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 바뀌어도 동서양 인류 모두가 사랑하는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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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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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영의 클래식 이야기
▲ 김일영 포항유스필하모닉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

[경북도민일보] 지난편에 이어 클래식 음악의 역사에 대해 알아보자.
클래식은 그리스의 교양 음악, 로마의 향락 음악으로 시작했다.
음악의 역사는 고대문명에서부터 시작된다.
시대별로 이야기 한다면 고대문명에서 중세음악, 르네상스음악, 바로크 고전음악, 낭만음악, 근대음악에 이르기까지 음악의 역사는 다양하게 발전됐다.
고대 이집트 투탄카멘 무덤에서 기원전 약3300년 전의 은제 트럼펫이 발굴될 만큼 옛날에도 악기 연주가 발달됐음을 알 수 있다.
music(음악), Orchestra(오케스트라), Coros(합창) 등의 음악용어가 고대 그리스에서 만들어졌다.
또 음악을 아는 사람을 ‘교양 있는 사람’, ‘우수한 사람’, ‘특출한 재능을 지닌 사람’이라고 표현했고, 음악의 소양이 부족한 사람에 대해서는 ‘교양 없는 무지한’으로 취급했다.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은 “음악은 체육보다 우위에 있어야 한다. 영혼이 육체를 만들어야지 육체가 영혼을 지배해서는 안된다”고 말할 정도로 음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렇듯 음악의 도덕적 가치를 중요시 했던 그리스와 달리 고대 로마인들은 주로 실용과 쾌락 향락의 수단으로만 이용했다.
당시 로마는 정복지역에서 들여온 퇴폐적인 에로틱한 노래와 춤으로 넘쳐났다.
음악이 향락의 부수 물로 전락하는 분위기에서, 황제 카이사르도 항상 식탁 옆 악단을 배치해 음악을 울리게 했다.
이것이 전승, 계승돼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파티장 음악의 기원이 됐다.
5대 황제 네로 역시 음악애호가였지만, 로마 시가지에 불을 지르고 시를 짓고 노래 불렀다고 하니, 교양을 위한 음악의 도덕적 가치는 땅에 떨어진 것이었다.
4세기경 로마문명이 몰락하기 시작할 무렵, 기독교인들은 로마의 폭정에 피해 지하 공동묘지, 카타콤베에 숨어 살면서 기독교의 명맥을 지켜나가면서, 나름의 기독교 음악을 조금씩 발전시켜 나갔다.
로마제국 멸망이후 기독교가 서구 세계의 중심이 되면서, 기독교 음악은 서구 클래식 음악의 새로운 뿌리를 내렸다.
중세 암흑의 1000년 동안, 남자 목소리로만 음악을 들었다.
로마의 음악은 타락과 향락을 위한 도구였다면, 중세 음악은 기독교 음악을 중심으로 신을 향한 거룩한 찬양이었다.
중세라 함은 5~15세기 동로마제국이 멸망하기까지의 약 천년의 기간을 말한다.

중세 기독교인들은 이전 로마제국에서 향응, 퇴폐 생활의 중심에 있었던 악기를 악마의 도구라고 매도하고 혐오했다.
그래서 오직 사람의 소리(남자의 소리)만이 신의 세계에 도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특히 로마 원형경기장(콜로세움)에서 기독교인들을 맹수의 밥이 되게 하는 사형집행에 이용되었던 관악기(트럼펫과 같은 나팔)는 가장 혐오스러운 악기로 취급됐다.
이리하여 악기 연주는 중세 천년 동안 금기시 돼 발전하지 못했다.
그래서 중세 음악은 기독교 의식에 사용됐던 ‘그레고리안’ 성가 중심으로 발전했고, 12~13세기에 들어서 기사 계급의 (오늘날 뮤지컬과 같은) ‘방랑 음유시인’들이 기사들의 연애담, 십자군의 무용담을 시와 노래로 성주나 귀족들을 위해 공연했다.
클래식 악기 음악의 시작은 동서양의 문화충돌 때문이었다.
중세 교회 음악에서는 악기 음악을 사악한 것으로 여겼지만, 11세기 십자군 전쟁의 발발로 기독교와 이슬람 세력이 충돌해 악기 음악의 물꼬가 트였다.
경건하기만 교회 음악만 들었던 유럽인들은 이슬람 군대의 박력 있고 화려한 음악에 문화충격(culture shock)을 받았다.
특히 이슬람의 악기는 큰소리와 음을 지속시킬 수 있는 메커니즘이 매력적이었고, 이 여파로 유럽에 등장한 것이 쇼옴이라는 더블 리드 관악기인데 오늘날의 오보에, 바순의 원조가 되는 악기이다.
바이올린과 같은 마찰 현악기를 발명한 것은 아시아 민족이었는데, 이러한 현악기가 유럽에 전파된 것은 13세기 몽골 징기스칸의 서양정벌 때문이었다.
당시 몽고군의 주 무기였던 활이 비전투 때에는 악기가 됐다.
지금도 모든 현악기 활은 말총으로 만들고 몽고지방에서 자란 말의 총이 최고의 품질로 알려져 있다.
르네상스는 클래식 음악을 대중화시켰다.
르네상스는 14~16세기 중세 기독교체제가 흔들리는 시기에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유럽에서 일어난 일대 혁신운동이었다.
‘르네상스’란 개인의 해방과 새로운 자연의 발견을 토대로 신이 아닌 인간 중심의 문화를 추구하는 문예부흥 운동이었다.
독일의 구텐베르크가 금속인쇄기를 발명하고 인쇄기술이 대중화가 된 16세기에 이르러 비로소 악보의 인쇄가 가능해져, 사회 모든 계층에게 음악은 생활의 일부로 즐길 정도로 보편화됐다.
또 한편으로는, 지배계층에게 음악은 학문과 더불어 권력과 부를 상징하는 것으로 발전했다.
종합하자면, 도덕적 교양을 위한 음악을 추구하던 그리스인과 향응의 도구로 이용한 로마인의 음악에 대한 가치는 판이하게 달랐다.
또한 남자의 노래만 음악으로 치부하던 중세 유럽기독교인들이 이슬람 군대의 관악기 연주와 몽고군의 현악기 연주를 듣고 느꼈던 문화충격은 그대로 서양 악기 음악의 씨앗이 됐다.
그러므로 클래식 음악은 동서양의 종교, 인종, 문화가 다함께 융합되어 시대가 바뀌어도 인류 모두가 변함없이 사랑하는 예술로 발전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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