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 정재모] 인류문명의 시원(始原)이라는 불과 관련된 신화는 그 내용과 가짓수가 매우 풍부하다. 그 중에서 가장 먼저 기억되는 건 신의 것을 훔쳤다는 이야기다. 프로메테우스가 제우스의 불을 몰래 인간에게 전해줌으로써 인류가 불을 사용하는 역사가 시작되었다지 않는가. 이 신화가 전하는 메시지, 인류가 하늘의 불을 훔침으로써 비로소 문명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는 이야기의 상징성은 크다. 인간이 다루고 있는 불은 곧 ‘신(神)’이라는 관념의 등식이 성립되는 거다.
그리스 신화의 대장장이 신 헤파이토스가 모든 ‘기술의 신’이란 점이 상징하는 바는 더욱 뚜렷하다. 불은 기술·문화 같은 것과 깊이 결부된다. 달리 말하면 불로써 이루어낸 그 모든 기술과 문명·문화 같은 게 신의 조화라고 할 수 있는 거다. 그러니 인간이 일찍부터 불을 신성시하고 불을 받드는 축제의 의식(儀式)을 행해온 게 아닌가 한다. 그런 점에서 ‘철강한국’의 요람인 포항에서 대대적이고 요란한 불빛축제를 벌이는 건 어쩌면 필연일는지 모른다.
올해로 13회째인 한국의 대표적 여름축제, 예년의 경우를 감안하면 올해도 ‘포항불꽃’을 보려는 수십만 인파가 몰릴 거다. 바야흐로 ‘포항의 계절’을 맞고 있는 거다. 이 많은 포항불빛 관광객을 맞을 올해의 축제 콘텐츠는 어떤 것들이 준비됐을까. 또 얼마나 매끄럽게 운영될 건지 기대가 크다. 포항을 널리 알리는 기회이기도 한 이 축제의 지속적 발전을 위해선 작년보다 나았다는 평가를 들어야 한다. 행사를 주관하는 당국은 물론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지역 이미지를 좋게 만드는 일에 협력하고 실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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