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재
  • 김용언
횡재
  • 김용언
  • 승인 2016.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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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한자 ‘횡(橫)’은 ‘가로’를 뜻한다. 본래는 ‘지키다’ ‘방어하다’는 뜻을 지녔다는 게 옥편에 써있는 설명이다. 문이 열리지 않게 가로지르는 나무가 빗장이다. 텔레비전 사극을 보면 성문을 공격하는 장면이 ‘감초’처럼 나온다. 굳게 닫힌 성문을 돌파하려면 그 빗장을 부러뜨려야 한다. 그러니 방어한다는 뜻이 있다는 설명도 이해할 만하다. 엄마 뱃속의 아기가 팔부터 나오는 경우엔 횡산(橫産)이라고 한단다. 자료를 찾다가 처음 알았다.
알아먹기 어려운 대목도 있다. 어째서 ‘횡(橫)’이 들어간 낱말일수록 고약한 뜻이 많으냐 하는 의문도 생긴다. 횡령(橫領)· 횡사(橫死))· 횡포(橫暴)…. 늘어놓자면 아직도 많다. 그런가 하면 좋은 뜻이 없는 것도 아니다. ‘횡재(橫財)가 그 하나다. 뜻밖에 재물을 손에 넣게 된 것이니 기분 나쁠 이유가 없다. 떨떠름한 금품을 받은 것도 아니니 ‘김영란법’에 걸리는 게 아닌가 싶어 새가슴이 되지 않아도 될 것이고.

농어촌공사가  농업용수를 팔아 벌어들이는 수익이 제법 짭짤하다고 한다. 지난해에만 253억원이다. 올해는 지난 8월까지 187억원을 벌여들였다. 새누리당 이완영 국회의원 (칠곡·성주·고령)이 농업용수의 목적외 사용 제한 기준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농어촌공사가 최근 5년동안 골프장에 판 물값이 31억원이라고 했다. 이걸 횡재라고 해도 되나?
이상하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찜통더위 때문에 가뭄이 극심하지 않았던가. 때문에 댐이든, 저수지든 바닥을 드러낸 곳이 한두 곳이 아니다. 이런데도 31억원어치나 팔아먹을 저수지 물이 있었다니 신기하기까지 하다. 그것도 다른 곳도 아닌 골프장에 팔고  받아낸 돈이다. 이 사실을 알게된 농민들의 기분이 영 찜찜하게 생겼다. 상황이 이쯤되면 으레 등장하는 인물은 봉이 김선달이다. 그는 대동강물을 팔아먹은 사람이다. 가뭄에 저수지물을 골프장에 팔아넘긴 농어촌공사도 그에 못지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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