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친 데 덮쳐
  • 김용언
엎친 데 덮쳐
  • 김용언
  • 승인 2016.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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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요즘 ‘엎친 데 덮친다’는 말을 많이도 듣는다. 불운·불행 따위가 꼬리를 물고 이어질 때 흔히  쓰는 말이다. 유식한 체 하면 설상가상(雪上加霜)이다. ‘고전-고본 춘향전’에 이 말이 나온다. “앗다 이런 때는 고비에 인삼이요 계란에 유골이요 마디에 옹이요 기침에 재채기요 하품에 딸꼭질이요 엎친 데 덮치기요 재친 데 뒤치는 세음이로다.”
요즘이라고 엇비슷한 일이 벌어지지 않을리가 없다. “소낙비는 오지요/소는 뛰지요/ 바작에 풀은 허물어지지요/ 설사는 났지요/ 허리끈은 안 풀어지지요/ 들판에 사람들은 많지요.” 김용택 시인이 쓴 ‘이 바쁜데 웬 설사’다. 중학교 교과서에도 실렸다는 이 시는 시인의 어머니가 논두렁에서 실제로 보고 들려준 얘기를 시인이 나름대로 가다듬은 것이라고 다른 시인이 해설을 곁들여 소개했다. 시어로 쓰인 ‘바작’은 ‘발채’ 또는 ‘바소쿠리’라고도 한다. 짐 싣기 편하도록 지게 위에 얹은 싸리 삼태기다.

요즘 우리네 삶이 이런 상황과 신통하게도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유별나게 뜨겁던 한여름 폭염을 가까스로 벗어나자 각박한 세상사가 파도치듯 들이 닥치고 있다. 사드 (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배치에 따른 진통과 갈등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경주에선 규모 5.8 강진이 일어나 간 떨어지는 줄 안 사람들이 줄을 섰다. 그런데도 여진은 잇따르고 있어 벌써 450차례를 넘나들고 있다. 콜레라 ….
여기에 ‘김영란법’이 서슬 퍼렇다. 적용 대상자가 400만명이라고 한다. 이들이 하나같이 납죽 엎드려버렸다. 그러고 나니 실물경제가 시들시들 맥 못 추는 모습이 날마다 보도되고 있다. 음식점·골프장·꽃집…. 늘어놓자면 줄줄이다. 이제는 골프백은 창고에 처박아놓고 등산과 자전거타기에 눈길을 돌린다는 소리도 들린다. 이 난국을 풀어줄 ‘솔로몬의 지혜’는 누가 지녔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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