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운’ 횡액과 함께 병신년이여 안녕~
  • 김호수국장
‘악운’ 횡액과 함께 병신년이여 안녕~
  • 김호수국장
  • 승인 2016.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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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김호수국장]  ‘覆車之戒’(복차지계). “앞수레의 엎어진 바퀴 자국은 뒷수레에 교훈이 된다”는 의미다. 전한(前漢) 초기 명신(名臣) 가의(賈誼)가 황실 내분 속에 즉위한 약체의 문제(文帝)를 중국 역사상 명황제(名皇帝)의 한 사람으로 만든 통치의 ‘기제’(機制)다.
 참 쉽다. 실패와 실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는 방법이 ‘앞수레가 엎어진 바퀴 자국을 뒤따르지만 않으면’ 되는데 이처럼 쉬운 일이 어디 있겠는가. 두 눈만 부릅뜨면 ‘앞수레의 엎어진 자국‘이 보이지 않을리 없고, 그 자국을 피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 쉽고 평이한 교훈을 따르지 않았다. 앞에 엎어진 수레를 수없이 보면서도 그 자국을 따라가는 어리석음을 수없이 되풀이 한 것이다. 그래서 2016년 병신년(丙申年)을 보내면서 땅을 치고 후회하는지 모른다.
 병신년이 역사 속으로 걸어들어가고 있다. 병신년은 나라와 국민이 형극(荊棘)의 길을 걸은 시련의 한해였다. 특히 대한민국의 기둥임을 자부해온 경북에게는 온갖 실패와 재앙의 연속이었다. 경주 지진과, 성주(星州)로 지목된 ‘사드’ 배치 논란,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 탄핵은 경북의 자존심과 긍지를 일순간에 허물었다. 최순실 게이트에 포스코의 이름이 오르내린 것도 느닷없는 수치다.
 경주 지진은 자연재해이긴 하다. 신라시대부터 경주 일원이 지진에 취약하다는 사실은 역사가 증언해왔다. 지금 이 시간에도 여진(餘震)은 계속되고 있다. 556차례나 된다. 그러나 지진 예고와 대비에 대한 우리의 자세는 신라 그 시대에서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다. ‘관광 경주’의 기반이 송두리째 흔들렸고, 지역 경제 역시 말이 아니다. 우리가 쌓아 올린 경제기적의 신화가 얼마나 허망한가를 말해주는 증거다.

 1950년 6·25 전쟁 당시 ‘낙동강 전투’에서 국군과 유엔군이 승리하지 못했으면 지금의 대한민국은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다. 왜관· 마산 전투와 창녕-영산 전투, 안강-기계 전투, 신녕-보현산 전투, 칠곡-다부동 전투에서 북한군을 궤멸시킴으로써 북한의 남침을 물리쳐 나라를 구했다. 그 낙동강 전선의 한 중심에 ‘성주’가 있음은 말할 것도 없다. 그 호국의 성지(聖地)인 성주에서 ‘사드’ 배치를 둘러싼 갈등이 있었다는 것은 아이러니다. “사드 반대”를 탓하기 앞서 그 지역 주민들의 대(代) 이은 애국심에 호소하지 않은 어리석은 당국의  책임이 작지 않다.
 박 대통령 탄핵을 접하는 마음은 착잡하다. 박 대통령이 탄핵 받을만한 잘못을 저질렀다면 탄핵 받아야 마땅하다. 헌법에 따르면 된다. 그러나 ‘탄핵 촛불’은 ‘민심’으로 미화됐고, “하야”(下野)가 마치 전국민의 뜻처럼 왜곡됐다. 헌법과 법률이 깡그리 무시되는 초헌법적 상황이 벌어졌다. “탄핵”을 입에 올리지 않으면 ‘최순실’과 동일하게 치부하는 집단최면과 광기가 기승을 부렸다. 아직 박 대통령의 혐의가 확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지금이라도 당장 광장의 촛불을 끄고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지켜봐야 한다. ‘촛불’만으로 대통령을 탄핵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그 역시 언젠가 ‘촛불’에 그슬릴 각오를 해야할 것이다. 박 대통령을 배출한 경북 도민으로서는 깊은 회오(悔悟)를 숨길 수 없는 병신년이다.
 적어도 박근혜 정부에서는 포스코가 ‘권력’에 휘둘리는 일은 없을 것으로 믿었다. 이사회에 일임한 CEO 선출은 그 출발로 볼 수 있었다. 권오준 회장이 올 영업이익 1조클럽에 재가입하고, 부채비율을 역대 최저치까지 개선시키는 등 정준양 전 회장 재임시절 방만했던 회사를 정상화시킨 공적도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포스코가 비선실세 개입에 의해 펜싱팀을 창단할 계획을 세우고, 최순실에게 이권을 넘겨주기 위해 광고계열사 포레카를 매각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포스코로서는 부끄러운 일이다. 권력의 외압이 있었겠지만 “앞수레의 엎어진 바퀴 자국은 뒷수레에 교훈이 된다”는 쉬운 깨달음을 망각한 데 따른 수모다.
 2017년 새해는 정유년 닭의 해다. 1945년 정유년은 조국광복의 해다. 닭의 울음이 광복을 연 것이다. 2017년 정유년 닭의 울음이 조국의 통일을 열고 경북의 영광을 재현하는 우렁찬 벽력(霹靂)이 되기를 소망해 본다. 독자 여러분의 건강과 안녕, 그리고 행복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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