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사회주의적’인 교육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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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사회주의적’인 교육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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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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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난한 학생들에게 피해 주는 평준화 교육-    
 
이홍식 / 대외경제정책연구원 FTA연구팀장 
    
 
 정부는 입시 과열을 막고 교육 기회 평등을 달성한다는 목적으로 1969년부터 중학교에서, 1974년부터 고등학교에서 평준화 정책을 실시했다.
 그에 따라 공립과 사립을 막론하고 거주 지역에 따라 학생들을 무시험 추첨 배정했고, 모든 중고등 학교 교육 여건을 같게 만들기 위해 교원 인사, 재정, 교과 과정 등을 통제했다.
 이렇게 하면 과외가 줄고, 가난한 학생들도 부유한 학생들과 동등한 교육을 받는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과외는 해소되지 않고 더 심해졌다. 또 가난한 학생이 일류 대학에 진학하는 비중이 더 줄었다는 보고에서 보듯 평준화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유리한 결과로 나타나지 않았다.
 평준화 정책은 과외를 더욱 조장하고 가난한 학생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한다.
 평준화 제도 아래서는 학생들이 다닐 학교를 자기들 뜻대로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주거 지역에 따라 강제로 무작위 배정한다. 추첨 배정은 학부모와 학생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것이므로, 이것만으로도 개인 자유에 대한 중대한 침해이만, 그 결과도 소비자 불만이라는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
 추첨 배정을 하면 학업 능력 면에서 이질적 학생들이 한 학교에 들어간다.
 교육 소비자들이 선택권을 행사했을 때 학업 능력 면에서 비슷한 학생들이 같은 학교에 모이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질적 학생들을 대상으로 가르칠 때 교사들은 학생의 학습 능력 면에서 중간 수준 학생들에게 맞춰 가르칠 것이다. 이러한 체제 아래서는 많은 학생들은 학교 교육에 불만족하게 된다. 설사 교육 소비자들이 학교를 선택할 수 있다 하더라도 정부가 모든 학교를 획일적으로 규제해버리면 선택의 효과는 사라진다. 
 정부는 교육 서비스 제공에서 이렇게 해 왔다. 그러다 보니 교육 산업이 가장 사회주의적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게 된다.
 공교육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소비자를 만족시키지 못하면 소비자들은 다른 길을 모색한다.
 학원이나 개인 과외 등 사교육 혹은 과외가 그 대안이다. 과외에서는 학업 능력과 취미, 적성의 면에서 동질적 수준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이 이루어진다.
 과외가 자기 수준과 차이가 있다 해도 다른 과외를 찾아 나갈수 있기 때문에, 과외에는 비슷한 수준의 학생이 모이게 되어 있다. 비슷한 수준의 학생들을 모아 교육하면 교육의 만족도가 증가한다.
  공교육에서도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다면 교육 만족도가 증가할 것이다.
 국내 교육 서비스가 마음에 들지 않아 해외로 나가기도 한다. 과외나 해외 조기 유학을 비난하지만, 학교를 선택할 수 없어 교육 소비자가 만족하지 못하고 공교육이 부실하게 될 때, 이 대안을 택할 수밖에 없다. 비난받아야 하는 것은 교육 소비자 의사를 무시하고 부실한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평준화 정책이지 과외나 조기 해외 유학이 아니다.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는 학생들이 거의 없고, 조기 유학을 위한 해외 탈출 숫자도 계속 늘고 있다. 그 결과 과외와 조기 해외 유학에 사용되는 돈도 엄청나게 많다. 평준화 정책은 폐지되어야 한다.
 교육 소비자들이 자기 뜻대로 학교를 선택할 수 없을 때, 교육 소비자들이 서비스 질을 비교하여 더 나은 학교로 가는 길이 막혀 있을 때, 교육 서비스를 공급하는 사람들은 이익을 보기도 하지만 학부모와 학생들과 큰 피해를 입는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사회 전체의 비효율을 초래하여,교육의 소비자, 공급자 할 것 없이 모두 피해자가 됨을 명심해야 한다.
 공교육의 부실로 부잣집 자녀들이건 가난한 집 자녀들이건 다 피해를 입는다. 그러나 부잣집보다 가난한 집이 입는 피해가 크다. 가난한 집은 탈출의 길이 제한되어 있다. 가난한 사람들은 공교육 서비스에만 의존한다. 부유한 사람들은 사교육의 길이 열려 있다. 해외 조기 유학의 길도 열려 있다. 평준화 제도로 공교육이 부실화되면 탈출의 길이 제한된 가난한 사람들이 더 큰 피해를 입는다.
 가난한 사람들의 대변자처럼 행동하는 정치세력과 가난한 학생들에게 애정을 보이는 것처럼 행동하는 전교조가 왜 가난한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히는 평준화를 계속 고수하는지 궁금하다. 그들의 무지 때문인지 아니면 이기적 동기 때문인지 알기가 힘들다. (www.cf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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