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 길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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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길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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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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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포 포항명성교회 담임목사

[경북도민일보]  인간은 언제나 길 위에 있다. 길 위에 있으면서 길을 모르면 방랑자이고 길을 알면 여행자이다. 세상에 길은 많다. 그러나 길은 쉽게 보이지 않는다. 그 속에서 인간은 선택이라는 갈증과 목마름을 경험 한다.
 “인간은 길 위에 던져진 존재”라고 철학자 하이데거는 말했다. 그래서 역사는 밤에 이루어지고 인간의 사상은 길 위에서 형성되는지도 모른다.
 독일의 시인이자 철학자인 프리드리히 니이체는 여행자를 5단계로 나누었다.
 1단계는 여행은 했지만 아무것도 보지 못한 자로 등급이 낮은 단계다. 2단계는 세상에 나가서도 자신만 들여다 본다. 이런 사람은 우물 안의 개구리처럼 폐쇄적이고 자기밖에 모른다.
 3단계로 세상을 관찰하여 무엇인가를 느끼고 체험하는 사람이다. 4단계는 느끼고 체험 한 것을 자기 속에 지니고 와서 지속적으로 자신의 생활속에서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즉 내면에서 깨달음이 일어나는 단계이다. 5단계는 관찰한 것을 체험하고 그것을 이해하고 집에 오자마자 다른 사람과 나누기 위해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이다.
 그러므로 길 위에서 여행이란 자신이 떠나는 것이기는 하지만 그 여행의 결과가 자신만의 것이 아니라 이웃과 나누고 공유할 때 길 위에서의 여행은 더 풍성해진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의 수식어를 가지고 있다. 전쟁의 공포, 분노와 우울증, 왕따와 폭력, 자살률, 고독과 불안, 학대, 무관심 등 오늘날 우리 사회의 얼룩진 초상이다. 이러한 병리 현상은 ‘자아 빈곤과 존재 분열’의 시대, ‘의미의 부재와 소통의 부재’ 그리고 인간과 삶의 가치가 깨어져 나가는 ‘무관심과 무감각’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평소 잘난 척하기를 좋아하던 닭이 한마리 있었다. 이 닭은 “내가 세상에서 제일 힘이 세다”라고 외치고 다녔고, 그러자 다른 닭 한마리가 그 닭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하지만 다른 닭은 그 닭의 힘에 밀려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물러나 버렸고 이에 한층 의기양양해진 닭은 지붕의 옥상 위로 올라가서 기분 좋게 꼬꼬댁하며 외쳤을 때 그 모습을 독수리 한마리가 보고 재빨리 낚아채 갔다.

 힘이 있으면 겸손해야 한다. 힘이 있다고 자만하면 힘센 닭처럼 독수리의 먹이감이 된다.
 우리는 왜 현실에 만족하지 않고 더 큰 힘을 꿈꾸는가?
 사람은 주어진 현재를 만족하거나 존중하지 않고 더 나은 삶을 꿈꾸다가 넘어지는 것을 종종 본다. 힘을 과시하다가 그 교만한  힘 때문에 넘어진다.
 어느 욕심쟁이 농부가 있었다. 그 농부는 열심히 일을 했다. 그럼에도 수확량이 이웃집의 한 농부영감에 비해서 턱없이 부족했던 터라 그 농부에 대해서 매우 샘을 냈다. 그래서 도둑질을 하기로 결심하고 이웃집 농부의 창고를 몽땅 털었다. 하지만 그래도 만족하지 못한 욕심쟁이는 다른 농부들의 곡식도 훔치기로 결심하자 이를 본 제우스는 보다못해 욕심쟁이를 개미로 만들었다. 그 뒤 욕심쟁이는 자기가 개미가 되었다는 것을 알았음에도 잘못을 뉘우치기는커녕 계속해서 도둑질을 했다. 이 때문에 개미들이 지금도 쉬지 않고 곡식을 옮긴다고 한다.
 행복이란 상황이 달라진다고 오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 상황은 달라진 것이 없지만 세상을 보는 태도와 자세가 달라지면 행복은 얼마든지 느낄 수 있다. 우리는 길 위에서 세상을 보고 사물을 보는 방식을 배워야한다.
 길 위를 걸어가는 사람은 작은 바람에도 행복하다. 시원한 그늘을 만나도 행복하다. 스쳐지나가는 웃음에도 행복해 한다. 행복이란 다름 아닌 자신을 개방하는 것이다. 길 위에서 길을 잃어버려도 행복하다. 또 다른 길이 또 다른 만남과 의미를 주기 때문이다. 그런 것 같다. 행복이란 다른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데 있다.
 우리는 우리의 삶에 길들여져서가 아니라 사랑에 길들여져서 삶을 사랑한다. 우리는 길 위에 던져진 존재다. 그러나 길 위에서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면 그 희망은 어쩌면 우리를 지켜주는 또 하나의 길이 아닐까?
 행복이란 ‘마음먹기’ 에 달린 것 같다. 나만 행복하면 결국 불행해진다. 그렇다. 길 위에서는 나만 행복해서는 안 되고 ‘우리 모두’가 행복해야 하는 것이다. 
 세상에는 잘못된 길은 존재 하지 않는다. 다만 잘못된 인간의 마음이 존재 할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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