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 대선은 한국정치 새로운 시험대
  • 모용복기자
5·9 대선은 한국정치 새로운 시험대
  • 모용복기자
  • 승인 2017.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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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모용복기자]  지난해부터 우리 국민은 지금까지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일들을 참 많이 겪었다.
 사상초유의 국정농단사태, 대통형 탄핵, 보수당 분당(分黨), 대통령 영장심사…
 이러한 일련의 충격파를 흡수한 때문인지 한국정치에도 서서히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5·9 대선이 역대 선거와는 완전히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총·대선을 막론하고 선거철만 되면 대한민국은 두동강 났다.
 영남과 호남으로 갈라져 보수당 후보가 호남에, 진보당 후보가 영남에 깃발을 꽂는 것은 일반인이 에베레스트 정상에 깃발을 꽂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처럼 여겨졌다.
 출사표를 던진 후보의 자질검증은 둘째문제였다.
 특정지역에 특정 당 후보가 공천을 받으면 사실상 당선은 ‘따논 당상’이나 진배 없었다.
 실제로 지난 18대 대선에서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자신의 텃밭인 대구·경북과 호남지역에서 몰표를 받았다. 박 후보는 80.5%를, 문 후보는 89%를 득표했으니 자유민주주의 국가 선거에선 보기 힘든 결과다.
 현재 우리 정치가 안고 있는 심각한 병폐(病弊)의 근본원인이 여기서부터 비롯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 지표를 보면 지역대결 구도가 무너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전통적인 대결양상인 진영간 대결도 사실상 사라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보수층이 와해되면서 이번 대선은 대구·경북과 호남을 대표하는 주자가 없는 가운데 진보적 성향이 강한 20~40대와 보수성향의 50대 이상이 전략적 선택을 함으로써 진보성향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중도성향의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간 양자대결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비록 불행한 헌정사로 인해 인위적으로 재편된 정치지형이긴 하지만 해묵은 구태(舊態)를 탈피하고 새로운 정치질서를 창출하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기 위해선 그만큼 아픔이 뒤따라야 한다.
 지금껏 대구·경북은 ‘보수의 심장‘이라 일컬을 만큼 우리나라 정치 중심축으로서 선거를 좌지우지해 왔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역대 어느 대선에서 지금과 같은 지지율을 가진 후보를 가진 적이 있었던가.
 권영진 대구시장이 그저께 “이번 대선에서 TK가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한 것은 사실은 그 말한 의도와는 다르게 그만큼 TK가 이번 대선에서 아웃사이더로 밀려난 것임을 방증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그것은 지난 18대 대선에서 TK가 고민없이 후보를 선택한 데 대해 치러야 하는 값비싼 대가이기도 하다.
 이 아픔을 교훈 삼아 지역감정이나 이념대결에 기댄 정치풍토가 더이상 TK, 나아가 이 땅에서 발 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지금까지 모든 선거에서 모든 후보들이 “지역감정 추방”을 외쳐댔지만 그 어떤 선거에서도 지역구도가 등장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지역감정은 모든 정치이슈를 삼켜버리는 블랙홀처럼 우리사회 전반에 깊숙히 뿌리박힌 병폐 중의 병폐였다.
 그런 점에서 지역구도가 무너졌다는 것은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번 대선이 지역과 이념을 넘어 세대를 초월해 사람 중심의 선거로 거듭나는 일대 변곡점이 되느냐 마느냐는 오로지 유권자들의 손에 달려 있음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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