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열세 살은 어땠나요? 새영화 `열세살 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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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열세 살은 어땠나요? 새영화 `열세살 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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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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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지어 같은 나이, 열세 살.
샛노란 천진난만함과 여린 잎의 위태로운 예민함을 지닌, 나이.
어른이 된 우리들에게는 `그 시절이 있긴 있었던가…’ 아련해지는 그리움의 나이.
이번 주 개봉 영화 `열세살 수아’는
중학교 1학년이 된 소녀 수아가 겪는 사춘기의 방황을 통해
저마다의 가슴 속에 비밀의 상흔을 남겼던 소녀시절의 성장통을 그린다.
그리고 영화는,
인생의 오춘기, 육춘기를 맞고 있는 어른들에게
“당신의 열세 살은 어땠나요?” 하고 조용히 묻는다.
추천비디오 `뽀네뜨’는 엄마의 죽음을 맞은
4살 꼬마 `뽀네뜨’의 눈에 비친 `죽음에 대한 동화’이다.
주인공인 아역 배우 빅뜨와르 띠비솔은 천연덕스런 감정 연기로
1996년 베니스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편집자주-
 
 
   
 
엄마도 가짜 세상도 가짜야
   열세 살 소녀의 푸른 성장통 

 
 `여선생VS여제자’ 아역배우 이세영 열연
  김희정 감독·추상미·김윤아 연기 인상적

 
 
 열세 살. 사춘기를 한창 겪는 나이다. 사춘기 때 어떠했나. 선생님께 연정을 품기도 하고, 이성에 대한 관심도 생기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정체성의 혼란’ 혹은 `혼돈의 시기’ 아닌가.
 다 커서야 `정체성의 혼란’이라는 유식한(?) 표현을 쓰지만 사실 그 나이에야 그저 가족도 필요 없다고 생각할 정도로 온통 세상에 불만일 뿐이다. 친구와 공유하는 비밀 이야기가 가장 소중하고, 친구만이 내 마음을 알아주는 듯하다.
 `열세 살, 수아’(감독 김희정, 제작 수필름ㆍ스폰지)는 제목 그대로 이제 막 열세 살이 된 소녀 수아의 성장기다.
 김희정 감독은 숱한 단편들로 시카고 영화제, 뮌헨 영화제 등에서 수상한 후 이작품이 칸 영화제 신인감독 육성 프로그램인 `레지당스 인 파리’에 선발돼 장편 영화를 처음 만들게 됐다.
 수아는 참 평범한 아이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이제 곧 중학교에 올라가는 시점에 있다. 평범한 소녀를 이세영이라는 특별한 배우가 연기한다. `여선생 vs 여제자’에서 염정아에게 전혀 밀리지 않고 사랑하는 선생님을 쟁취하기 위해 바득바득 대들었던 그 아역배우다.
 덧니가 인상적인 이세영은 일부러 못생겨 보이기 위한 수고를 감내하며 또래 아이의 감성과 고민, 방황을 그렸다. 물론 엄마 역의 추상미, 고물상 아저씨 영표 역의 최명수가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연기로 든든히 뒷받침을 해주지만 영화의 무게중심은 온전히 이세영에게 쏠려 있다.
 엄마를 친엄마가 아니라고 생각하며, 이상형의 누군가를 대신 그 자리에 놓는 수아의 성장통 역시 결국은 성장을 위한 것이다. 의지하고 좋아했던 아버지의 죽음 이후 공허함을 느끼고, 아버지가 돌아가셨음에도 “밥 먹자” 하고 밥상을 내놓는 엄마를 받아들일 수 없었던 수아의 고민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
 “이렇게 큰 아이의 엄마 역을 해본 적이 없어 고민했지만 내가 열세 살 때 딱 그랬던 것 같아 할 수 있었다”는 추상미의 말처럼 누구나 겪는 성장의 과정이 진솔하게 그려져 공감의 폭을 넓힌다.
 자우림의 김윤아는 의미 있는 출연을 한다. 첫 영화인 `그때 그 사람들’보다 분량이 많은 데다 수아의 환상 등 키포인트에서 등장해 존재감을 드러낸다.
 초등학교를 막 졸업한 수아(이세영 분)는 말이 별로 없는 아이다. 엄마(추상미)가 고물상 영표(최명수) 아저씨와 히히덕거리는 게 영 눈에 거슬린다.
 어느 날 모범생 예린이 친구가 되길 청한다. 부잣집 딸인 예린이 집으로 초대해 하룻밤 함께 자면서 둘은 서로의 비밀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예린이는 축구부 골키퍼를 좋아해 밸런타인데이 때 고백하겠다고 하고, 수아는 지금 엄마는 친엄마가 아니며 사실은 가수 윤설영(김윤아)이 친엄마라 말한다.
 예린이와의 우정이 좋기만 한 수아는 예린이 좋아하는 축구부 골키퍼가 사실은 이웃에 사는 대현이었다는 것을 알고 당혹스러워한다. 예린은 수아가 대현을 알고 있자 자신을 속였다며 관계를 딱 끊고 윤설영이 친엄마라고 여기는 정신 나간 애로 소문을 낸다.
 중학교에서 `왕따’를 당하게 된 수아는 초등학교 동창 은지를 만나 위험한 길로 빠져든다.
 딸이 엇나가는 것을 걱정하는 엄마에게 수아는 “한번이라도 내 맘에 들어와 본 적이 있느냐. 물론 엄마는 내 친엄마가 아니니까”라고 소리지르며 집을 나간다.
 수아는 자신이 친엄마로 여기는 윤설영의 콘서트 장으로 향한다.
 까닭 모를 아픔을 겪는 수아의 성장을 바라보는 시선이 따뜻해지는 영화다.
 12세 이상 관람가.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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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비디오  뽀네뜨
  “우리 엄마, 정말 다신 볼 수 없나요?”
 
