕의 문호장굿, 경기 안양단오제, 전남 법성포단오제 같은 것도 저마다 전통의 맥을 잇고 있다. 무엇보다 경북의 경산자인단오제는 그 뿌리로 보아 조선 중기에 본격화됐다고 하는 강릉의 것보다 훨씬 이전, 신라시대부터 있었다고 전한다.
자인단오제는 신라말기 도천산에 성을 쌓고 백성을 괴롭히던 왜구를 섬멸한 ‘한장군’을 제사지내 준 것이 시초라 한다. 연원이 1100년이 된다는 거다. 1971년에 중요무형문화재 44호로 지정된 이 축제의 올해 행사는 단오인 오늘부터 일요일까지 나흘간 자인면 일원서 펼쳐진다. 재작년 세월호, 작년 메르스 사태로 연 이태 건너뛰고 3년 만에 열리는지라 기대도 크다. 자인이란 지명은 이 곳 태생 원효대사의 불심을 가리키는 자(慈)와 그 아들 설총의 유교사상(仁)을 상징한단다. 지명이 그러하듯 멀리 신라에까지 맥이 닿아 있다는 자인단오제를 오랜 세월 훌륭한 축제로 가꾸어온 지역민들의 문화역량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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