 
 엄마가 세상을 떠났다.
 4살 꼬마 뽀네뜨(빅뜨와르 띠비솔)는 단지 왼쪽 팔만 조금 다쳤을 뿐인데, 차를 몰던 엄마는 너무 크게 다쳐 도저히 살 수가 없었다.
 뽀네뜨로서는 죽음을, 그리고 엄마를 영영 볼 수 없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도, 받아들일 수도 없다.
 프랑스영화 `뽀네뜨’ (감독 자끄 드와이옹)는 4살짜리 꼬마의 눈에 비친 죽음에 대한 동화이다.
 엄마의 죽음을 애써 거부하는 뽀네뜨의 눈물 어린 연기가 감동적이다.
 전세계 관객들을 감동시킨 이 아역 배우는 네 살임에도 불구하고 감정을 조율할 줄 아는 영민함과 천연덕스러운 연기 덕분에 1996년 베니스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바 있다.
 뽀네뜨의 깜찍한 연기는 관객들의 감동과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했으며, 아이들의 순진한 행동들은 `아이들의 눈으로 사색한 죽음에 대한 성찰’이라는 이 영화의 주제를 충분히 설명해준다. 영화는 어린 소녀의 엄마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을 담아낸다.
 회사일로 출장가는 아빠(자비에르 비우보이스)는 엄마를 잃은 슬픔에 빠진 뽀네뜨를 고모에게 맡기지만, 사촌들과 어울리려 하지 않고 혼자 방안에 쳐박혀 인형과 대화만 나눈다.
 낙담하고 있는 뽀네뜨에게 고모는 엄마도 분명 예수님처럼 살아서 돌아올 거라는 위로의 말을 건넨다.
 그때부터 뽀네뜨는 온갖 방법으로 어머니를 찾으려 애쓴다.
 성당에 가 기도하고 친구에게 들은 망자를 되살린다는 주문 `따리따쿰...’을 외고 하느님의 딸이 되는 시련도 용감하게 견디지만 엄마는 오지 않고 “엄마가 죽은 것은 네가 나쁜 아이기 때문”이라는 친구의 심술궂은 말만 듣는다.
 영화는 성장소설적 해법을 제시하고 소녀 뽀네뜨는 희망을 얻는다.
 무덤가에서 하루를 보낸 뽀네뜨는 엄마 (의 환영)를 만나 가슴속 얘기를 모두 하고 “사람은 죽기 전까지 모든걸 누리고 생기있게 살아야 한다”는 충고를 듣고 내려온다.
 등장인물 대부분은 4~5세 어린이. 성인 배우들의 연기도 거의 없고 영화음악도 자제돼 있다.
 단지 뽀네뜨와 밖의 아역 연기자 그리고 아름다운 자연을 담은 깔끔한 영상만으로 이 영화는 지탱된다.
 때문에 너무 잔잔하다는 것이 가장 큰 단점. 빅토와르 티비솔의 연기만으로 2시간의 러닝타임을 지탱하기에는 너무 벅차다.
 주제의 신선함과 아역 배우들의 놀라운 연기, 그리고 광활한 자연미로 가득찬 영상미에도 불구하고 별사건없이 진행되는 스토리 라인과 어린 꼬마의 마음을 연주하는 듯한 조용한 영화음악은 충격적인 사건과 반전들에 익숙한 관객들에게 지루함을 줄 수도 있을 듯하다.  /남현정기자 n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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